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아이디어 얻어 창업 … 영업·홍보·청소 종횡무진, 원스톱 서비스로 자리매김
인천 지역에서 꽤 규모가 큰 종합건설회사를 경영하던 정태민 사장. IMF 외환 위기는 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잘 되던 회사가 난데 없는 부도를 맞은 것이다. 그는 머리를 식히고 재기하기 위한 사업 아이디어도 찾을 겸 여행을 떠났다. 미국을 둘러 보니 청소대행업체가 성업중이었다.지금 우리나라 대부분의 청소 대행업체들 대표처럼 정사장이 운영하는 타워크리닝시스템의 ‘청소대장’ 역시 이렇게 외국의 사례를 보고 옮겨와 사업을 벌인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어느 경쟁업체보다 견실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된 데는 ‘제대로 해 보자’는 서비스 정신과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바탕이 됐다.미국서 아이디어를 얻고 사업을 해보기로 결정하자 정사장은 건설사 시절부터 함께 하던 지기인 오태종 실장을 미국으로 ‘연수’보냈다. 오실장은 미국에서 실제 청소업체에 취업했다. 여기서 근무하면서 업무 흐름과 기기 및 세제 종류에 대해 익히고 기기의 구매경로나 사용법 등을 파악해 나갔다. 이렇게 1년 가까이나 미국에 머무른 후 돌아와 98년 정사장 및 김윤철 이사는 함께 회사를 시작했다. 처음 문을 열 때는 세 명의 창업자가 직접 영업과 홍보, 청소를 하며 몸으로 뛰었다. 주문이 갑자기 밀려들어 작업량이 폭주할 때는 아내 아이들 할 것 없이 가족까지 팔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정도였다.외환위기 이후 가맹점 모집 타이밍 적중한동안 이렇게 유지하다가 꾸준히 반응이 좋아 ‘청소 대행에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자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다. 정사장은 당시만 해도 청소 대행업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데다 힘들고 지저분한 일로 인식되고 있어 ‘누가 할까’하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넘쳐나고 공공근로라도 하겠다고 줄서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가맹점 모집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처음에는 작업요청이 밀려들면 일용직을 고용해 함께 일하기도 했지만 자기집 일처럼 깔끔하게 청소를 끝내지 않아 고객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가맹점 확대를 서둘렀다. 이제 가맹점은 40개에 달해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당분간 확장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일정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청소상품권을 선물로 제공하고 이동통신사가 가입고객에게 청소 할인 서비스를 주는 등 제휴를 통해 인기를 인정받고 있을 정도다.정사장은 ‘서비스가 확실하지 않으면 돈을 안받는다’는 신조로 일한 덕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분당의 아파트 밀집 지역의 경우 주문이 밀려 있어 주말에 청소를 맡기려면 한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세분화된 청소 대행 시장을 통합, 원스톱 서비스로 종합청소를 해결해주는 것도 고객에게 ‘편리하다’는 인식을 줬다. 청소대장이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는 건물 외벽이나 유리창 터널, 다리 옥외간판 등 외부시설을 전담하는 외부클리닝, 카페트나 소파, 블라인드 버티컬을 항균 살균 소독하는 실내크리닝, 물탱크 배관 닥트 공조설비 보일러배관 문화재 등을 맡는 특수클리닝, 원목 고철 항공기 선박 등을 처리하는 특수방제클리닝 분야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결국 모든 청소는 다 해결한다고 보면 된다. 가맹점의 경우 초기에는 규모가 작고 비교적 쉽고 간단한 장비로 처리할 수 있는 실내청소부터 시작해서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면 외부청소 작업까지 확대해 가는 것이 보통이다. 소형 아파트 유리창 청소의 경우 최소 5만원 선, 대형 건물 종합청소는 4천여만원에 이르는 등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맡고 있다.‘파란하늘’ 브랜드로 유리창 세척업 공략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다양하게 열어놓은 전략도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주문의 60%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온라인 주문은 본사가 일괄 수주해 가까운 지역 가맹점에 할당하거나, 대형 공사를 수주했을 경우에는 여러 개 가맹점과 본사가 공동 작업을 진행한다. ‘자장면 배달을 시키듯’ 쉽게 청소대장을 찾을 수 있도록 청소대행업체로는 유일하게 1588전화로도 주문을 받는다.요즘 이 회사는 기존 ‘청소대장’브랜드 외에 ‘파란하늘’이라는 새 브랜드를 만들어 유리창 세척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는 실내에서 외부 유리까지 동시에 세척할 수 있는 안팎 동시세척기 개발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청소대행을 하면서 건물 유리를 청소할 경우 위험하게도 고층 건물에 사람이 직접 로프에 매달려 작업해야만 하는 것 외 대안에 없는 데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안에서 바깥 유리도 닦을 수 있는 기기 개발에 직접 나서게 됐다. 자석식 세척판을 유리의 안쪽과 바깥쪽에 마주보게 붙이고 세척액을 뿜어 청소하는 것이다. 창틀에 고인 폐수를 흡입기로 빨아들이면 간단히 청소가 끝난다. 이 안팎 동시세척기 ‘파란하늘’ 브랜드로는 기존 가맹점에 기기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청소대행 업체에 판매를 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02)572-2500창업 길라잡이“내집처럼 닦는다” 정성이 성패 좌우현재 청소대장의 40개 가맹점 중 절반 이상이 무점포 창업으로 부부 등 2, 3인이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리창세척업만 전문으로 할 경우 1천만원을 넘지 않는 적은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대형 아파트단지 주변이나 사무실 밀집 지역이 유망 창업지. 특히 ‘집안일은 내손으로 해야만 속시원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중장년층의 주부보다는 간편하고 깨끗한 것을 선호하는 젊은 주부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중소형 빌딩 호텔 예식장 대형 외식업체 등도 훌륭한 예상고객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청소를 해주는 등 적극적인 영업이 필요하다. 유리창 청소만 전문으로 할 경우 창업비용은 최소 9백60만원. 가맹비 2백만원, 장비구입비 7백20만원, 초도물품비 및 홍보비 60만원 등이다. 점포를 임대할 경우에는 장비 보관 및 업무용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5평 정도면 충분하다.유리창뿐 아니라 실내청소를 할 경우에는 1천5백50만원 정도로 창업할 수 있다. 가맹비 5백만원, 장비구입비 7백50만원, 초도물품비 2백만원 홍보비 1백만원 등이다. 여러 가맹점과 본사가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대형 외부청소까지 하려면 여기다 장비구입비 4백만원을 추가한다. 점포까지 얻을 경우에는 총 3천여만원까지 창업비용이 들 수 있다. 현재 청소대장 가맹점들은 월평균 2백만~4백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청소대행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을 경우 문을 연 뒤 몇 달 동안 일거리가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가맹시 꼭 홍보비를 따로 책정하는 것도 그만큼 영업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