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교육기관 사장 변신 “빌 게이츠 존경해요”

범국민적 노래 ‘아 대한민국’으로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정수라(39)가 최근 사업가로 변신했다. 올 초부터 탄탄한 준비 끝에 지난 5월 서울 강남에 오픈한 그녀의 사업체는 우수한 호텔리어들을 육성해 내는 호텔리어 전문교육기관 ‘아바 호텔아카데미(AVA HOTEL ACADEMY)’.“관광산업의 육성과 맞물려 보다 나은 인재를 필요로 하는 호텔들이 바로 채용해도 손색이 없도록 실무 위주의 교육을 펼치고 있어요. 오래 전부터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올해초 마침 이쪽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분을 만나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공인이다 보니 믿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하루하루가 즐거워요.”증권·부동산투자 ‘No’ 예·적금 ‘Yes’경제적인 이론과 체계가 부족해 전문 서적을 읽고 있다는 그녀는 돈에 관한 한 배포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고가의 물건들을 왕창 사 모으는 낭비벽은 없다. 인생을 폼나고 제대로 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신조. 돈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돈에 의해 좌지우지 흔들리며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돈에 대해서 사실 개념 없이 살았어요. 전 너무 어린 나이(21세)에 데뷔해 매니저가 음반판매 수익의 얼마를 주면 주는 대로 받았어요.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생활비 정도만 드렸고요. 어머니는 저축하며 살라고 했지만 전 그렇치를 못했어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어요. 돈이 인격이 되는 세상이라는 걸요. 그렇다고 해서 돈에 얽매이며 살고 싶지는 않아요. 쓸 때는 써야 하고 즐길 때는 즐겨야 하는 것처럼요.”정수라는 돈을 모을 때 모험을 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부동산 투자나 증권에 손을 대는 일이 절대 없다. 그녀가 유일하게 돈 모으는 방법은 그저 두 군데 거래은행에 꼬박꼬박 저축하는 것. 저축하는 방법은 크지 않은 단위의 돈을 일정하게 불입하는 적금형을 좋아한다.보증도 절대 서지 않는다. 보증을 서주는 일은 형제간에도 하지 말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돈이란 것이 항상 욕심을 부르기 때문에 남에게 빌려줄 때는 그냥 준다는 마음으로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의를 상하게 돼요. 전 그렇기 때문에 돈거래를 잘 하지 않아요. 남들은 돈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는 데 전 돈이 많지 않아요. 그나마 있는 재산이라면 승합 자동차 밴 한 대와 지금 살고 있는 60평 아파트 한 채에요. 나머지는 모두 이 사업에 투자했는데 전망이 좋은 사업이라서 나름대로 기대가 커요.”하루 수백통의 이력서가 들어오고 있지만 다 받지 않고 그중 제대로 된 인성과 마음자세가 돼 있는 사람을 따로 추려 가르친다는 게 ‘아바’의 특징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교육비는 다른 곳보다 저렴한 편. 그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강사들만 영입해 최적의 교육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좀 더 교육비를 올려야 한다는 직원도 있지만 그녀는 아직 투자 개념으로 학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학원을 내면서 그녀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카드 사용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전에는 카드보다 현금을 내고 다녔지만 요즘에는 은행이나 다른 주변사람들도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일러준다고 한다.“연말 정산이나 은행거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카드사용이 불가피해요. 하지만 아무 때나 마구 긁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지 않은 한도내에서만 써요. 써 보니 나름대로 편리한 것이 많더군요.”정수라씨는 '대충대충'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일이나 노래나 제대로가 아니면 하지 않으니만 못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그녀에게 돈에 대한 개념을 심어준 사람은 어머니라고 한다. 아주 오래된 재봉틀에 옷을 직접 수선해서 입었던 어머니를 위해 최근 새 재봉틀을 선물했다는 그녀는 어머니의 알뜰함을 가끔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돈에 대한 마인드는 ‘쓸 때는 쓰자. 그렇지만 괜한 낭비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전 옷을 많이 사지는 않지만 기왕에 사면 제대로 된 것이 좋아요. 나이도 있고 나름대로의 자존심도 지키고 싶고요.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도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면 차별화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사업체가 몇 군데 더 있지만 전 ‘베스트’를 지향하는 거예요. 선발 기준을 두는 것도 그런 이유예요. 지금 몇 개월 안됐지만 저희 학원의 자랑이라면 취업률 1백%를 약속한 대로 지켰다는 것입니다.”그녀가 가장 존경하는 경영인은 마이크로 소프트 사장 빌 게이츠. 그녀는 탁월한 경영 전략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빌 게이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녀 역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일단 국내 시장에서 호텔리어 교육학원을 전국적으로 체인화한 후 특급호텔이 들어서 있는 세계적 관광명소에까지 원생을 보급할 수 있도록 세계분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큰돈을 벌어서 과연 어디에 쓰고 싶을까.“어릴 때부터 전 최고의 녹음실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어요. 가수들이 다 그렇겠지만 전 무대에 서지 않고는 못 배겨요. 그런 노래를 위해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나머지는 어려운 사람도 돕고 지금은 딱히 생각나지 않지만 좋은 일을 하면서 살 것 같아요.”그녀는 배포가 큰 여걸이었다. 또한 나름대로 씀씀이를 기록해 두는 꼼꼼함도 지녔다. 그녀는 ‘대충대충’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말한다. 일에 있어서나 노래에 있어서나 제대로가 아니면 하지 않으니만 못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지난 8월초 13집 앨범을 발표하면서도 그녀는 확실한 팬서비스를 했다. 신곡들로만 채워진 새음반과 지금까지의 히트곡들을 따로 엄선해 모아놓은 베스트앨범 두 장을 하나로 묶어 발표한 것. 만들고 나서도 나름대로 뿌듯했다는 그녀는 가수로서의 아주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최고의 녹음실 가지는 게 꿈“이번 앨범을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만들었지만 판매량이 좋지 않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전 노래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고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단 한 분이라도 그분을 위해 노래하는 가수가 될 거예요.”정수라는 내년부터는 매니지먼트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실력과 재능을 갖춘 후배들을 키워내는 것도 가요계 발전을 위한 투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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