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 다변화 해제 이후 전시장 개장·AS센터 확대, 한국시장 적극 공략
JVC 전시장은 디지털 체험관, 홈씨어터 체험관, AS센터 등 복합 AV문화공간으로 꾸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메이드 인 재팬의 공습’. 일본 가전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 수입업체들을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유통되던 일본 가전제품이 이제는 현지법인의 이름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과 첨단 제품으로 무장한 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시장 진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된 이후 ‘본색’을 드러내고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일본 가전업체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곳은 JVC 나쇼날파나소닉 소니 등 AV(오디오 비디오) 전문업체들. 지난 99년말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되면서 이들 일본 AV업체들은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해 왔다. 그리고 1년만에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이들은 현지법인을 속속 설립하고 직영매장과 전문 대리점 등 영업망을 재구축하면서 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한국 가전시장에 ‘공식’ 도전장을 내밀었다.JVC코리아 한동한 영업본부장은 “현지법인을 설립할 만큼 시장의 틈이 생겼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수입선 다변화 해제, 한국내 가전시장의 변화 등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이처럼 일본 AV 가전업체들의 적극적 국내 진출의 직접적인 배경은 수입선 다변화 해제에 있다. 그 첫번째 수혜자가 소니코리아다. 소니코리아는 2000년 회계연도(2000.4~2001.3) 결산결과 5천9백66억원의 매출에 2백9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수입선 다변화 해제 이전인 99년(2천3백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소니코리아의 매출 급성장에 대해 일본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한국 가전업체들를 보호해 주고 있던 ‘우산’인 수입선 다변화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가 IMF를 거치면서 가전시장의 구조조정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 이에 소니의 ‘급성장’을 거울삼아 연간 5조원에 육박하는 한국의 AV 가전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일본 가전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JVC‘브랜드 인지도를 올려라’. 지난해 10월 설립된 JVC코리아의 올해 한국 시장 확대전략은 인지도 제고다. 이를 위해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어 올 7월초 서울 삼성동에 JVC 전시장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JVC전시장은 단순 전시에서 벗어나 디지털 체험관 홈씨어터 체험관 AS센터 등 복합 AV 문화공간으로 꾸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JVC코리아는 또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 파트너 업체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우선 JVC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행사를 하는가 하면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컵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이외에도 PPL마케팅과 스트리트(길거리) 프로모션 등 한국 고객에게 JVC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JVC코리아는 일본 3대 AV 가전 브랜드인 JVC가 1백% 출자한 한국법인이다. JVC는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제한된 마케팅 및 판매 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JVC코리아 설립을 계기로 다양하고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JVC가 한국시장에 주력으로 내놓고 있는 제품은 디지털캠코더와 미니오디오 등이다. 특히 무게 3백40g의 최경량 디지털캠코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해 한국시장에서 디지털캠코더로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JVC코리아 한동한 영업본부장은 “한국경기가 밝지는 않지만 가능하다고 본다”며 “특히 디지털 부문과 미니오디오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JVC의 이런 자신감은 디지털캠코더의 성능과 가격면에서 경쟁업체보다 앞선다는 점에서 나온다. 이미 소니에 이어 전세계 디지털캠코더 시장 30%를 점유할 정도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가격면에서도 파격적이다. 한본부장은 “미국시장에 팔리는 가격과 동일하게 한국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마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대량생산으로 원가를 낮췄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현재 1백9만8천원(소비자가)에 판매되고 있다.또한 일본 본사의 신제품 발매와 동시에 한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해 최신 제품을 빠르게 유통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 판매망 구축에 나서 현재 전국에 1백여 대리점과 25개의 AS서비스 센터를 갖췄다. JVC가 올 하반기에 내놓을 야심 품목은 디지털 가전제품. 특히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10월부터 디지털카메라 PDP(벽걸이 TV) 등 디지털 가전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예정이어서 TV시장에서도 JVC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JVC코리아의 올해 매출 목표는 1천억원이다.나쇼날파나소닉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올 4월 서울 서초동에 1백여평 규모의 전문 전시장 겸 AS센터를 열었다.‘서비스 라인 구축 후 영업 본격화.’ 휴대용 CD플레이어와 헤드폰스테레오(일명 워크맨)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쇼날파나소닉의 올해 사업 전략이다. 나쇼날파나소닉은 일본 최대 가전업체인 마쓰시타 그룹의 가전 부문 브랜드.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마쓰시타 가전부문의 한국 판매법인이다.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노운하 마케팅본부장은 “첨단제품은 일본제품이 앞서게 될 것”이라며 “시장확대를 위한 전략은 아직 구체적으로 없지만 품질과 서비스면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입선 다변화 해제 이후 한국 가전시장이 개방돼 일본 가전제품의 한국시장 탈환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지난해 11월 현지법인을 설립한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올 4월 서울 서초동에 1백여평 규모의 전문 전시장 겸 AS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영업의 포문을 열었다. 