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48.33세·코스닥 44.11세

코스닥, 정보통신 바람 타고 상위 20위권 포진…한창 일할 중년 기업 69.9%차지 '기업 전망 낙관적'

‘상장기업 48.33세, 코스닥기업 44.11세’.가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기획, 조사한 2000년 한국기업의 평균연령이다. 1994년(95년 12월 창간호 게재)과 96년(97년 10월7일자 게재) 조사에서는 상장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코스닥기업을 포함시켜 한국기업 전체의 연령을 산출하는 데 역점을 뒀다.먼저 상장기업과 코스닥기업의 평균연령을 비교해보면 코스닥기업들이 97년 이후 정보통신바람을 타고 설립된 탓에 상장기업(평균연령 48.33세)보다 4.22세 젊게 나타났다. 전체 기업연령 순위에서도 코스닥기업들이 상위 20위권에 대부분 포진했다.상장기업과 코스닥기업을 망라한 2000년 기업연령조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94년 이후 기업들의 노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변화추이는 여러 분석자료에서 감지되고 있다.94년 이후 기업 조로 심화상장기업의 경우 94년 평균연령이 45.6세였으나 2000년 평균연령은 48.33세로 6년 사이 2.73세를 더 먹었다. 기업들이 IMF외환위기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은 데다 경기마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자꾸만 하락세를 타면서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한 점 등이 노쇠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연령대별 기업분포를 보면 기업들의 노쇠화현상은 확연히 나타난다. 사람으로 따지면 청춘기에 해당하는 30대에 포진한 기업이 3백52개사로 전체(952개사)의 37%를 차지했다. 30대 기업은 96년에 44.2%였으나 불과 4년 사이 7.3%포인트 줄어들었다. 정년퇴임기에 해당하는 60대, 70대 이상 기업 또한 10%(95개사), 1.4%(13개사)로 96년에 비해 증가했다.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기업의 전망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정력적으로 일한 나이인 40대 기업이 96년 28.8%(1백73개사)에서 32.9%(3백14개사)로 증가한 데다 30대, 40대의 중년층 기업들이 전체의 69.9%(6백66개사)를 차지하고 있어서다.업종별 평균연령에서는 97년 이후 변화된 기업환경이 여실히 반영돼 나타났다. 정보통신 바람이 거세게 분 탓에 이들 업종의 평균연령이 상대적으로 젊게 나타났다. 부가통신업종이 37.06세로 가장 젊었고 소매업종 37.71세, 정보처리업종 37.72세로 다른 업종에 비해 10~15세 정도 젊었다.반면 업종경기침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건설업(51.19) 가죽업(50.30) 어업 및 광업(60.20) 원피가공업(51.81) 음식료업(51.67세) 등은 50대에 포진, 노쇠화가 두드러졌다.30대 그룹 기업 연령은 부침이 심했다. 우선 한라 진로 대상 해태 한보 등 14개 그룹이 탈락하고 현대자동차 포철 금호 현대정유 한솔 등이 새로 30대 기업에 진입했다. 연령 또한 증가했다. 30대 그룹 평균연령은 46.98세로 96년 42.38세에 비해 4.6세를 더 먹었다. 30대 그룹 중 가장 젊은 그룹은 지난 97년 설립된 하나로 통신으로 21.27세였다. 상장업체 가운데 가장 젊은 기업은 대원제지공업으로 34.66세. 업종을 제지업에서 무역업으로 전환한 것이 가장 젊은 기업으로 선정된 배경이다. 코스닥기업에서는 쓰리알이 가장 젊은 기업으로 선정됐는 데 나이는 가장 힘이 넘치는 20대다.96년 이후 가장 회춘한 10대 기업은 대원제지공업 신성무역 아세아제지 오양수산 동부정밀화학 영창악기제조 아이케이엔터프라이즈 미래와사람 삼환까뮤 보락 등이었다. 대원제지공업의 경우 기존 제지설비업에서 무역업으로 업종전환한 뒤 매출액이 크게 증가, 연령이 무려 27.84세나 낮아졌다. 미래와사람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수입대행 부분 신장 및 섬유수출부문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신성무역은 반도체 PC 및 이동통신 등 내수 및 수출증가로 큰폭의 외형신장을 기록한 것이 회춘요인으로 작용했다.반면 노쇠화가 빠르게 진행된 기업도 많았다. 96년 이후 가장 노쇠화가 빠르게 진행된 기업은 경남기업 삼립산업 한국합섬 롯데삼강 동양화학 한익스프레스 서울도시가스 한라건설 대한전선 현대산업개발순. 경남기업은 관급공사의 수주부진과 주택사업 축소로 외형이 감소, 무려 29.13세를 더 먹어 2000년 기업연령은 칠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립산업은 매출성장세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경영자의 평균연령과 설비연령이 증가한 탓에 노쇠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롯데삼강의 경우 경기위축과 시장의 성숙기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나이를 많이 먹었다.연령대별 경영전략 성공하면 명맥 유지가 94년 최초로 시도,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기업연령 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먼저 자기기업의 연령에 적합한 경영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기업들은 명맥을 유지하며 계속 성장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쇠퇴기에 접어들었거나 수명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일회계법인 최권수상무(공인회계사)는 “20~30대의 성장기 기업들은 사업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 시기이니만큼 신중한 사업타당성 분석과 사업계획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3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까지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들 또한 자기만족에 빠져 경영혁신을 게을리 하면 쇠퇴기로 접어들 수 있어 지속적인 사업성 점검과 연구개발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50대 후반부터 70대 쇠퇴기에 있는 기업들은 부실사업의 과감한 정리, 핵심사업에 대한 역량집중, M&A를 통한 경영진의 세대교체들이 필요하다고 최상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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