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서민 문턱낮춘 서비스로 인기몰이

리볼빙 카드·가란트펀드, 고객 편의·수익성 ‘경쟁우위’ 과시 … 시장 확대전략 가속화

씨티은행은 소매금융의 약진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금융부를 설립, 미들마켓 공략에도 나섰다.신용카드 회원 40만명, 해외뮤추얼펀드 판매실적 국내 1위, 수익증권 판매실적 국내 은행 중 3위, 분리과세형 펀드상품 판매고 국내 1위 등 소매금융분야에서 씨티은행은 단시일내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전국에 5백~6백여개가 넘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 12개 지점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 더욱 돋보인다. 이런 소매금융의 약진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씨티은행은 중소기업금융부를 설립, 미들마켓 공략에도 나섰다.아직 실적은 미미하지만 일을 벌였다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씨티은행의 저력 때문에 벌써부터 국내 금융기관들은 긴장상태다.결제금액 연장 가능 ‘리볼빙 서비스’ 선풍지난 99년 씨티은행 카드사업부는 ‘리볼빙 카드’라는 생소한 상품을 내놓았다. 회전한다(Revolving)는 뜻의 리볼빙 카드는 결제금액의 5%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결제금액을 넘길 수 있는 카드. 물론 다음 달로 넘긴 금액에 대한 연체이자는 연간 19.5%가 붙는다. 그러나 고객들이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과 결제를 못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을 줄였기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신용카드시장이 대폭 커지면서 씨티은행은 카드회원 40만명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올해 씨티은행의 신용카드사업부는 회원을 40만명에서 1백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시장규모가 날로 커져가는 것이 주된 이유지만 씨티은행에서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씨티은행 카드의 경쟁력은 리볼빙 서비스뿐 아니라 쇼핑보장 프로그램 리워드(Reward) 포인트, 그리고 전화카드 등 다양하고 독특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특히 쇼핑 보장 프로그램은 고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씨트은행 카드(골드회원과 플래티넘 회원)로 물건을 구입할 경우 제품의 AS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받을 수 있다.또 세일기간을 놓쳐 비싸게 물건을 구입한 경우 차액을 환불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씨티은행 카드로 백화점에서 핸드백을 10만원 주고 구입했는데 며칠 뒤 8만원으로 할인돼 매장에 나왔다면 차액인 2만원을 돌려준다. 씨티은행은 외국계 보험사와 연계해 차액환불 서비스를 고안했다. 기업이나 일반 소매점 그리고 카드 가맹점 등 다양한 곳과 연계해 1백만명 회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소매금융의 또 다른 축은 투자서비스 분야다. 이곳에서는 국내 수익증권과 해외뮤추얼펀드 등에서 연평균 1조원 정도의 판매고를 유지한다. 해외 뮤츄얼펀드 판매는 해마다 6백억원 정도였으나 최근 단숨에 2천억원의 고객 자금을 유치해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씨티은행 카드의 경쟁력은 리볼빙뿐 아니라 쇼핑보장 프로그램 등 독특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지난 5월말 마감된 씨티가란트펀드는 무려 1천9백60억원어치 팔았다. 연간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뮤추얼펀드가 총 1천3백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 은행이 전 금융기관에서 판매한 금액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씨티가란트는 원금 지급을 보장(Guarantee)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씨티가란트는 고객 자산중 85%는 3년 만기 채권에 투자하고 15%를 주식인수권(워런트)에 투자하는 것이 룰이다. 씨티가란트가 원금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3년 뒤 1백%로 돌아오는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익은 나머지 15%를 주식인수권에 투자하는 것에서 찾는다. 주식인수권 투자란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 기업의 주식을 묶어 그 패키지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매입하는 것이다.지난 5월 마감된 씨티가란트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24개의 유명한 생명공학회사 주식을 묶어 주식인수권에 투자했다. 고객들이 앞을 다퉈 씨티은행에 돈을 맡긴 이유는 원금 보장의 안정성과 생명공학주에 투자했다는 성장성을 갖췄다는 점에서다.씨티은행의 성공적인 자금유치가 알려지자 국민은행 한빛은행과 삼성투신 한국투신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원금+α’ 상품을 내놓았다. 송훈 씨티은행 투자서비스 차장은 “가란트 상품의 성공으로 올 10월 두 번째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생명공학주 금융주 기술주 중에서 하나를 택해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씨티가란트 때문에 씨티은행에서 운영하는 펀드들이 일약 유명세를 탔지만 사실 소리없이 고객의 자금을 대거 유치한 펀드들이 많다. 채권형 펀드 중 분리과세형은 지난해 4천억원을 판매, 단숨에 시장점유율 67%를 올려 1위에 올랐다.지난해 국내 수익증권 판매 실적은 1조원, 해외뮤추얼펀드 판매 2천6백억원을 합하면 1조2천6백억원이다. 이는 주택은행(5조원)과 국민은행(1조6천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해외 뮤추얼 펀드는 씨티가란트펀드의 실적에 힘입어 2천6백억원을 판매, 해외뮤추얼펀드 판매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75%에 이른다. 올 7월엔 메릴린치의 45개의 펀드를, 8월엔 슈로더증권사의 31개의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상승세를 탈 때 가속도를 붙이자는 전략에서 씨티은행은 올해 1백30개의 해외뮤추얼펀드를 판매할 방침이다.카드사업과 펀드판매 분야에서 씨티의 성공비결은 고객 관리에 힘을 많이 쏟기 때문이다. 고객의 여유자금 규모에 맞게 투자상품을 선정해주고 운용사의 투자성향과 실적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해 고객 스스로 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고객의 불만 전담 직원을 두고 고객의 요구에 세심하게 대응한다. 이처럼 꼼꼼하게 고객들을 관리한 결과 한번 씨티은행 고객이 되면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한다.중소기업금융부 발족 … 틈새 공략 박차소매금융분야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씨티은행은 지난해 4월 중소기업금융부를 발족했다.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에 국한됐던 금융파트를 중소기업 지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설립된 지 1년 남짓 됐기 때문에 아직 내보일만한 실적은 없다.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틈새 시장을 찾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이유다. 이에 씨티은행은 부산 등 지방도시와 분당 등 서울외곽지역 지점을 거점으로 중소기업내 회계 자금담당 임원 등 경영진과 접촉하면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이렇게 현장에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금융 대출 외국환서비스 등 중소기업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개발, 미들마켓을 공략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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