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 국산 농산물 사용 ‘토종 김치’ 세계로 수출

농협김치는 전국 각 고장의 특색을 담은 김치를 담아 판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지난 96년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 독점공급, 98년 프랑스 월드컵 공식식품, 주한 미군과 일본 자위대 김치 공급, 에어프랑스 기내식으로 김치 공급’.농협김치가 경쟁사와 비교해 내놓을 수 있는 자랑거리는 이처럼 해외진출의 성과 뿐만은 아니다. 전국 12개 단위조합에서 각 고장의 특색을 담은 김치를 담아 판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농협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경기도 젓갈의 담백한 맛을 담은 청산김치,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오대산고랭지, 남한강 유역의 싱싱한 채소와 초정약수로 담근 남한강김치, 남해바다 젓갈로 맛을 낸 진해김치 등 듣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는 김치들을 생산한다.이처럼 생산지의 다양화, 1백% 순수 국산 농산물 사용,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농협은 지난해 5백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96년 매출과 비교해 64% 성장한 것이고 수출은 지난해 8백만달러를 기록해 96년보다 1백% 늘었다. 농협의 올해 목표는 6백50억원의 매출과 1천만달러 수출이다.농협은 지난 91년부터 김치생산을 시작했다. 당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자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김치를 개발했다. 김치는 여러 가지 농산물이 혼합돼 생산되는 일종의 ‘완성품’이기 때문에 김치 개발은 곧 농가소득과도 연결됐다.산나물 등 특색있는 김치 개발순수 국내 농산물만을 재료로 생산하기 시작한 농협김치는 90년대 중반 들어 생산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96년 처음으로 4백만달러의 김치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1천만달러의 수출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또 농산물이 풍작일 때나 흉작일 때 농가로부터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안정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농협은 김치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품질과 맛을 국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협산하 식품연구소는 김치팀을 별도로 운영, 김치의 저장성 연장과 품질 그리고 맛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산나물을 이용한 특색 있는 김치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김치도 개발하고 있다.농협이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해온 것은 94년 김치종주국을 선언하면서부터. 이후 96년 애틀란타 올림픽과 지난해 호주 시드니 올림픽 선수촌에 김치를 공급했다. 또 지난해 일본 자위대의 위생검사에 통과해 일본군대에도 농협김치가 보급되고 있다.수출계획을 살펴보면 일본지역은 농협김치의 인터넷 판매 사이트(www.koreafood.co.jp)와 일본의 대형 통신판매 업체와 제휴해 공급할 계획이다. 또 TV 홈쇼핑 판매 확대를 위해 아사히TV와 도쿄TV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일본 우체국 통신판매를 통해 김치를 보급하는 등 판매채널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또 일본 전농(전국농협조합) 및 생협(생활협동조합)과 협력해 일본 내 한국김치 판매를 담당할 직영점을 설치하고 김치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도쿄에만 국한된 공급망이 오사카 홋카이도 등 일본 전지역으로 확대된다. 김치 홍보를 위해 오사카와 히로시마에서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엔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도쿄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대형 옥외광고판을 설치해 한국산 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미국시장 진출도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98년 항공기로 처음 수출의 길을 열었던 미국진출은 지난해부터 물량이 많아져 해상운송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대미 수출실적은 1백54만달러. 미국시장은 주로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펴나갈 계획이며 점차 미국인의 입맛에도 맞는 김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두 차례 농협김치의 판촉활동에 나서며 시식회 등을 통해 미국시장에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홍콩과 대만 진출을 위해 이벤트도 벌일 예정이다.농협은 지난해 상반기 수출실적 면에서 두산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떨어졌다. 이유는 머리카락과 배추벌레가 들어간 김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0만달러의 수출이 감소됐다. 농협은 김치공장의 위생관리와 생산라인의 노후화로 이같은 클레임이 발생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은 이같은 위기상황을 초래한 원인을 솔직히 인정하고 생산시설을 교체하는 등 추가 투자에 나섰다.식품연구소를 중심으로 발효억제 미생물 활용기술과 유통개선으로 보존성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신선도와 적절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포장기술도 개발중이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는 적극적인 전략을 편 결과 지난 4월까지 수출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가 늘어 2백53만달러를 기록했다.한국김치가 올 7월 국제 Codex 규격으로 인증받을 경우 농협은 김치의 해외진출이 좀 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이 김치의 원조국임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으로 일본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예컨대, 농협김치는 일본의 ‘기무치’와 차별화된 발효제품임을 강조,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또 김치의 국제규격이 정해져 수입국에 합리적인 김치기준을 제공해 교역상의 비관세무역장벽 해소가 가능하고 김치관련 무역분쟁이 발생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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