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베니건스 등 한국인 입맛 공략 성공, 시장점유율 ‘껑충’ … 신규업체 진출로 대격전 예고
10여년 전 국내에 진출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제 한국시장에서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선진’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서구의 이름난 패밀리 레스토랑은 거의 한국에 진출해 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형 레스토랑만도 8개나 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T.G.I 프라이데이스(이하 TGIF)를 비롯해 베니건스 스카이락 마르쉐 코코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토니로마스 씨즐러 등이 그들이다. 판다로사나 칠리스 등 아직 점포수가 많지 않은 중소규모 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더 많아진다.이들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지난해 평균 4~5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설하고 40~50%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규모는 2천5백여억원. 올해도 업체마다 3~5개의 점포를 개설하고 매출 성장률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백% 넘게까지 잡아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되는 시장규모는 3천5백여억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산한 올해 경제성장률이 5.1%에 불과함을 감안할 때 엄청난 성장률이 아닐 수 없다. 고용창출 효과도 엄청나다.이들 업체들의 최근 두드러진 움직임은 바로 지방진출 작전. 이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및 수도권이 포화상태라는 판단에 따라 최근에는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진출로 새로운 고객창출 및 숨통 트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서비스 차별화와 함께 규모 대형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이런 격전 속에서 최근에는 역시 ‘세계적’이란 타이틀을 가진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루비 튜즈데이(Ruby Tuesday)’가 일산에 1호점을 내고 내년말까지 5개 점포를 내겠다는 말로 한국시장 공략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패밀리 레스토랑이 이처럼 치열한 경쟁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타깃 고객층이 경기에 비교적 덜 민감한 중산층 이상의 가족이나 전문직 직장여성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그러나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아무래도 소득수준이 줄고 이어 외식비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장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 운영 업체들의 2~3년내 코스닥 등록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을 지난해 매출액으로 따져 보면 1위는 TGIF(17개 점포, 6백억원) 2위는 베니건스(10개, 4백3억원) 그리고 그 뒤를 스카이락(21개, 3백억원) 코코스(29개, 3백억원) 마르쉐(7개, 2백60억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5개, 1백50억원) 등이 잇고 있다.성장률로 보면 마르쉐가 전년 대비 1백36.4%로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고 다음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1백%) TGIF(57.9%) 베니건스(40.9%) 스카이락(30.4%) 등의 순이다. 코코스는 모그룹인 신동방그룹의 경영악화로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데다 지난해 주엽 서초 청담 수원 남문점 등 실적이 저조한 5개 매장을 폐점하는 등 상당히 위축된 모습이다.89년 국내 최초의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때 점포수가 50개에 달했던 코코스의 급격한 위축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상기시키며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지금 잘 나가는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과연 얼마나 더 잘 나갈 수 있을지, 화무십일홍이란 고사성어가 틀릴 수도 있음을 반증할 수 있을지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장전략을 통해 알아보자.T.G.I 프라이데이스고객서비스 등 마케팅 파워 ‘막강’TGIF는 지난 92년 3월 양재점을 시작으로 코코스에 이어 국내 2번째 진출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기록되고 있다. 시작은 한발 늦었지만 TGIF는 국내에 선진 외식문화와 함께 본격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시대를 연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최다 매장(현재 19개)에서 10년째 최고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부동의 1위 업체다.