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 2000 사업권 획득·TTL 등서 확인한 마케팅 ‘시너지’ … 2005년 20조원대 매출 자신
‘2005년 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5조원, 시가총액 1백조원의 세계일류 종합통신회사.’ SK텔레콤 중장기 전략 ‘비전2010’의 핵심내용이다.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텔레콤은 그에 걸맞는 새로운 비전 수립에 나섰다. 95년 국내 최고 이동통신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수립된 ‘MOVE21’은 이제 세계 일류의 종합통신회사를 지향하는 ‘비전2010’으로 새롭게 바뀐 것이다.SK텔레콤의 ‘비전2010’은 한마디로 자신감의 표현이다. 지난해 말 IMT 2000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차세대 무선통신 시장까지 거머쥘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명실공히 국내 최대 무선통신 사업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출발도 순조롭다. 올 1분기 동안 1조4천2백20억원 매출에 세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4% 증가한 4천억원을 올렸다.2005년 매출 20조원의 자신감은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부채비율 50%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 폭넓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익, 그리고 IMT 2000 사업권 획득에 따른 글로벌 통신 서비스 등이다.우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자. SK텔레콤은 부채비율이 50%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9천5백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른 영업현금 흐름이 2조4천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권고한 부채비율 2백%까지 자본을 차입할 경우 SK텔레콤이 조달 가능한 총 자금규모는 5조원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때문에 SK텔레콤은 IMT 2000 사업에 소요되는 정부출연금(1조3천억원)에 대한 부담도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TTL·n.TOP 마케팅 성공 … 가입자수 국내 최대SK텔레콤 두 번째 경쟁력은 가입자수다.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통신회사가 미래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이런 점에서 50%에 가까운 이동통신 가입자를 확보한 SK텔레콤은 그 자체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을 받은 신세기이동통신 인수에 따른 시장점유율 축소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0년 6월말 시장점유율 57.6%에서 올 6월11일 현재 49.99%로 7.7%P가 줄었으며 공정위 시정명령 당시 1천5백30만 가입자에서 1백60만명이 감소한 1천3백70만 가입자를 보유하게 돼 50% 미만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SK텔레콤이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갈 수 있었던 요인은 SK텔레콤만의 독특한 마케팅 덕분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신세대 대상의 TTL과 무선인터넷 n.TOP이다. TTL은 99년 7월 서비스가 실시된 이래 올해 5월말까지 2백30명의 가입자를 확보, 이동통신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브랜드. 서비스요금에 가장 민감한 나이인 20대를 타깃으로 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TTL이 젊은 세대에 국한된 것이라면 n.TOP은 가입자 누구에게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무선인터넷서비스 사업이다. n.TOP은 99년 11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올 5월말 현재 가입자 6백16만명을 확보했다. 특히 n.TOP은 단문메시지서비스(SMS)와 함께 SK텔레콤의 신규사업인 무선데이터 서비스 매출의 촉발제가 됐다.SK텔레콤은 또 지난해 말 IMT 2000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통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경쟁력이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비동기 방식 사업권을 따낸 SK텔레콤에 IMT 2000 사업은 세계시장 진출의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는 NTT도코모 차이나모바일을 잇는 아시아 삼각 협력체제와 함께 유럽 등 세계적 이동통신 관련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와 자본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MT 2000 상용서비스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IMT 2000 서비스를 위한 기술이 갖춰질 때까지 기존 주파수대역(2.5G)에서 동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이처럼 튼튼한 재무구조 고객 기술 등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SK텔레콤은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엔진을 무선 음성서비스에서 무선데이터와 2.5G 서비스로 바꾸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2%를 차지하는 무선데이터 부문을 올해는 5%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차세대 통신서비스와 관련해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플랫폼과 파이낸셜 인에이블러 사업이다. 플랫폼 사업은 단말기 응용솔루션 콘텐츠를 기반으로 통화료 정보사용료 전자상거래 수수료 광고료 등을 벌어들일 예정이다. 파이낸셜 인에이블러(Enabler)사업은 무선 전자상거래 및 금융 서비스에 대비한 지불결제 및 관련 인프라 사업이다.CEO탐구표문수 대표이사 사장‘TTL선풍’ 주도 … 기획력·경영수완 겸비정보통신 업계에선 표문수(49) 사장을 ‘기획의 달인’이라 부른다. 미국에서 교수직을 그만두고 선경그룹(현 SK)에 입사한 뒤 10년 이상 기획부서에 일한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그의 탁월한 기획력이 진가를 발휘한 것은 ‘TTL’브랜드. 지난 99년 SK텔레콤이 10대 브랜드 TTL을 내놓기 전까지 011은 ‘아저씨 휴대폰’으로 통했다. 당시 기획실장이었던 표사장은 젊은 이미지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절감했다. 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신비스런 이미지의 TTL 브랜드를 내놓았고 10대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표사장은 기획력뿐만 아니라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할 때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회사의 실세로 자리해온 그는 지난해말 IMT 2000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에 지난해 말 단행된 SK 인사에서 SK텔레콤 CEO로 전격 발탁돼 재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SK측은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적당한 인물이 표사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표사장은 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의 외조카이지만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전문경영인이다. 표사장은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을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톤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94년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할 때 대한텔레콤 이사로 실무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SK텔레콤 기획이사와 경영기획실장 기획조정실장 전무이사 무선사업부문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실무능력을 검증받으며 경영 수업을 쌓았다. 99년 한햇동안 맡았던 무선사업부문장 역할은 마케팅과 이동전화 기술 네트워크 현장기술까지 아우르는 것이었다. 이동통신 브랜드 TTL을 성공시킨 후 표사장은 신세기이동통신과 기업결합, IMT2000 사업권 선정 등을 통해 마케팅 능력뿐만 아니라 경영능력까지 인정받았다.표사장의 또 다른 별명은 ‘교수님’이다. 교수직 경력도 있지만 본인이 수긍할 수 없는 제안이나 기획은 받아들이지 않는 일 스타일 때문. 표사장은 올초 새로 수립한 중장기 비전에 따라 세계 일류 종합통신회사를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해외시장 진출과 신규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의 음성 서비스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게 표사장의 경영비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