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금 아닌 내부역량으로 자생력 키워야

상시 구조조정체제 확립, 경쟁력있는 사업부문 역량 집중 필요 … 리스크 관리도 중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유례가 없던 국내기업의 대규모 연쇄부도를 경험했다. 살아 남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자산매각, 인원감축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런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의하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3백96%까지 상승했던 국내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가까운 2백10%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외환위기의 여파는 아직도 우리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무구조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비중이 전체기업에서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경기둔화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기업부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환위기가 국내기업에 많은 어려움을 줬지만 기업들이 외형성장 위주의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의 원칙 하에 수익성 중시의 경영활동을 전개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기업들이 너무 위축돼 축소지향적 경영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기업의 경영활동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축소지향적으로 진행될 경우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기회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또한 국가경제적으로는 투자부진을 초래해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기업들의 지나친 위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형중시의 성장전략은 지양하되 수익성과 적정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활동이 지속돼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지속가능성장이란 외부에서 추가 자금조달이 없이 가능한 성장을 의미한다. 이제는 국내 기업들도 외부자금조달보다는 내부역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경영활동 위축되면 성장잠재력 약화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은 판매활동에서의 수익성이나 투하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영업활동의 성과를 개선하거나 배당을 줄이고 내부유보율을 높여 달성할 수 있다. 또 부채조달을 늘려 투자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재무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배당을 줄여 내부유보를 늘리거나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한 현금으로 투자하여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영업활동의 수익성이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비해서 실행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그러나 외부차입으로 조달한 현금흐름으로 투자해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외부차입이 원활하게 지속되지 못할 경우에는 기업부실화의 원인이 되며 파산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그만큼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취약해지게 되며 수익성이 낮은 상태에서 외부자금조달에 의한 성장세는 장기간 지속되기가 힘들다.따라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높이거나 투하자산의 효율성을 높여 기업의 내부현금흐름 창출능력의 개선을 통해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세계경제의 둔화와 내수위축으로 국내경제도 당분간 경기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단 한번의 잘못된 투자의사결정이 곧바로 기업의 파산으로 직결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매출과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익성 있는 투자기회의 발굴과 실행이 전제조건이다.따라서 재무구조를 개선한 국내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투자활동의 수익성에 대한 재검토와 미래의 성장기반을 위한 이익이 있는 투자활동을 실행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기업들은 철저하게 수익성에 근거한 경제적 타당성에 기반, 투자의사결정을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적정한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활동을 전개해야 한다.투자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위해서는 경영환경의 악화에 대비해 상시구조조정체제를 확립해 수익성이나 성장가능성이 낮은 사업부문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에 대한 원가-이익 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부문에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환경 변화와 시장동향을 관찰해 미래의 성장기반을 위한 수익성이 있는 투자기회를 발굴해야 한다.특히 신규투자기회에 대해서는 철저한 현금흐름 위주의 투자타당성 평가를 통해 사업구조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자본조달비용이 낮아졌다고 해서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미국의 선진기업들은 수익성 높은 투자기회를 발굴하지 못할 경우에는 높은 수익성을 통해 창출된 잉여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주에게 되돌려주는 재무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투자활동과 판매활동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무전략의 최적화도 중요하다. 국내기업의 자금조달 패턴이 주식이나 회사채 등의 직접금융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금리가 낮아지고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경기둔화가 계속되면서 기업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이 강화되면서 우량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오히려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또한 채권발행이 가능한 신인도가 높은 기업들은 은행차입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발행을 통해 장기자금조달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경영 투명성 제고, IR활동,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한 금융시장에서의 신인도 제고를 통해 자금조달 여건의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주식발행이 여의치 못할 경우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우량기업은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회사채발행을 이용해 장기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금리·환율변동 위험 상시 대비해야위험관리도 중요하다. 국내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미국이나 일본기업에 비해서 크게 뒤지지 않는 반면에 매출액경상이익률은 크게 뒤지고 있다.이는 국내기업의 재무구조와 위험관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시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 및 환율변동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적절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여유자금이 있을 경우에는 부채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높은 성장에 대한 욕심은 경영자가 억누르기 힘들다. 그러나 기업의 역량을 넘어서는 과도한 성장추구는 기업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 높아지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외형성장에 대한 집착보다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겸비한 지속가능한 이익 있는 성장이 진정한 주주중시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투자활동과 사업기회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고 매출을 올리고 투입원가와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이익을 얻는 투자활동 영업활동 재무활동의 균형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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