이런 외형성장보다 TGIF가 선보인 각종 서비스 및 마케팅 전략은 외식업을 비롯한 국내 서비스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한국 TGIF가 처음 선보인 ‘퍼피독 서비스’ 즉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일종의 눈높이 서비스 시스템은 일부의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물론 일부 호텔로 파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생일을 맞은 어린이 고객에겐 각종 풍선장식 및 케이크 제공과 함께 고깔모자를 쓴 종업원들이 빙 둘러서 노래까지 불러주는 모습도 당시엔 생소했지만, 지금은 패밀리 레스토랑 특유의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TGIF의 진정한 경쟁력은 현재의 1위에 만족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 생일축하파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전체사원 차원의 ‘생일 콘테스트’를 실시하고 영업점 직원들이 항상 생일축하 노래연습을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1호점 개점 10주년을 맞는 2002년에는 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경영방침을 ‘내부 역량 및 브랜드가치 강화’로 정하고 고객밀착 서비스를 통해 오는 2002년까지 25개 이상의 매장에서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동양제과 베니건스대형화·발빠른 지방공략 돋보여95년 대학로에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올 6월 해운대에 11호점을 내기까지 꾸준한 성장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업계 2위를 지키고 있는 베니건스의 가장 두드러진 전략은 매장 대형화다. 7월초엔 기존의 도곡점을 6백30석 규모로 확대 개장, 국내 최대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2002년 한국어판 기네스북에 등재된다.베니건스 도곡점은 국제 규격 수영장 크기의 2배, 일반 패밀리 레스토랑 2~3배 크기로 하루 방문 고객수는 평일 1천6백명, 주말 및 공휴일 1천8백명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예상 매출액도 월 10억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에 맞먹을 것으로 추산된다.도곡점뿐만 아니라 베니건스의 거의 모든 점포는 해당 지역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점포가 큰 편. 7월18일 확장 이전한 압구정 매장도 4백50석 규모의 단독 4층 건물이다. 압구정 매장은 특히 주변 청담동 일대의 패션 및 문화적 특성을 살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매장’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대형화와 맞물린 공격적인 지방 출점 전략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오픈한 부산 해운대점은 최대의 경쟁자인 TGIF가 바로 위층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바로 아래층에 둔 중간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역시 경쟁업체 중최대 규모(3백27석)를 자랑한다. 이런 규모 덕분인지 하루 매출액도 두 경쟁업체보다 월등히 높다는 게 베니건스측의 설명이다.베니건스는 올 하반기에 2백50석 규모의 대구 동성로점과 3백석 규모의 분당 서현점을 추가로 오픈, 지방상권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스카이락‘저렴하고 실속있는 외식’ 컨셉 본격화제일제당 외식사업부에서 시작한 스카이락은 제일제당에서 지난해 7월 분사한 (주)푸드빌의 대표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카이락은 지난해 3개 매장을 오픈, 총 21개 매장에서 3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9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 총 30개 점포에서 4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보다 공격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2005년 60개 점포운영이 목표.푸드빌의 올해 스카이락 마케팅 전략은 저렴하고 실속있는 스카이락의 컨셉을 알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레스토랑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 보다 한국적이고 보다 대중적인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2002년부터 영호남권에 집중적으로 진출, 매장 전국화의 기초를 닦을 계획이고 빌딩내 입점, 수수료 매장 전환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방법 개발로 이익구조를 개선하고 리스크를 줄일 방침이다. 푸드빌은 이와 함께 심야메뉴 개발 등을 통해 일부 매장에 24시간 심야영업 시스템을 도입, 점포당 평균 매출증대에 주력하기로 했다.한편 푸드빌은 지난해 패스트푸드형 미니레스토랑 격인 ‘스카이락 주니어’를 개발, 2개 매장을 선보였고 올해는 6개의 신규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마르쉐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마치 먹거리 시장에 온 듯한 매장 분위기에 있다.마르쉐별미·볼거리 가득 … 유럽풍으로 차별화선두를 달리고 있는 TGIF나 베니건스가 모두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인데 비해 마르쉐는 유럽풍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것으로 우선 차별화된다.불어에서 따온 마르쉐(Marche’)가 영어의 마켓(Market) 즉 ‘시장’이라는 뜻을 갖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 마르쉐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마치 먹거리 시장에 온 듯한 매장 분위기다.다른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고객이 메뉴판을 보고 주문한 음식을 안에서 요리해 갖다 주는 데 비해 마르쉐에선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돼 있는 카운터를 고객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고른다. 