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억제 홍국쌀·균제거 씻어나온 쌀·DHA 첨가 쌀 선봬 … 가공·육종, 업체 경쟁 치열
“잘 나갑니다.” 일산의 농협 하나로클럽 양곡특산팀 박승규(31)주임의 말이다. 박주임이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한 것은 기능성쌀. 3백g짜리가 9천6백원, 10kg짜리가 2만8천원으로 일반미 20kg짜리 한 포대가 4만∼5만원선인데 비하면 월등히 비싸다. 그러나 “이천 여주 김포 등 이름난 산지의 일반미에 비해 (판매량이)뒤지기는 하지만 예상외로 잘 팔린다”는 것이다.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농협과 풀무원을 통해 ‘미래미-씻어나온 쌀‘이라는 브랜드의 기능성쌀을 판매하는 라이스텍의 정희택이사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 지난달만도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8월에만 8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고객은 건강 위생 맛 등을 쫓는 중산층. “버섯배양쌀을 제외한 기능성쌀의 시장규모가 지금은 전체 쌀시장의 3%정도인 3천억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성장속도는 엄청나다”는 것이 정이사의 덧붙인 말이다.시장규모 3천억원, 성장속도 엄청나식탁을 차지하려는 기능성쌀의 기세가 등등하다. 현재 10여개사로 추정되는 업체들이 갖가지 ‘기능’을 덧입힌 쌀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양곡코너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현재 시중에 나온 쌀 가운데 기능을 부가한 상품으로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홍국을 이용한 쌀. 현재 바이오벤처기업인 (주)제네티카와 (주)MBIO(엠바이오) 등이 홍국쌀을 내놓고 있다. 홍국은 에 소화를 도와 혈액흐름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기록된 붉은곰팡이의 일종. 일본에서는 홍국을 소재로 한 두부 면 장류 술 등 40여종의 제품이 개발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제네티카 마케팅팀 황의완팀장은 “지난 4월부터 시판에 들어가 특별한 홍보가 없었는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기대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홍국을 이용한 라면 빵 두부 등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작업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쌀을 도정 세정하는 과정에 변화를 주거나 흡착코팅 등을 통해 기능을 보강한 쌀들도 있다. 도정후 유통과정에서 맛과 색이 변하고 벌레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을 없앤 제품들이다. 먼저 들 수 있는 기업은 라이스텍. 도정 세정후 남은 균이나 먼지 등 잔류호분층을 완전제거해 따로 쌀을 씻지 않고 바로 밥을 해먹을 수 있도록 한 쌀을 ‘미래미-씻어나온 쌀‘이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다.바이오항균소재 광촉매 등을 제조하는 벤처기업 (주)바이오세라에서는 자체 개발한 바이오워터시스템을 이용해 가공한 ‘건강담은 쌀’을 판매중이다. 한국바이오농산(주)에서는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기능성 증대 효과를 강화한 ‘활성비타민쌀’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주)인산에서는 DHA 토코페롤 칼슘 올리고당 등을 코팅한 ‘알청미’를 판매하고 있으며, 동네방네에서는 칼슘 올리고당을 흡착코팅한 ‘ 21c 플러스’ 를 판매하고 있다.인삼쌀로 농협도 시장개척 나서기능성쌀을 앞세운 벤처기업들의 진출에 뒤질세라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선 농협도 있다. ‘인삼쌀‘을 판매하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농협은 지난 99년부터 직접 기능성쌀을 개발, 이를 현지농민들이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이천에서 생산한 쌀에 풍기인삼을 농축해 코팅한 제품으로 지난해 2억4천만원어치를 판매, 시판후 바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기능성쌀 가운데 고가에 속하는 제품이지만 판매가 꾸준히 늘어 7월말 현재 당초 목표보다 3천만원어치 이상을 더 팔았다”는 게 마장농협 관계자의 말이다.아예 신체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가진 새로운 품종의 쌀을 개발해 기능성 쌀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쌀을 가공하는 것과 달리 아예 기능성쌀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곳으로 라이스젠이 있다.지금은 식이섬유 홍국균 상황 동충하초 등을 보강 코팅한 쌀을 ‘미즈클럽’ 등의 브랜드로 시판중이지만 거대배아미 중간찰벼 흑미 등의 신품종을 조만간 상품화할 예정이다. “현재 코팅쌀들을 내놓고 있지만 육종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인만큼 이들 제품이 선보이면 기능성쌀시장의 선점과 선도가 가능하다”는 게 이 회사 박명훈이사의 말이다. 이밖에 강원대 농업생명공학부 이해익교수도 쌀에서 인체에 유해한 피틴산을 없앤 새로운 품종을 개발, 현재 재배시험중이다. 피틴산은 금속과 결합해 체외로 배설시키는 성분으로 철분 칼슘 등의 흡수를 저해한다. “93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현재 종자등록을 위한 재배시험중이고 3년후면 제품화가 가능하다”는 게 이교수의 말이다.한편 기능성쌀시장을 놓고 각각의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지만 마냥 장밋빛으로 낙관하기에는 무리라는 조심스런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유통과정이나 생산과정의 열악함때문이다. 쌀 자체가 일정 기간 후 유통이 되고 연중 한번 생산되는 품목인 만큼 대규모 자동화라인을 갖추거나 자체적으로 전국적 유통망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능성쌀 시장에 진출했다가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뽕엑기스를 입힌 쌀로 관심을 끌었던 G사의 경우가 그렇다. “유통업체에서 장기간 보관하면서 쌀이 상하는 등의 문제가 발행해 아예 생산을 중단했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기능성유무도 거론된다. 업체의 설명만큼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검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를 감안, 서울대를 포함한 3개 대학이 공동으로 기능성쌀의 성분분석 임상실험 등을 담당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