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광고·기술판매 호조 … 두 토끼 잡고 ‘점프’

2002년 기업공개를 앞두고 영입된 에릭 E.슈미트 전 노벨 CEO(왼쪽).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가운데)과 래리 페이지.지난 9월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을 강타한 사상 최악의 테러공습 이후 새삼 인기를 끈 것 중 하나가 cnn.com이나 abcnews.com 같은 일반 뉴스 웹사이트 들이다.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한때 접속장애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이때를 이용해 한몫 본 것이 검색엔진인 구글(Google)이었다. 구글을 통해 각종 뉴스웹사이트를 리얼타임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이용자가 급증한 것이다.물론 이런 사건은 항상 기대하기 힘든 예외적 현상이다. 그러나 구글은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이런 ‘특수’를 누린 것은 그런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찾는 웹서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과 네트의 세계 어딘가에 있는 대답을 연결해주는 역할에 충실한 셈이다.구글 매출 연간 5천만달러 전망세살배기인 구글의 성장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98년 창업 이후 마케팅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미국에서 15번째로 방문 횟수가 많은 웹사이트가 됐다. 구글이 하루에 처리하는 검색은 1억2천만개.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수준으로 명실상부하게 검색엔진 랭킹 1위로 자리잡았다.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의 매출이 연간 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출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웹사이트상의 광고. 분기마다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자체 검색기술을 다른 회사에 파는 것. 양쪽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처음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사파 래스치 US뱅커의 수석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실제 수십억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라고 강조하고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제대로 된 이익창출 수단만 확보하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산다.그런 가능성 속에서 구글은 이제 제2의 탄생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도 기업공개를 목표로 정상적인 경영관리가 이뤄지는 회사로 전환하려고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8월 네트워킹 운영시스템회사인 노벨의 CEO였던 에릭 E. 슈미트를 영입했다. 구글의 기술을 자본으로 만들어 회사를 질적으로 한단계 높게 만드는 역할을 그에게 맡겼다.슈미트는 사실 노벨에서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가 4년 동안 재임하는 동안 노벨의 시장점유율은 15%에서 11%로 떨어졌다. 슈미트 자신도 자신의 성적이 ‘중간’이었다고 고백한다.슈미트에겐 구글이 CEO로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구글은 강점이 많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2의 탄생은 초기단계처럼 쉽지는 않다. 일단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술적 우위를 확실히 굳히는 것이다. 또 시장확대를 위해서도 주력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내부 네트워크를 만들 때 필요한 기업 자체 웹사이트에 이용하는 검색엔진을 판매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구글의 검색엔진이 잉태된 것은 지난 95년말 당시 스탠퍼드대학 컴퓨터사이언스의 박사과정에 있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학교를 그만두고 함께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98년 정식으로 설립된 구글의 강점은 웹페이지 안에서 키워드를 찾는 것일 뿐 아니라 그 페이지에 링크된 다른 사이트의 숫자나 대중성을 감안해서 검색결과에 대한 중요도를 측정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지난 여름 NDP그룹이란 시장 조사기관의 조사결과 구글은 가장 효율적인 검색엔진으로 꼽혔을 정도다. 사용자의 97%가 그들이 뭔가를 찾을 때는 ‘항상’이나 ‘대부분’ 구글로 찾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구글이 더욱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웹상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팽창하는 콘텐츠의 바다에서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한 그물을 던지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재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16억개 이상의 웹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다. 이는 1년전보다 60% 이상 증가한 규모이다. 그러나 인터넷검색회사인 사이벨란스는 웹상에 있는 웹사이트는 50억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글이 접근 가능한 것은 아직도 고작 전체 웹사이트의 3분의1에 불과한 실정이다.광고 확대위해 해외사무소 구축 강화이같은 접근을 확대하게 하기 위해서 구글은 처리할 수 있는 언어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아랍어와 히브류어를 추가한 구글은 이제 66개 언어로 검색을 할 수 있게 됐다. 경쟁업체인 알타비스타(Alta Vista)는 아직 25개의 언어만으로만 검색된다. 구글은 또한 이미지를 포함한 더욱 광범위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도록 기술발전을 시키고 있다. 아마 몇개월 뒤면 새로운 검색기능이 가동될 지도 모른다.구글은 이런 무기들로 기업고객들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마사스튜어트닷컴(marthastewart.com)은 결혼선물과 관련된 사이트를 검색하는 사용자들에의 검색결과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웹사이트 구축을 구글에 맡겼다. 물론 구글의 기업고객은 현재 7개 뿐이다. 그중에는 시스코시스템스 프록터&갬블 등 유명업체들이 포함돼 있지만 경쟁업체인 인크토미(Inktomi)의 2천5백개, 알타비스타의 1천개와 비교하면 보잘것 없는 수준이다. 인크토미의 CEO인 데이비드 피터슈미트는 “구글은 이제야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뿐”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구글은 또한 웹상의 광고를 늘리려고 한다. 야후나 CNET같은 포털과는 다르게 구글은 최근 분기동안 온라인 광고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구글사이트의 광고는 검색결과물인 텍스트에 따라 나오고 있어 다른 웹페이지들보다 더 많은 부분을 광고에 할애할 수 있기 때문이다.구글은 해외에서의 광고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구글을 통한 검색의 절반 이상은 미국 이외에서 이뤄진다. 광고를 국제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각 나라 광고주들과의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해외사무소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영국와 일본에 해외지사를 연 데 이어 조만간 독일에도 문을 열 계획이다.젊은 기업 구글은 이제 한단계 더 성숙해지려고 한다. 내년으로 예정된 기업공개는 유망한 인터넷창업 기업에서 안정적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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