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리드프레임 ‘원스톱 제조’ 경쟁력

반도체 제품은 다른 어떤 제품보다 정밀한 제작 기술이 요구된다. 조그만 칩 속에 한 부분만 문제가 생겨도 컴퓨터나 서버 전체가 ‘먹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업체들은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 제조에서 ‘에러’를 없애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패키지를 처음 만들 때 제대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검사를 통해 불량품을 빠짐없이 찾아내는 것이다. 전자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면 후자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경남 창원에 소재한 성우테크론(공동대표·감연규 박찬홍, www.swmv.co.kr)은 반도체 재료 중 하나인 ‘리드프레임(Leadframe)’ 제조 검사 장비 전문 업체다.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를 연결해 주는 전기 도선으로 외부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93년 설립돼 지난해 7월 성우정밀에서 성우테크론(주)으로 사명을 바꾼 이 회사는 97년까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이 리드프레임을 제조하고 이를 검사하는 장비를 개발, 양산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리드프레임 제조장비인 칩의 접착 높이를 조정하는 다운셋(Down-set) 머신과 탭핑(Tapping) 머신을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 97년부터 삼성테크윈(구 삼성항공산업)과 협력해 국내에 공급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사용하는 다운셋 머신과 탭핑 머신은 모두 이 회사가 공급한 제품들이다. 수입품을 1백% 대체한 셈이다.비전 인스펙션 시스템 객관성·정확도 자랑주력제품은 크게 리드프레임 부문(60%)과 장비부문(40%)이다. 리드프레임 부문은 LOC(Lead On Chip) 탭핑 머신과 다운셋 머신(59%), 스탬핑(1%)으로 나뉜다. 장비부문엔 비전 인스펙션 시스템(Vision Inspection System)(26%), 메탈 리드프레임 장비(11%), 비금속 리드프레임 장비(3%) 등이 있다. 특히 리드프레임의 품질 제고를 위해 공장 내에 크린룸을 설치하는 등 리드프레임 제작의 전공정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OEM으로 납품하고 있다. 현재 생산된 리드프레임은 LG전선에, 제조 검사장비는 삼성테크윈 성우전자 LG마이크론 LG전선 아큐텍반도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박찬홍 사장은 “지난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LOC 탭핑 머신은 기존의 탭핑 작업보다 더욱 세밀한 작업이 가능해 리드의 변형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비전 인스펙션 시스템은 반도체 제작공정에서 마지막에 이뤄지는 전수 검사장비. 리드프레임의 무결점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리드프레임 제조업체는 50∼3백명 정도의 검사원을 보유하고 있다. 박사장은 “이 장비를 도입할 경우 1대로 5명의 인원을 대체할 수 있어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검사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검사원의 착시현상과 주관성을 배제할 수 있어 제품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등 치명적인 결점을 거의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밖에도 현재 평면(2D) 장비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3차원(3D) 측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7월안에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99년 8월 이후 산업자원부가 주관한 기술개발과제에 채택돼 진행중인 프로젝트로 2차원(X·Y축) 검사장비에 레이저 등을 활용해 Z축 측정까지 가능케 한 것이다. 박사장은 “반도체 칩 회로의 미세화로 패키지 외형이 소형화 됨에 따라 이 장비의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GA(CSP) 관련 제조설비 및 비전 시스템, 그리고 고분석 고속 검사 장비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엔 산업용 PCB 전문업체인 페타시스와 공동으로 PCB 전자회로기판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 장비는 현재 일본과 이스라엘에서 대당 5억원에 전량 수입돼 연간 유지보수 비용이 10억원 정도 소요된다. 이 회사 기술부 김태원 차장은 “이를 국산화하면 국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해 고품질 고기능에 기여할 것”이라며 “예상 납품가는 대당 2억~3억원 정도로 수입품의 절반 정도지만 애프터서비스 비용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장비의 국내 연간 예상수요는 20대가 넘을 것으로 김차장은 전망하고 있다.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백42.2%, 1백87.8% 늘어난 1백82억원, 1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99년 7.7%에 이어 지난해엔 10.1%를 기록했다. 올해 2백10억원 매출에 순이익 18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올 2월 중소기업청 벤처상 수상99년 6월 벤처기업 등록 이후 경남중소기업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 2월엔 대한민국 중소기업청 벤처상도 받았다. 앞으론 해외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은 물론 중국시장도 엿보고 있다. 김차장은 “기존엔 일본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이끌었지만 한국과 대만이 동일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함에 따라 일본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까지 부진했던 수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4월18일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도 청구했다. 8월 중 청약을 신청과 일반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액면가 5천원에 공모 희망가는 2만5천∼3만원.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된 만큼 투자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박사장은 내다봤다.(055)297-6511인터뷰감연규 사장“경쟁사 비해 가격·효율성 등 탁월”“1백만개 중 하나라도 불량품이 나오면 반도체 회사로선 이미지 손상은 물론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감연규(50) 성우테크론 사장은 실제로 리드프레임을 반도체회사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예기치 않은 불량품 때문에 거래중단 조치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전한다.감사장은 리드프레임 공정에서 아주 작은 에러가 반도체 패키지 성능에 치명적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지난 경험을 통해 절감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국방과학연구소 자동화부문 연구원을 시작으로 구 삼성항공산업의 반도체생산을 담당하면서 체감했다고 회상한다. 수백만 개의 리드프레임을 샘플링으로 검사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하지만 성우테크론은 리드프레임에 있어서 원스톱 제조가 가능하다”며 “경쟁사에 비해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월하다”고 감사장은 자신한다.감사장은 유성정밀 관리담당 상무로 있던 지난 97년 리드프레임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로 성우정밀에 투신했다. 97년 다운셋 머신과 탭핑 머신, 98년 LOC 탭핑 머신 수입을 1백% 국산제품으로 전환했으며 그후 리드프레임 제조기술과 장비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실용화에 성공시킨 검사장비 등 반도체업계에서 자리를 확고히 잡았다.“반도체 재료인 리드프레임 제조에서 최종검사까지 전 공정 라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불량률 제로화’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반도체 기업들이 최고의 신뢰도를 확보하도록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여념이 없는 감사장의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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