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취급 할 땐 울컥 … 자존심부터 버려야”

보험사 간부서 청소부 변신, 아내 내조 힘입어 나홀로 창업 … 청소사업 틈새공략 성공

침대세탁은 일견 생각하면 단순한 사업이다. 가정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기계를 꾸려 출장을 나가면 된다. 교육받은 요령대로 침대를 뒤집어 기계를 사용해 비누세탁을 하면 된다. 세탁 교육은 하루만 받으면 된다.그러나 이정태 침대세탁119 사장은 단순한 사업을 시스템적인 사업으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본인이 직접 가정에 출장을 나가 침대세탁을 하고 있지만 3명의 직원과 함께 사업화에 성공한 것.개인 점포창업으로 출발해서 최근에는 ‘침대세탁119’라는 브랜드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창업초기 사무실도 없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출장을 나가는 무점포 사업에서 이제는 ‘침대세탁119’라는 브랜드와 노하우를 판매하는 전략도 구사한다.“브랜드 사용료와 교육비로 약간의 가맹비를 받는다. 이 가맹비는 사실 큰 수입원으로 삼기는 어렵다. 브랜드 사용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없다. 개인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얼마든지 브랜드 사용권을 줄 용의가 있다”는 것이 이사장의 설명이다.“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그야말로 우연이다. 보험사 영업국장을 마치고 재취업을 찾다가 침대세탁을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 이사장의 설명. 여느 창업스토리와 다를 바 없다. 99년 1월 사업을 시작한 이사장은 지금은 사무실도 마련하고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60여개의 대리점망도 구축했다.“침대세탁119 대리점은 상호 사용 및 교육을 위한 초기 가입비만을 받고 있다. 대리점간 지역을 세분해 가정을 찾아가는 공격적인 마케팅은 아직 이르다”며 “성숙한 세탁대행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침대 세균’ 이슈되면서 주문 밀려그가 사업 초기에 가정시장을 공략한 포인트는 진드기와 곰팡이. 매일 편안하게 잠드는 침대지만 그 침대에는 평균 2백만마리의 진드기 곰팡이 박테리아가 우글거린다며 세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사장이 직접 전단을 제작해 가정에 전달하고 생활유통지에 광고를 게재했다. “화창한 날씨라면 수시로 일광소독을 하면 좋으나 장마철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거나 전문세탁점에 맡겨야 한다”고 홍보했다. 사업 초기에는 침대세탁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침대가 알레르기성 비염, 어린이 천식, 아토피성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각종 세균의 온상이라는 한 대학 교수의 연구 보고서가 언론에 발표되면서 침대세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그러다 지난해 7월부터 침대 세균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부각되면서 사업이 커갔다. 덕분에 주문이 폭증하면서 이사장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하루 1~2건 주문도 어려웠던 것이 하루 3~4건으로 늘더니 하루 10곳 이상 주문이 몰려온 날도 많았다. 월소득도 당연히 늘어갔다. 보험사 시절보다 수입도 크게 늘었다.2인용 침대 세탁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비용은 3만원을 받고 있다. 싱글이 2만원, 더블·퀸 사이즈는 3만원. 소파는 1인용이 1만원, 3인용은 2만5천원 등이다. 1년 이상 사용한 침대라면 6개월에 한 번 정도 세탁을 해야 한다고 이사장은 설명했다.사실 이사장은 보험회사 간부에서 ‘미화원’으로 변신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아내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을 얻어 나홀로 창업을 했다. 초기 투자비용으로 1천만원이 들었다. 청소장비 약품 차량 등을 구입하는 데 썼다. 월 평균 6백만~7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잘 될 때는 1천만원의 수익도 바라보고 있다.이사장은 침대에 국한했던 사업범위를 가정용 소파, 카페트, 자동차까지 확대했다. 최근 들어서는 여성 운전자들이 늘면서 자동차 시트 및 천정 세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이사장의 진단이다. 그러나 침대세탁 사업을 전망만 듣고 할 수 없는 일. 이사장은 “침대세탁 사업에 뛰어들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세탁은 가정을 방문해 주부들을 상대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완벽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일부 가정 주부들은 출장 나온 사람들을 서비스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해 줄 건장한 하인으로 생각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그는 “대부분 침대는 부피가 큰 데다 무거워 여자들은 들지 못한다. 따라서 오랜만에 침대세탁하면서 집안대청소까지 하려는 주부들이 있다. 침대를 들면 10년 이상 묶었을 것 같은 온갖 잡동사니가 나온다. 걸레를 던져주며 ‘이것 좀 치워 주세요’라고 머슴 부리듯이 명령한다. 울화가 치밀지만 그래도 참는다”고 말했다.이사장은 이 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자존심을 손꼽았다.“가정 주부가 머슴부리듯 할 경우를 잘 넘기고 마인트컨트롤에 능해야 한다”며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할 것 같으면 사업을 일찍 단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소파 청소는 덤으로 … 고객만족도 높아이 사장은 침대세탁 외에 부가적으로 더해주는 오버서비스에 대해서도 관대하다.“대형 침대는 물론 소파를 청소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침대세탁을 할 경우 집안 청소를 겸하게 되는 데 이때 묶은 때 청소도 도와주면 고객들이 대만족을 느낀다”고 설명했다.그는 이런 오버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고객을 위한 인심인데요”라는 것이 그의 답변이다.이사장은 “실직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실직한 이웃 가장들에게 소자본 창업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점포 창업이 가능하며 세탁에 관한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교육 이수 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업의 큰 장점이다.침대세탁119의 대리점 창업비용은 약 1천1백만원. 세탁장비 6백50만원, 세제류 등 초도물품비 1백만원, 가맹비 3백만원 등이다. 세탁 교육은 하루 정도만 받으면 된다. (02)50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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