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 “주식펀드로 돈 굴려라”

퇴직자는 인덱스 펀드, 봉급자는 비과세 저축 유리 … 운영사 선택·시스템 체크 필수

서울 강남에 사는 김상철씨(40)는 은행에 맡겨둔 1억원이 최근 만기가 돌아왔지만 재예치하지 않고 전부 찾았다. 은행권의 확정금리가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30% 정도는 확정금리를 주는 신용금고에 넣고 나머지는 수익증권 등 고위험 고수익상품에도 분산투자할 계획이다.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3저 시대(저금리 저성장 저물가)엔 김씨처럼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더구나 봉급 생활자의 경우 은행 금리만 바라고 저축했다가는 노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젠 저위험 고수익 상품은 없다. 고수익을 기대한다면 철저히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위험 선호형 투자자인 김씨의 경우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이상화 동원증권 마제스티클럽 지점장은 우선 자산의 30%를 ‘비과세고수익고위험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이 상품은 3천만원이 한도기 때문에 만약 더 투자하고 싶다면 가족 명의로 돈을 맡겨야 한다. 그리고 20%는 클린 MMF(1개월 만기)에 예치해둔다. 은행의 1년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을 뿐 아니라 기존 MMF상품보다도 금리가 0.45~0.50% 포인트 정도 높다. 또 언제든지 현금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나머지 50%로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해야 하는데 퇴직자나 이자 생활자라면 30% 정도를 인덱스 펀드에 넣는 것이 좋다. 개별 주식투자 보다는 위험이 적고 주가지수가 올라가는 폭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나머지 20%는 직접 주식 투자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주식 투자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신중히 선택할 부분이다. 봉급생활자라면 차라리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비과세저축에 2천만원을 넣는 것이 좋다고 이지점장은 조언한다.금리 더 내릴 것 … 채권펀드 가입 권유우승택 삼성증권 S&I클럽 광화문 지점장은 투자 1순위로 인덱스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세금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연간 4~5%의 수익률을 맞추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우지점장은 인덱스펀드 가운데 유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를 추천한다. 이 펀드는 주식 60%와 선물옵션 40%를 투자하고 있으며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우지점장은 평가하고 있다.인덱스펀드에 30%를 투자한 뒤 40%는 고수익을 위한 옵션투자에, 그리고 30%는 채권혼합형 펀드로 돈을 굴릴 것을 추천한다. 옵션투자의 경우 일반인들이 어렵게 생각하기 쉽지만 증권사 지점마다 옵션투자를 도와주는 전문가가 있고 또 대행해서 투자해주는 곳도 많아 투자장벽이 그리 높지만은 않다. 다만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과 위험부담정도에 따른 연간 수익률을 전문가들과 의논한 뒤 그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나머지 30%는 채권형 펀드 중에서 공모주 투자 등을 편입시킨 채권혼합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는 “일본도 4~5%의 금리 때 제로금리까지 갈지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국 상황은 그렇게 됐다”며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 채권형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반면 MMF 상품은 지금 같은 시기엔 돈을 넣어두기엔 적절치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하반기 금리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차라리 MMF처럼 대기성 자금으로 두지 말고 빨리 채권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이상봉 LG투자증권 골드넛멤버스 부장은 40%를 발행어음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생소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상품 원리는 간단하다. 투자자는 LG투자증권에서 발행하는 어음을 매입하는 것이고 LG는 고객의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 운용수익을 내는 것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LG투자증권이 지급보증하고 확정형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3개월은 5.9%, 6개월은 6.1%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포인트 가량 높다. 나머지 자금 중 40%는 인덱스펀드에, 20%는 MMF에 넣어둘 것을 이부장은 권한다. 그는 클린 MMF보다 기존 MMF 투자를 선호하는 데 요즘처럼 시시각각 투자환경이 변하는 때 1개월 동안이라도 자금이 묶이는 것은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송판섭 현대증권 리치그룹 과장은 다른 전문가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에 자산의 70%를 투자하고 20%는 안정적인 채권형에, 그리고 나머지 10%는 즉시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MMF에 예치하라고 조언한다. 이럴 경우 1억원의 종자돈은 1년 뒤 7.2%가 증가한 1억6천8백36만원(세금을 뗀 금액)으로 불어난다.송과장이 구성한 포트폴리오 종목은 주은비과세 고수익고위험 펀드에 7천만원, Wiz채권12-1호에 2천만원, 그리고 주은클린 MMF2호에 1천만원이 들어가 있다. 주은투신에서 운용하는 비과세고수익 펀드는 예상수익률이 7.5% 정도다.수익률 상위권 운용사, 운용능력 신뢰할 만그가 동양종금의 Wiz채권12-1호를 선택한 이유는 삼성카드 롯데캐피탈 산금채 하이트맥주 등 우량회사의 채권에 집중투자하고 있어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 채권형 펀드의 1년 후 예상수익률은 7%다.송과장은 “퇴직 이후 평균 20년간의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식성장형 펀드와 같은 공격적 투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전성만을 추구한 은행 예금이나 채권투자만으로는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바닥국면은 주식펀드에 가입할 적기라는 의견이다. 앞으로 바닥이 어느 정도 오래 갈 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향후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부분 일치한다.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는 운용사의 능력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운용사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곳은 한국펀드평가(www. kfr.co.kr)나 모닝스타(www.morningstar. co.kr) 등 펀드평가사의 자료를 참고한다. 여기에는 3개월 6개월 1년 등 기간별로 운용펀드의 누적수익률이 나와 있다. 현재 수익률 상위에 올라 있는 펀드는 판매사들이 판매하지 않고 있어 가입할 수는 없지만 수익률이 고르게 상위권인 운용사는 운용능력을 신뢰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또 운용사의 시스템도 체크하는 수고도 곁들여야 한다. 예컨대 펀드매니저가 다른 회사로 옮겼을 경우 대체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를 갖추고 있는지, 리서치 조직이 있는지, 그리고 펀드매니저와 펀드운용의 적법성을 감사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조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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