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보제공능력서 높은 점수 … 신영·굿모닝 증권 약진 ‘눈길’
삼성증권은 국내 시장에 참가하는 외국 기관투자가를 잡기 위한 해외 영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다.” 개인과 외국인이 좌지우지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초라해진 기관투자가의 모습을 한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시장은 이렇게 휘청거려도 법인 영업맨들은 오늘도 뛴다.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전체 주식시장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7.16%에 불과했고 올 상반기에는 7.85%에 그쳤다.지난해 1백98조원 규모였던 법인시장은 2001년 1백50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더구나 기관투자가의 영향력과 시장 규모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강력한 글로벌 브로커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경쟁자는 점점 많아진다. 법인 영업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경쟁이 격심해지고 있다.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삼성증권이 법인영업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브로커로 선정됐다. 삼성증권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얻은 점수는 총 4백13점. 각 증권사들은 주문체결능력 고객관리능력 정보제공능력 펀드수익기여도 등 네 개 항목에 대해 평가 받았는데 1위인 삼성은 이 네 가지 항목 중에서 정보제공능력이 1백17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주문체결능력(1백11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업 탐방이나 모임 주선 등을 묻는 고객관리 능력 부문은 82점으로 4개 항목 중 가장 처졌다.삼성, 99년부터 전문세일즈맨 대거 영입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조사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삼성증권은 국내 시장에 참가하는 외국 기관투자가를 잡기 위한 해외 영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99년부터 전문 세일즈맨들을 대거 영입했다. 해외 영업 부문의 약정고(6월말 기준)로 볼 때 메릴린치(9조원) UBS워버그(8조1천억원) CSFB(7조3천6백억원)에 이어 4번째 규모인 6조7천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 홀세일(Wholesale) 지원팀 김인구 팀장은 “그러나 외국사와 수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장세는 규모보다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99년에는 전년대비 7백53%(3조7천7백억원), 2000년 4조9천억원으로 1백30% 성장했다. 이런 해외 영업의 성과는 3년전 리서치센터를 크게 보강하면서 기틀을 잡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리서치와 영업은 한몸 같아서 딱히 구분하기도 어렵고 뗄래야 뗄 수도 없는 관계. 마찬가지로 법인 세일즈맨과 애널리스트도 한몸처럼 움직인다. 법인 세일즈맨도 분석을 하고 애널리스트도 마케팅을 한다. 아무리 엄청난 분석 자료를 내놓는다 해도 세일즈가 받쳐주지 않으면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쓸모가 없다. 마찬가지로 ‘내 계좌에 약정하라’고 기관투자가들을 설득하는 세일즈맨들의 영업 무기는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게 하는 리서치 자료다. 삼성증권은 현재 국문과 영문 리포트를 모두 발간하고 있다.2위로 꼽힌 대우증권은 역시 리서치의 전통 강자답게 정보 제공능력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1백6점을 기록했으나 고객 관리 능력은 67점으로 현저하게 뒤처졌다.고객 관리 능력 부문에서는 4위인 LG투자증권이 76점을 얻어 3위 현대증권(74점)이나 2위 대우증권(67점)보다 오히려 앞섰다. 반면 주문체결능력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2위 대우, 시장점유율은 낮아이밖에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모건스탠리가 10위로 꼽혔고 메릴린치 12위, JP모건 13위, UBS워버그 15위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외국계 브로커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주문체결능력과 정보제공력은 좋지만 고객관리능력은 형편없다”는 것. 설명회 등을 거의 열지 않는 외국계 증권사에 대해서는 당연한 평가다. 유독 JP모건만은 주문체결능력 부문 점수가 가장 낮았다.중형사 중에서는 1백2점을 얻어 7위에 오른 신영증권과 근소한 차로 뒤져 8위가 된 굿모닝 증권(1백점)이 약진했다. 외국사로 바뀐 굿모닝증권 역시 최근 해외 영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약정고를 기준으로 한 실제 시장점유율과 기관투자가들의 ‘의견’인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7월4일 기준 국내 부문 기관 약정고 순위는 삼성(4조9천억원) 한투(4조1천억원) 현대(3조4천억원) 대투(3조4천억원) LG(2조8천6백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대우는 5위 안에도 끼지 못한다. 시장점유율과 조사 결과가 이렇게 다른 것은 우회적 경로로 계열 증권사에 약정을 몰아주는 투신사의 ‘바터관행’ 때문이다. 한 브로커에 20% 이상 약정할 수 없는 규정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다. 시장점유율 상위인 한국투자신탁증권이나 대한투자신탁증권 등은 조사 결과에서는 10위에도 끼지 못했고 반대로 점유율은 낮은 대신 굿모닝 메리츠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인터뷰김석 삼성증권 Wholesale영업부 전무“싸구려 서비스 지양 … 수익률로 승부”삼성 법인영업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역시 영업의 핵심은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삼성이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세일즈맨들에게도 준애널리스트의 소양을 요구한다. 애널리스트의 연구 결과를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할 뿐 아니라 다시 그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해 다시 리서치쪽과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세일즈맨들을 이렇게 만들기 위한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국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영업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데 이에 대한 대비는.최근 과거와는 다른 세일즈 과정을 습득케 하고 있다. 세일즈맨과 펀드매니저간의 개인적 유대관계에 크게 의존하는 과거의 영업방식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전체 매매 패턴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해 결국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브로커야말로 좋은 증권사다. 당장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정도’를 걸으려고 한다. 도매 영업도 수익률이 문제다. 싸구려 서비스는 지양하려고 한다.최근 해외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도쿄 지점, 뉴욕 런던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세일즈를 하고 있다. 접촉하고 있는 고객의 영역이 넓다. 3백개의 기관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중 60여 군데가 활발하게 거래를 일으켜 수익에 기여하는 고객들이다. 외국의 유수한 브로커들과 비교할 때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