노본부장은 “우선 서비스 체제를 갖추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현지법인도 그런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그 동안 한국 시장에 판매된 나쇼날파나소닉 제품에 대한 AS를 통해 한국고객에게 보다 신뢰감을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서비스 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올 4분기부터 AV제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선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경쟁력 있는 품목을 우선적으로 들여온다는 것. 특히 백색가전은 한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밥솥 커피포트 믹서 등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10월부터 열리는 디지털 방송 개시에 맞춰 PDP TV를 전략적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이미 42인치 제품은 출시했고 9월에 50인치, 내년초 60인치 제품도 발표할 예정이다.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도 PDP 등 가전 제품의 가격을 한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경쟁제품보다 싸게 팔지는 않을 방침이다.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9월까지 서비스 라인 구축을 완성한다는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7월말 현재 14군데의 전문 서비스점을 구축한 데 이어 8월말까지 20곳으로 늘리고 연말까지 30군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올해 매출 목표를 5백억원으로 잡았다.소니‘매출 5천9백66억원, 경상이익 2백94억’. 소니코리아의 2000년 경영실적이다. 수입선 다변화 해제 이전인 99년(2천3백억원) 매출의 두배 이상이다. 지난해 한국경제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캠코더 외에 인터넷방송 확대 등에 힘입어 각종 방송장비의 판매가 크게 신장됐으며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의 매출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AV 등 가전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지 않아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와 맞대응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자평이다.소니코리아 홍보실 우해나씨는 “5천9백억원 매출 가운데 40%가 가전 등 소비재 매출이고 나머지가 방송장비임을 감안하면 가전 시장 점유율이 아직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점차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매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소니코리아는 소니가 1백% 출자한 현지법인으로 지난 90년 2월에 설립됐다. 본격적인 가전 영업은 95년부터 시작했다. 98년 7백1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99년 2천3백억원, 지난해 5천9백66억원 등 매년 배성장을 거듭하면서 국내에서 완전히 기반을 다졌다.소니코리아는 올해부터 새로이 추가된 ‘VAIO’ 노트북 서비스를 위해 서비스 센터를 27개에서 40개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초 문을 연 직영매장 ‘소니스타일스’와 올 5월초 10대를 겨냥해 만든 ‘소니윙즈’를 중심으로 고객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소니가 한국시장에 내놓은 대표적 상품은 디지털캠코더. 이 제품은 세계 시장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 시장에서도 70%를 점유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한국시장에 디지털캠코더를 시작으로 디지털카메라 오디오 등 디지털 가전 관련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이외에도 디지털카메라 세계 1위 업체인 올림푸스한국이 올 5월 부산 광복동에 카메라 관련 디지털 체험장을 오픈해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또 샤프 도시바 히다치 캐논 아이와 등 주요 일본 AV가전업체들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거나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 가전시장을 두고 일본 가전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인터뷰한동한 JVC코리아 영업본부장“한국형 제품·가격으로 승부”“소니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서 6천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을 보고 이젠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99년 말 풀린 수입선 다변화 해제 효과라고 할까요.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강해질 것입니다.” 일본의 3대 AV 가전업체 중 하나인 JVC의 한국법인 JVC코리아 한동한 영업본부장은 최근 들어 일본 가전업체들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이렇게 분석했다. 법인을 설립하고 활동해도 손해나지 않을 정도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한본부장은 일본 가전업체들이 적극적인 또 하나의 이유로 한국 가전시장의 변화를 지적했다. 그는 “IMF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주요 가전업체들이 구조조정이 됐다”며 “그동안 대리점을 통해서만 영업하던 일본 가전업체들이 이젠 직접 진출할 수 있는 틈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JVC코리아는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운 일본 가전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1백평 규모의 전용 매장을 오픈하고 고객 잡기에 여념이 없다. 또 2002년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임을 강조하면서 TV 등 미디어를 통한 광고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외 PPL마케팅, 길거리 캠페인 등 ‘JVC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JVC가 다른 일본업체에 비해 한국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편입니다.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은 JVC를 많이 노출시키는 것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계속적인 광고 홍보 등을 통해 JVC가 어떤 회사인지 알릴 계획입니다.”JVC코리아는 한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 시장에 맞는 제품과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한본부장은 “디지털캠코더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으로 한국에 출시된다”며 “이는 한국시장에 대한 본사의 기대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JVC코리아는 디지털카메라뿐만 아니라 한국시장에 ‘먹힐만한’ 제품을 골라 한국에 소개하고 가격도 한국업체보다 평균 15% 정도 저렴하게 공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