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 해도 마이 웨이‘작은 권리 찾겠다’ 분투

불량상품 고발운동 / 리콜뉴스불량품 불매 불사 … 소비자 ‘친구’ 안착최근 소비자보호 인터넷 사이트 리콜뉴스는 소비자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리콜뉴스가 ‘KTF 네온 4016’(016 전용 휴대폰)의 품질 불량을 문제 삼은 지 5개월만에 업체로부터 사과는 물론 환불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내서다. 고객들의 불만에도 꿈쩍하지 않던 업체들의 횡포를 이름없는 인터넷 사이트가 바로 잡은 사례여서 수많은 회원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이동준(36) 리콜뉴스 대표는 “지금까지 1백20명이 환불받았다”며 “지난 5개월 동안 불매운동도 하고 항의 메일도 보낸 결과 이같은 효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지난 5월 이대표는 제주도에 사는 한 회원으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KTF의 전용 휴대폰인 네온 4016이 사용중에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등 문제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원은 해당 업체에 항의한 뒤 새 것으로 교환받았지만 문제는 여전했다. 이후 이대표는 유독 이 제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회원들의 메일을 많이 받았고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그러나 이름없는 인터넷 사이트의 대표에게 업체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대표는 KTF와 단말기 제조 업체인 텔슨전자 등 두 곳을 개별적으로 공략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KTF에는 단말기의 문제점과 회원들의 항의를 매일 전달했고, 텔슨전자에는 텔슨전자가 납품하는 노키아에까지 메일을 보냈다. “귀사에 단말기를 제공하는 텔슨전자는 문제점이 있는 업체”라는 요지의 e메일을 보내자 당장 텔슨전자에서 사과하는 내용의 팩스를 이대표에게 보내왔다.여러 차례 전화와 e메일을 통해 항의했음에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텔슨전자가 이렇듯 화들짝 놀란 이유는 이대표가 노키아를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KTF는 결국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는 이대표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고객이 원하면 환불해주겠다는 약속은 했다.한 회원은 이대표에게 “리콜뉴스가 나의 입장을 대변해줘 혜택을 받았다”며 “나에게 관련되지 않은 일이라도 리콜뉴스의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편지를 보내왔다.20대 소비자 불만 적극 해결할 계획리콜뉴스는 이밖에도 샤프전자의 노트북 환불, 금강제화 구두 환불, 뉴텍 컴퓨터 교환 등 상품에 관한 회원들의 불만을 대표해 해결해 줬다. 혼자 일을 감당하다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 발만 구르던 소비자들로서는 리콜뉴스가 믿음직한 친구인 셈이다.“20대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렇듯 의지가 있어야 서로 연대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거대 업체를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거죠. 과연 리콜뉴스가 해결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회원들에게 보란 듯이 업체들의 항복을 받아내면 기분이 좋습니다.”지금 이대표가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한화정보통신에서 생산한 ‘마이크로 아이’라는 단말기다. 송수신 불량으로 50여명의 회원들이 문제점을 호소, 업체에 건의를 했지만 업체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대표는 “전국 1천개의 쇼핑몰과 연계해 불매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성원 기자 parker49@kbizweek.com납세자 권리운동 /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새는 자동차세 찾았다” … 조세 형평 일조98년 초 발족한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이 추진한 ‘자동차세 차등부과 개정’ 운동은 국내 납세관련 시민운동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3천만원을 호가하는 새차나 재산적 가치를 상실한 10년 된 자동차가 배기량이 같다는 이유로 자동차세를 똑같이 내야 하는 모순을 꼬집은 것이다.자동차세는 도로 이용, 사회적 비용, 재산적 가치를 고려해 부과돼야 하는 데도 일괄부과한다는 것은 조세형평에 어긋난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재산적 가치를 감안한 선진국형 중고차세 차등부과에 대한 제도개선안을 98년부터 행정자치부와 각 정당에 제출하는 것으로 이 운동은 시작됐다. 결국 99년 정기국회 때 2백99명의 국회의원 중 여야 의원 1백60명의 발의를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행정자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안건이 보류되는 난관에 부딪쳤다. 