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뭉친 소비자가 든든한 ‘빽’이지요”

홈페이지 제작업하며 틈틈히 소비자 불만 접수, 항의 해결 안되면 소비자 연대 불사

“대학 다닐 때도 학생운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어요. 그런 제가 소비자운동을 하게 된 것은 제가 직접 피해를 봤기 때문입니다.”이동준(36) 리콜뉴스 대표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인터넷 사이트를 계획한 것은 지난해 9월. 그가 타고 다니던 현대차의 스타렉스가 자주 말썽을 부리자 그는 리콜제도를 생각해 냈다.“다른 차들도 비슷한 문제점을 갖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차들이 많다면 리콜을 요구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현대차 홈페이지에 가봐도 리콜을 요구하는 곳이 없었고 각종 소비자 보호 단체의 홈페이지에도 이런 문제점을 나누고 정보를 얻는 곳이 없었습니다. 미국에는 소비자안전협의회(CPSC)가 리콜문제를 전담합니다. 수많은 리콜 요구 정보들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연대할 수 있는 거죠.”컴퓨터에 능숙한 이대표는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준비, 지난 3월 사이트를 오픈했다. 현대차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회원들의 도움과 제보로 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이를 해결하고 있다. 이미 1천2백명의 회원을 움직이는 소비자 보호 사이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이대표는 지난 97년12월 유전공학 분야의 연구원 생활을 접고 어너더스페이스라는 홈페이지 제작 업체를 차렸다. IMF 때문에 그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일자리마저 잃을 위기에서 그는 창업을 선택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리콜뉴스(www.recallnews.co. kr)에 관련된 작업을 경기도 수원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같이 한다. 직원은 없고 혼자서 모든 일을 진행한다.그는 매일 아침 9시 3평짜리 사무실에 출근하면 e메일부터 체크한다. 보통 40여통의 메일이 들어오는 데 대부분 제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다.그래서 그는 항의가 들어온 제품의 TV 광고를 유심히 보고 때로는 대리점에 가서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점심 식사를 전후해서 해결한다.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후에는 업체들의 홈페이지를 방문, 회원들의 불만을 전달한다. 무조건 항의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직접 피해 보고 나서 소비자 운동 결심이런 그의 노력에 일부 업체는 즉각 사과 메일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상투적인 대답이나 무응답으로 일관할 때가 많다. 이 경우 그는 실무자들에게 직접 전화한다.여기서도 반응은 해결하려는 쪽과 무시하는 쪽 두 가지로 나뉜다. 무시하는 업체에는 집단 행동을 보여준다. 우선 회원들의 항의메일과 해결책을 이대표에게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모아 소비자보호원에 제출한다. 여러 명의 불만이 있어야 소보원에서 조사를 시작할 수 있어서다. 최근엔 LG전자 휴대폰 ‘CX300’의 문제점을 고발한 회원 40명의 위임장을 받아 관련 서류를 소보원에 제출했다.이렇듯 업체에 전화하고 소보원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하다보면 하루가 저물어 간다. “아내가 제일 믿음직한 회원입니다. 돈벌이가 되는 일이 아닌 데도 저를 믿어주고 격려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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