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증 소액대출 봇물 신용낮아도 노크해 볼 만

1천만원 안팎까지 ‘대출세일’ … 신용평점 관리 지혜 필요

은행문턱 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 시절이 있었다. 급히 돈을 써야 할 사정이 생겼음에도 사람을 보증인으로 세우거나 담보물을 제공해야만 돈을 빌려 쓸 수 있었던 때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 말할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대출에 관한 한 은행문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돈 굴릴 데가 마땅찮아진 금융기관마다 ‘대출세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이런 대출경쟁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신용대출이다. 개인의 신용 소득 재산 등을 고려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공무원 교직원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특정 직업군 종사자들을 위한 대출도 포함된다. 담보나 보증이 필요치 않아 대출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를 고려해 각 금융기관마다 무보증신용대출 인터넷대출 마이너스대출 간편소액대출 등의 이름으로 대출상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각 은행에서 신용대출이라 내걸고 제공하는 금융상품만도 2백여개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 대출전문 포털사이트 론프로 김우균 전략기획팀장의 말이다.신용대출상품이 급증하는 배경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 김병연 선임연구위원은 “수요자(돈을 빌리려는 사람)와 공급자(금융기관)의 필요가 맞아 떨어진데다 각 금융기관별로 개인의 신용을 분석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신용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자금수요가 늘어난 데다 저금리로 돈을 굴릴 데가 마땅찮아진 금융기관들이 여타 담보대출상품보다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수익확대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또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 구축으로 신용대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대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은 개인의 신상 직업 소득 재산 등 인적정보와 은행거래실적 각종 신용정보 등을 과학적인 평가모델을 적용해 종합점수화한 개인여신심사기준. 이에 따라 대출문의시 일선 창구에서 단말기만 두드리면 개인의 신용평가와 그에 따른 대출한도나 금리 등이 전산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판단이 내려진다. 금융기관으로서는 그만큼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대출의사 결정이 가능해진 것이다.그러나 신용대출상품이 늘고 대출여부가 즉석에서 판가름이 난다고 해도 누구나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여부를 판단하는 잣대인 개인신용평가에서 아예 대출이 안되거나 대출금액 금리 등에서 대출수요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은행국의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다지만 대개 1천만원 안팎의 소액대출로 대기업이나 신용이 높은 안정된 직장인들의 대출위주이며 일반인들의 신용대출은 드물다”고 말했다. 론뱅크 김팀장도 “실제로 CSS를 돌리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2~3%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CSS 통해 개인신용도 즉석 판가름때문에 개인별 신용관리를 잘하는 것이 신용대출을 위해서나 향후 금융거래를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CSS구축 및 컨설팅전문업체인 (주)CRM 커뮤니케이션의 박종환이사는 “한 금융기관과의 집중적인 거래 등을 통한 신용제고도 필요하지만 CSS에 의해 대출여부나 금리가 결정되고 타인에 대한 보증부분도 앞으로 은행전산망과 연결될 예정이므로 이를 염두에 둔 신용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산이나 소득의 변동 등 자기신용정보의 정정이 가능하므로 사전에 신용조사 평가기관을 통해 본인신용을 체크한 후 변동사항을 수정하고 △금융거래를 위한 각종 서류에 본인정보를 기재할 때 추가정보를 가능한 많이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용평점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이사가 권하는 개인신용관리법이다.전문가 조언재직기간 1년 미만 직장인·전업주부도 ‘OK’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기관마다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혜택제공 등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했지만 수요가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고 판단, 신용대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1천만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상품은 개인신용평가시스템으로 평가해 대출여부나 조건을 판단하는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때문에 각 금융기관들은 소액신용대출로 앞다퉈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기존 CSS 평가에서 대출불가능으로 판가름나는 사람까지 대출가능 범위를 넓히거나 대출한도를 확대한 대출상품을 내놓는 등 소액신용대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현재 각 금융기관에서 나온 소액신용대출상품 가운데 먼저 주목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제일은행의 ‘퀵캐쉬론’, 대구은행의 ‘스피드간편대출’ 등을 들 수 있다. 자격요건이 직장재직 3개월 이상, 사업자 영업 1년 이상, 가정주부, 재산세 납부실적 보유자 등 대출자격의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대출금액은 50만~7백만원으로 소액이고 금리는 기존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연13~22%다. 주택 외환 부산은행 등도 이와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특정한 범위의 집단에 소속된 검증된 회원을 상대로 한 소액신용대출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은행의 ‘천리안론’ ‘011·017스피드론’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천리안, 011·017휴대폰 사용자가 일정한 월 사용액을 연체 없이 납입한 경우 최고 5백만원까지 대출해준다.은행의 소액신용대출시장 진출로 금고를 비롯한 제2금융권도 소액신용대출시장의 수성에 열심이다. 연24%내외의 금리로 1백만~3백만원 규모의 소액신용대출시장을 선도해온 금고업계는 금리를 최고 60%까지 올리는 대신 대출자격을 기존 사금융 이용자까지 확대한 상품도 내놓았다.전병창·론프로 대표 (www.loanpr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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