지방세인 자동차세가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게 이유였다.이 단체는 오래된 차도 사용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실천해 보이기 위해 99년 10월1일부터 3박4일간 논스톱으로 국토종단을 실시했다. 59만km를 주행한 23년 된 포니, 지구를 17바퀴나 달린 19년 된 브리사, 16년 된 봉고코치 등 오래된 차 5대가 마라톤 경주를 실시한 것이다. 임기상 대표는 “3백만원 짜리 낡은 자동차라도 새 차와 배기량이 같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면 자동차를 수명이 다 할 때까지 검소하게 사용할 명분이 없다는 걸 정부측에 알려주려 했다”고 말했다.새차·낡은 차 세금 차등 부과 성과 일궈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하자가 있을 때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 ‘돈’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이 내는 ‘세금’에 대해서도 당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움직임이 계속 일고 있다.최근 사례로 참여연대가 추진 중인 ‘서울시 예산안 삭감’ 요구를 들 수 있다. 현재 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는 서울시 2001년도 예산 중 새마을운동중앙회 서울특별시지부 회관 이전 비용으로 23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을 확인하고 이의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특정단체의 건물구입에 예산을 편성한 것은 타민간단체와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업계획서도 제출하지 않고 23억원이 편성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참여연대측의 입장이다. 이 단체는 앞으로 민간단체지원을 위한 보다 투명하게 하고 형평에 맞는 예산집행이 되도록 시민공청회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낭비된 예산이 있다면 납세자 소송으로 되찾아야죠.” 하승수 변호사(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 실행위원장)의 주장이다. 하변호사는 외국의 납세자 소송제도 사례로 낭비예산을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미국 연방법상의 소송제도와 일본의 주민소송제도를 꼽는다. “한국에서도 이런 납세자 소송제도를 도입해 납세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예산낭비를 근절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참여연대는 재정경제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개편안 내용 중 종합소득세율을 현행 10∼40% 수준에서 9∼36%로 인하하겠다는 것이 ‘중산ㆍ서민층의 세부담 경감’이나 ‘국가재정의 건실화’와는 배치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세개혁팀 관계자는 “중산층과 서민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종합소득세율 인하의 혜택은 상위소득계층에게 집중된다”며 “결국 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불균형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편안대로라면 면세점(4인 가족 기준으로 1천3백17만원 이하) 이하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근로자(전체 근로자 중 46%가 여기에 해당한다)에게는 추가 혜택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이임광 기자 LLKHKB@kbizweek.com이색 NGO‘주부들이 무섭다’ … 주로 식품·환경분야서 맹활약‘차라리 아이를 굶겨라!’.환경정의시민연대 산하 ‘다음을 지키는 엄마모임’ 회원들은 유해음식이 넘쳐나는 요즘 세태를 보고 차라리 아이를 굶기라고 외친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확인한 유해음식의 현황을 토대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는 아이들을 해치는 39가지 음식과 인체에 유해한 각종 농약성분이 조목조목 분석돼 있다. 이 모임은 식품 및 생활필수품의 독소물질을 연구 규명하는 한편 각종 거리 이벤트와 세미나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아줌마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선포한 열혈 주부단체도 있다. 99년 11월 발족한 ‘아줌마반란부대’는 단체 이름을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아나기)’이라 바꾸고 아줌마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0월31일에는 아나기 회원들이 대외 활동하느라 화난 아저씨들이 뭉쳤다는 ‘아저씨회’ 창립을 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줌마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용숙 회장은 “기득권 집단인 아저씨들의 동참과 지원을 등에 업고 폭넓은 시민운동을 벌이고자 아저씨회 창립을 도왔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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