게다가 견본용으로 요리해 둔 음식을 보고 메뉴를 고르면 즉석에서 직접 요리해 주는 식이다. 한마디로 돌아다니면서 고르고 눈요기하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요리 카운터 주변에 가득 쌓여있는 신선한 채소류 및 과일류도 재료의 신선함에 대한 믿음과 함께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런 매장 분위기는 바로 마르쉐의 경영방침이라고 할 수 있는 ‘3F 원칙’에서 비롯된 것. 최상의 음식제공을 위해 가장 신선한 식자재와 가공되지 않은 식재료만을 사용하겠다는 ‘Fresh 원칙’, 시장과 같은 활기찬 분위기와 친절한 미소로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Friendly 원칙’, 고객 바로 눈앞에서 메뉴를 직접 조리하고 원하는 대로 음식을 만들어 줌으로써 고객에게 보고 선택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겠다는 ‘Front of your eyes 원칙’이 바로 마르쉐 급성장의 비결인 셈. 올해는 신촌점 부산점 대구점 등 3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 4백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인터뷰문영주 동양제과 외식사업 본부장‘고객은 항상 옳다’ 신념 빛 발해동양제과 외식사업부 문영주(37, 상무)본부장은 베니건스의 오늘을 있게 한 주인공이다.90년 제일기획에서 동양제과의 투유 초콜릿 광고 AE로 일한 것이 동양제과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좌중을 압도하는 춤솜씨와 튀는 아이디어를 눈여겨 본 동양제과 경영진이 신규사업 구상을 하면서 91년 당시 20대 후반의 문본부장을 스카우트했다.문본부장은 함께 스카우트된 동기 몇 명과 함께 압구정동의 사무실에서 커피전문점 레스토랑 음반제작사 등 온갖 사업을 체험해 보며 가능성있는 사업을 두갈래로 압축한 ‘신규사업 제안서’를 회사측에 제출했다. 그때 제안된 사업 아이템이 바로 기업형 외식업과 엔터테인먼트. 공교롭게도 지금 그 2가지가 동양제과의 주력사업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외식업체 20개의 리스트만 갖고 21일 동안 미국투어에 나섰습니다. 무조건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프랜차이즈를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베니건스를 ‘배울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간신히 들여오게 됐죠.”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6개월 동안 음식 만드는 것부터 서빙 매니저 지점관리 등 레스토랑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운 문본부장은 대학로 1호점을 낼 때 베니건스의 기본 컨셉에다 한가지 전략을 더했다. 바로 매장마다 독특한 지명을 붙이는 것. 대학로점은 대학도시로 유명한 ‘보스톤 베니건스’, 도곡점은 베니건스의 탄생지 ‘달라스 베니건스’ 등으로 이름을 붙이고 그 지명에 맞춰 인테리어 및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문본부장은 “이미 TGIF가 자리를 잡고 있던 시점이라 또 하나의 아류 패밀리 레스토랑을 피하기 위해 도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이와 함께 개장 3개월 전, 다른 업체보다 3주 더 많이, 3배나 더 많은 교육비를 투자한다는 ‘3.3.3’ 직원교육 원칙도 베니건스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저희는 ‘고객은 항상 옳다’는 신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경쟁이 심해도 좋은 음식, 정성어린 서비스에 대한 보답은 있게 마련이죠. “올 하반기 분사를 거쳐 2~3년 안에 코스닥 등록도 추진할 방침이라는 문본부장의 각오가 더욱 야무져 보인다.인터뷰신희호 덕우산업 사장(마르쉐)활기찬 매장분위기 접하고 ‘무릎 탁’“우연히 마르쉐를 알게 돼 ‘바로 이거다’라고 무릎을 쳤죠. 우리 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자유롭고 활기찬 마르쉐 매장 분위기가 먹혀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적중했던 것 같습니다.”최근 가장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마르쉐는 덕우산업 신희호(58) 사장의 작품이다. 강남에 위치한 토종 특1급호텔인 아미가호텔을 친형(신철호)과 함께 운영하다 외식사업에 관심을 갖고 찾아낸 것이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모벤픽그룹의 마르쉐였다.마르쉐의 급성장에는 독특하나 매장분위기뿐만 아니라 ‘나눔’과 ‘사회기여’에 기반을 둔 신사장의 독특한 철학도 한 몫을 하고 있다.“우리 식당에서 쓰는 채소와 과일은 90% 이상 유기농 재배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단가는 비싸지만 고객의 건강까지 생각하지 않고서는 외식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기농 현장견학이나 유기농 요리대회 등을 통해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식제고 작업도 하고 있지요.”신사장은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로선 드물게 ‘마르쉐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마르쉐 각 점포가 이익금의 일부를 저축해 해당지역 고아원이나 보육원과 연결, 지속적으로 돕기위한 재단이다.“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덕우산업에서 만든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운영하고 있지만 머잖아 저희가 직접 개발한 외식 브랜드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꿈도 꾸고 있어요. 이를 위해 내년에는 한국 음식을 기반으로 한 외식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