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편차’ 따라 재테크 승부 갈린다

선진국 국민들의 재테크 성향을 알아보기에 앞서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 시티그룹 등 주요 국제금융기관들은 어떤 방법을 추천하는 지에 대해 알아보자.물론 재테크의 ‘정도’란 없다. 경제여건에 따라 재테크 당사자에 따라 그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이미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이 제시하는 재테크 방법도 다양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 주요 국제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재테크의 바람직한 방향이 ‘우(憂)’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주요 국제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재테크에 대한 접근은 재테크란 철저하게 ‘정보편차에 의한 게임’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같은 재테크 수단 풀(Pool)에서는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정보를 적게 갖고 있는 사람의 돈을 딴다고 보고 있다.국제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재테크 방법도 대부분 이런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재테크 방법을 한국 현실에 적용해 보면 어떤 방안이 나오는가. 대체로 세가지로 요약된다.1. 재테크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라먼저 기존에 인식하고 있는 재테크에 대한 선입견부터 버려야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재테크에 대한 인식은 주식시장에서 A종목과 B종목을 얼마나 잘 선택할 것인가가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정보분석을 생명처럼 여긴다. 반면 증권회사의 영업맨이나 경제신문을 토대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정보량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결국 일반인들이 재테크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개인들이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따라서 개인들이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테크 수단별로 흐름을 잘 탈 것을 먼저 권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는 재테크 수단인 채권 주식 부동산,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각종 금융상품, 환율관련 상품간의 흐름을 잘 갈아타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이를 외환위기 이후 재테크 수단별로 흐름을 잘 탔을 경우 얼마만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는가를 통해 알아본다.외환위기에 몰리던 97년 말 당시 우리나라 금리는 31%까지 급등했다. 채권값과 금리간에는 역비례(Trade-Off) 관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채권이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다. 그후 6개월만인 98년 6월 말에는 금리가 1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리란 돈값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는 의미다.문제는 당시 우리 경제의 미래와 개인들이 바라보는 앞날이 워낙 불투명했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민간소비나 기업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경제이론가들은 세상의 모든 돈은 얼굴이 없다고 보고 있으나 재테크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1원의 돈도 주인없는 돈이 없다고 보는 점이 차이가 난다.결국 시중에 많이 풀린 주인이 있는 돈을 놀릴 수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국내 주가(종합주가지수)가 279에서 1000선을 넘는 유동성 장세가 연출됐다. 이때 채권에서 주식으로 갈아 탔으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이런 흐름을 잘 탄 사람들은 외환위기 이후 약 1천% 가까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정보편차가 나는 경제안목을 길러라이처럼 재테크 수단별로 흐름을 잘 타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경제를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국제금융기관들은 권고한다.유념해야 할 것은 경제안목을 기를 때 정보편차가 나는 경제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시각에서 대부분 일반인들이 경제안목을 기르는 수단인 국가기관이나 전문 전망기관을 통한 방안은 이들 기관의 경제전망 발표와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기 때문에 정보편차가 나는 경제안목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다.따라서 나름대로 일상생활에서 경제를 쉽게 파악하는 한 두가지 방안은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를 테면 자기 집에 배달되는 주말판 신문두께가 두꺼워지면 경기가 살아나고 얇아지면 향후 경기가 안 좋아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남과 구별되는 경제안목을 기르는 방안이 있어야 재테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방법이 잘 맞을까.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과거 오랜 경험을 토대로 일상생활에서 경제를 쉽게 파악하는 12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12가지 방법 중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민들의 대표적인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텔레비전(TV)의 자동차 광고 내용을 보면 재테크에 필요한 경제안목을 기를 수 있다.대체로 우리나라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주부들의 경우 소득수준에 맞는 합리적 소비보다는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브랜드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경제이론에서는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라 부른다. 어떤 사람들은 한때 사회적 관심사를 불러 일으켰던 로비스트인 ‘린다 김의 소비심리’라고 부르기도 한다.예를 들어 어느 날 갑자기 TV에서 팔등신 미인이 나와서 자동차를 사라는 광고가 나왔다고 하자. 아마 뭇 남성들에게는 이런 내용의 자동차 광고가 나왔을 초기 무렵에는 광고 속에 나오는 자동차보다는 팔등신 미인만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는 앞으로 우리 경기가 좋아져서 주식을 매입하는 시기로 보면 된다.반대로 자동차 광고 내용이 할부나 무보증을 강조하는 내용이 나올 경우에는 앞으로 우리 경기가 악화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주식을 매도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아무리 팔등신 미인이 나오는 광고라 하더라도 많이 보면 식상해진다. 다시 말해 자동차 광고에 나오는 팔등신 미인이 아니라 자동차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만큼 자동차 광고정보는 공유가 됐다는 의미다. 이때에는 재테크 관점에서 의미가 없는 정보다.3. 글로벌적인 안목을 길러라마지막으로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적인 안목을 길러야 한다. 경제 이론대로라면 재테크 수익률을 결정하는 각종 가격변수는 그 나라의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 부른다. 만약에 재테크 변수가 경제실상을 잘 반영한다면 경기예측을 잘 하는 사람이 높은 재테크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경기예측을 잘 하는 사람’보다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하고 데이트레이딩 기법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돈다. 결국 우리나라 재테크 변수는 우리 경제 실상보다는 미국 증시에 좌우됨에 따라 이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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