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비극 딛고 보안산업 ‘스마일’

9월17일 재개한 미국 증시에서 보안산업의 위력은 대단했다. 다른 정보기술 업체들의 폭락과 달리 이 보안업체 주가가 치솟았다. 스캐너 등을 생산하는 보안업체인 인비전테크놀로지의 경우 다우존스 지수 7.13%(684.81포인트), 그리고 나스닥이 6.85%(116.09포인트) 추락하는 폭락장세 속에도 나스닥 주가가 1백65.3%나 상승(5달러 14센트)한 8달러25센트로 마감했다.보안 산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인 보안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비 사업과 장비 제조업. 경비사업은 다시 시설경비 호송경비 신변경호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전통 보안사업을 뒷받침하는 것이 시스템 제조 사업이다.전통사업 분야 가운데 VIP경호 산업은 눈에 띄는 업종.국내 시장도 인기 연예인 경호 업무를 포함, 기업 주요인사 경호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인기연예인을 담당해온 신변 경호업체 베스팀은 외국 정부인사, 기업 임원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요녕성 고위관리를 공항 입구에서부터 수행했다.사설경호 재해복구 시스템 관심 증폭이 회사 관계자는 “월드컵으로 인해 외국 VIP의 대거 입국이 예상된다. 세계 왕족들은 물론 기업 임원들의 출장으로 신변 경호에 대한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기업 임원들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보안 강화에 돈을 쓰려한다”며 “신변 경호업체들의 인기가 올라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특수부대 경력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신변경호 시장은 이 시장에 대비한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 시장을 공략한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 이 때문에 특수부대 네트워크를 통해 부지런히 기업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다음은 보안장비 시장. 영상감시 및 녹화장비 전문업체인 3R가 테러 직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힌 것처럼 보안장비 업체들은 장밋빛 희망을 안고 있다. 특히 스마트카드를 이용한 출입통제시스템, 생체인식을 이용한 검증 시스템, 출입국자를 관리하기 위해 첨단 X레이 장비 등이 기대주. 당장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로부터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다음으로 재해 복구시스템을 포함하는 통합시스템. 사실 불법자의 침입을 탐지하거나 이를 보호하는 방재 시스템 등 개별장비는 모두 컴퓨터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 수 만개 경보장치도 유선망에 의해 연결되고 상황실 컴퓨터 통제를 받게 된다. 따라서 네트워크 통합 설치, 중앙통제 및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등은 필수불가결 요소.최근에는 사이버 테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돼 이중삼중의 파이어월(방화벽) 암호시스템 안티해킹시스템 추적시스템 등이 보안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9월19일 전세계를 강타한 님다 바이러스가 대표적 사례. 님다가 e메일로 퍼지는 순간 기업의 서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전에 활용된다면 적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이에 대응한 시만텍 맥아피 안철수연구소 등 내로라하는 보안업체들도 10여시간 동안 구경만 해야 했다. 그런데 사생결단을 하고 달려드는 테러리스트에게는 미션임파서블(불가능한 작전)은 없다.문제는 그 다음. 재해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관건. 건물 교량 등의 물리적인 요소는 시간을 요하지만 증권 및 금융거래 데이터 통신시스템 등은 즉각 정상을 회복해야 한다. 뉴욕 테러에서도 보듯이 모건스탠리사가 재빠른 재해복구 시스템 덕분에 업무복귀가 신속했다.이를 위해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금융 및 시스템 업체들은 원격지에 데이터를 보존하는 이중 백업장치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복구전문업체들에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국내 기업도 재해복구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원격지 이중백업 장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 주택은행 동원증권 등이 대표적 사례. 이 때문에 EMC HDS 등 재해복구 시스템 및 서비스 관련 기업들은 팔장 끼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어서 오라고.”테러 수혜 업종스토리지·재해복구 시스템 업체 ‘룰루랄라’테러 수혜를 톡톡히 본 기업으로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업계와 재해 복구시스템 업체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스토리지는 컴퓨터 데이터를 저장하는 전자 도서관. 증권 금융기관 등 한 순간의 업무 공백도 없어서는 안될 기업의 필수품. 모건스탠리와 주택은행이 대표적 사례다.9월11일 오전 10시께 모건스탠리는 붕괴와 동시에 재해를 선포하고 모든 전산시스템을 필라델피아 백업센터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9월1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업무를 재개했다. 모건스탠리의 재해복구시스템 뒤에는 선가드가 있었다.최근 서울 도곡동에 이중백업센터를 구축한 주택은행 뒤에는 EMC라는 스토리지 업체가 있다. 이중백업장치는 고객 신뢰의 밑거름이자 미래의 보험이다. 그러나 이중백업 장치는 말 그대로 시스템을 하나 더 설치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가가치가 없는 1백% 비용 요소다. 개인사용자 측면에서 볼 때 은행거래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를 한 대 더 사는 케이스. 자연스럽게 경영자들은 막대한 비용을 탓하지만 어쩔 수 없다. 주택은행은 60억~8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은행 사례로 미뤄 모건스탠리도 백업시스템 구축과 유지관리를 위해 수천만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나머지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수십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거나 붇고 있다.그러나 어찌하랴. 비싸도 백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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