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익명성 타고 ‘나홀로’ 베팅 열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강원도 정선을 온라인에서 만난다. 몇번의 클릭만으로 오프라인 카지노의 짜릿함을 그대로 느낀다. 하지만 대박은 없다. 만약 대박이 있다면 그것은 불법 도박사이트이거나 불법 해외 카지노 사이트로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현재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카리브해 연안국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인터넷에서 현금을 주고 받는 오프라인식 ‘카지노’는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문을 연 사이버 카지노는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까. 일반적인 인터넷 게임 비즈니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리얼 머니’가 아닌 ‘사이버 머니’로 베팅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월 이용료를 받는 식이다. 혹자는 다른 게임도 아니고 카지노에서 현금이 아닌 ‘가짜돈’으로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하지만 사이버 카지노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수익도 짭짤하다고 관련업체들은 말한다.현재 합법적으로 사이버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은 10여개로 머니게임넷닷컴, 하이넷게임, 럭키포유, 카지노119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슬롯머신 포커 바카라 블랙잭 등 정통 카지노 게임을 사이버 상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트워크로 여러 사람이 참가하는 멀티 카지노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월 이용료는 무료인 곳도 있고 적게는 1천원에서 많게는 1만원을 받고 있다. 서비스 초창기엔 무료 회원제로 운영하다 지금은 대부분 유료회원제로 꾸려가고 있다.이용자는 월 이용료만큼의 사이버 머니를 받아 게임에 참가한다. 게임에서 이기면 사이버 머니로 받아 마일리지로 축적해놓거나 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상품을 살 수 있다.일단 회원이 1만명이 넘으면 BEP(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올 1월 사이트를 오픈한 머니게임넷닷컴(moneygamenet.com)은 7월에 유료화했다. 현재 유료회원은 약 2만명.이 회사 윤석천 사장은 “월 이용료는 1천원으로 월평균 2천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유료화 이후에도 회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12월엔 이용료를 5천원으로 올려 4천만원 정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 평균 2천5백만원 매출이면 손익분기점은 넘는다”고 덧붙였다. 머니게임넷닷컴은 자체개발한 멀티 카지노 솔루션을 해외 카지노 사이트에 수출해 수익선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올해 7월 사이버 카지노를 유료화한 하이넷게임(hinetgame.co.kr)은 월 5천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유료회원은 11월초 현재 5만명. 월평균 2억5천만원의 매출에 2천5백만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이 회사 오기택 기획팀장은 “현재 손익분기점은 넘고 있어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럭키포유(l4u.co.kr)는 올 2월 문을 열고 무료로 운영 중이다. 이 회사 황명봉 마케팅 부장은 “해외 사이버 카지노를 대상으로 솔루션 수출을 준비 중이며 미국 필리핀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119(casino119.com)도 올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7월부터 유료회원을 모집해 현재 2천5백명을 확보한 카지노119의 월 이용료는 1만원. 사이트 운영업체인 퓨전시스템 김준식 마케팅 팀장은 “회원이 1만명 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합법적인 사이버 카지노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는 가운데 일부에선 불법 카지노 사이트와 해외 카지노 사이트의 범람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불법 사이버 카지노가 상당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와 함께 현재 해외의 불법 카지노 사이트들이 버젓이 한글로 서비스하면서 한국인을 유혹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실제로 한글 서비스 해외 불법 사이버 카지노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이문혁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불법정보팀장은 “1년 전만 해도 10여 곳에 불과했던 해외 불법 사이버 카지노 사이트가 최근까지 파악된 곳만 34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어쨌든 사이버 카지노는 편리성과 익명성이란 점에서 이용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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