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넘긴 기업, 3개 지표 상위 랭크 … 경영시스템 안정이 주요인
시가총액·매출액·당기순이익 상위 10대 기업의 기업연령은 40대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96년 41.20세에서 2000년에는 46.93세로 40대를 유지했다. 이밖에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한국담배인삼공사 기아자동차 S-Oil 삼성SDI 등이 40대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이 50, 60대에 나란히 분포돼 있어 주목을 끈다. 즉 통신서비스와 제철이라는 인프라산업의 연령이 성숙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코스닥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등 무선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1,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옥션이 각각 기업연령 27.85세, 22.58세로 인터넷 기업의 선두 주자로 30대 기업에 등록했다.코스닥 시가총액 30대 기업의 기업연령은 66세(SBS)부터 21.27세(하나로통신)까지 다양하다. 그만큼 코스닥기업들의 활동이 다이내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하나로통신은 다양한 통신기업과 대기업들이 자금을 출자해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된 기업. 사업 초기에는 사업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활동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코스닥 시가총액 4위 기업으로 우뚝 섰으며 인터넷 ADSL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연령도 약관 20대다.코스닥 기업 SBS 시가총액 연령 66세반면 코스닥기업 가운데서도 60대 기업이 있다. SBS다.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시스템은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한편 거래소 상장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당기순이익 1위로 2관왕에 올랐다. 매출은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에 이어 3위를 차지해 고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 걸맞는 대규모의 사업형태, 철저한 구조조정에 따른 견실한 이익구조 등을 보유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연령도 3차례 조사 실시한 결과 30대 후반과 40대에 걸쳐 있어 기업경영의 완숙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춤으로써 변신의 운영폭을 크게 넓혀 놓았다.삼성전자를 뒷받침하는 부품 2인방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역시 ‘삼성의 경영’을 실감케 하고 있다. 매출액에서 22위를 기록한 삼성전기는 기업연령 40대를 유지하며 시가총액 11위, 당기순이익 10위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삼성SDI(구 삼성전관)는 매출액에서 23위, 당기순이익 8위, 시가총액 10위를 기록했다. 전자 3인방으로 불리는 이 3사는 부품 공급과 완제품 조립, 글로벌마케팅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한편 매출액 1위를 기록한 현대종합상사와 4위 LG상사는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30위 안에 들지 못함으로써 유통 및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상사기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물산만이 시가총액 22위, 당기순이익 13위를 기록했다.유통업체 가운데는 현대백화점이 조사기간 동안 38세를 유지하며 당기순이익 23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가 매출액 부문에서 29위, 시가총액에서 14위를 기록한 반면 당기순이익 면에서는 30위 밖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 양사가 동종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시가총액이나 매출에서 신세계에 뒤지고 있지만 1천2백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겨 알짜배기 경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양사 모두 39세의 기업연령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전적인 성과면에서 다른 양태를 보이고 있다.‘고령’ 포항제철, 당기순이익 부문서 4위고령기업 가운데로는 64.38세의 포항제철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액 부문에서 10위,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4위, 시가총액 부문에서 5위를 기록한 것. 3개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견실한 경영 그 자체를 나타낸다. 기업 연령도 94년 46.65세에서 96년 54.41세, 2000년에 64.38세를 기록함으로써 완숙미가 더하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포스피아라는 컴퓨터기반의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에 들어감으로써 투명한 데이터경영체제를 갖췄다. 이에 따라 기업 연령에 변화는 물론 당기순이익에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이밖에 SK텔레콤은 매출액이 5조7천6백9억원으로 17위를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3천6백9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역시 무선통신 서비스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임을 입증한 셈. 신세기통신을 인수하고 인프라를 확장하는 등 막대한 투자 단계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빅머니’를 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시가총액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기업 연령은 55세로 96년 35세에 비해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