청약한도내 30% 안전투자 바람직

욕심은 금물 … 취급 건수 많은 중소형 증권사에 계좌 개설 유리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고모씨(55)는 회사를 관두고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어디에 굴릴까 고민하던 중 공모주 투자가 인기라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지난달부터 공모주 청약에 과감하게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시중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패인이 뭘까.우선 고씨는 청약한도까지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선 1천만원 이상의 주식잔고를 보유해야 한다는 증권사 영업직원의 말만 듣고 지난 2월부터 경험도 없는 주식투자에 나서 원금의 10%나 까먹었다. 게다가 고씨가 계좌를 개설한 S증권은 주식인수 업무에 별 관심이 없었다. 지난 5월까지 주간사를 맡은 회수가 1건에 불과했다. 따라서 공모대행 증권사 물량으로 만족해야 했다. 심지어는 1인당 청약수량이 전체 배정물량과 같은 경우도 있었다. 건당 1천여만원을 들여도 실제 손에 들어오는 공모주는 10주 안팎이었다.한화증권의 IB영업1팀의 류태경 과장은 공모주 투자에 욕심을 부리며 섣불리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류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모주 투자와 주식투자를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었으나 실제로 1백% 청약한도까지 신청하는 투자자는 극소수라며 아직까지 베테랑 공모주 투자자는 30%의 청약한도내 안전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최근에는 본인 한 계좌만으로는 배정수량이 적기 때문에 이웃주민과 가족의 명의를 빌려 여러 증권사에서 한꺼번에 청약을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심지어 H증권이 공모했던 H사의 공모주 청약에 이웃명의로 참여한 이모씨(45)는 당사자도 함께 다른 증권사 청약에 참가해 이중청약으로 청약 취소가 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주식을 많이 배정받기 위한 편법적인 공모주 투자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얘기다.주식을 계좌에 이미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주식이체를 통한 공모주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유한 주식잔고가 적지 않고 다른 증권사에 계좌만 있다면 청약한도까지 청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주식이체에 꼬박 하루가 소요돼 해당 증권사 청약자격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주식이체를 하려면 영업점에 가서 직접 신청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여기에 공모주의 청약일 환불일 등 일정과 각 증권사의 청약자격을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공모주 일정 및 청약자격은 한국증권금융 사이트(www.ksfc.co.kr) 및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www.dart.fss.or.kr)을 둘러보면 된다. 또 각종 경제신문의 공고를 통해 발표되는 수요예측 및 청약공고는 확정된 공모주 일정을 알려준다는 차원에서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힘에 겨운 일반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전략은 역시 청약기회가 많은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 청약주간사 업무를 많이 하는 증권사에 계좌를 터놓고 맘 편하게 기회가 올 때마다 청약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등록 주간사 실적이 가장 좋은 증권사는 대우증권으로 21건의 주간사 업무를 했다.그뒤로 현대(19) 동양(12) 동원(12) 삼성(12) 등이 인수업무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중소형사가 약진하는 모습이다. 올해 6월까지 잡힌 청약일정을 감안할 경우 대신증권이 7건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동양 6건, 한빛 5건, 동원 현대 등이 3건의 공모주 청약을 예정하고 있다. 삼성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6개월간 시행한 공모주 청약이 1건에 불과했다. 여기에 대우 동양 등 증권사들이 주식인수업무가 5개월 동안 정지되는 것을 포함, 대형증권사 대부분이 작년 및 재작년 공모기업에 대한 부실추정으로 한달 이상의 업무정지를 받았다. 중소형사 약진-대형사 후퇴의 기조가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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