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카지노가 없었더라면 어떤 형태로든 도박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와 호텔들이 미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 크다. 따라서 그 문제에 대한 재고의 여지가 없다.”97년 6월 라스베이거스를 찾아온 미국 대통령 클린턴이 그 문제(카지노 부작용)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클린턴의 말처럼 카지노 경마 경륜 복권 등 이른바 사행산업은 기간산산업화하고 있다.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4조9천억원에 달하는 레저시장에서 경마 경륜 내국인 카지노 복권 등이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6조1천5백7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행산업이 전체 레저시장의 41%를 차지했다.앞으로 이 산업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는 것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강원랜드 카지노와 창원 경륜장의 매출 급증, 내년 4월 경정사업 시행 등으로 이 분야 사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특히 프로축구 월드컵 열기를 타고 승부를 맞추는 스포츠토토가 등장함에 따라 사행산업은 더욱 가정속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기준으로 경마 매출액은 4조4천3백90억원, 경륜 1조2천2백43억원, 강원랜드 카지노가 9백9억원, 다음으로 복권이 4천27억원에 달하고 있다. 매출 뿐만 아니라 애호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경마장에 간 사람들이 1천1백60만명, 경륜이 3백54만명, 강원랜드는 2백9만명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사행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 사업에 진출하는 사업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주5일 수업이 도입되는 시점에는 브레이크 없는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이에 비해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산업은 1조6천9백24억원. 레저산업의 11.4%의 비중이다. 이 두 가지 산업을 단순 비교한다면 카지노 복권 토토 등의 사행산업이 골프에 비해 경제적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골프 대중화와 함께 국내 대학에 골프 강좌가 개설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카지노연구, 복권학 등을 개설해 사행산업의 체계적 점검이 필요한 때라 하겠다.특히 카지노를 비롯한 사행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조작의혹을 포함한 불투명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예컨대 카지노 운영 전문업체인 모 회사는 언론의 사진취재의뢰에 공문을 요구할 정도로 유연성이 떨어지고 있다. 뭔가 감추는 게 있구나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이 회사는 개방성에서 아직 낙후돼 있다는 증거다.카지노 벤치마킹 /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컴덱스 등 다양한 행사로 ‘꾼’들 유혹약 1백20만명이 살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기간산업은 카지노다. 카지노사업으로 시 전체가 연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사행성 운운하며 카지노사업을 중단한다면 이 도시 경제는 붕괴되고 만다.라스베이거스는 요행을 바라는 사행산업을 호텔 컨벤션 쇼 관광 오락 산업과 접목해 세계인이 운집하는 관광산업도시로 육성했다. 서울 크기의 3분의1에 불과한 라스베이거스를 거쳐가는 사람들은 한 해 약 4천만명. 관광수입은 2백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라스베이거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및 카지노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든 호텔의 1층은 카지노다. 객실은 도박을 벌이다 잠시 쉬어가는 곳에 불과하다.카지노 육성을 위해 다양한 컨벤션(대형 전시회 및 회의)사업도 병행한다. 컴덱스, 매직(남성의복 전시회), CES(가전 전시회)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 전시회로 사람을 모은 다음 카지노에서 호주머니를 터는 기막힌 시너지를 발휘한다.도박을 싫어하는 사람들, 가족 여행객을 위해서도 배려했다. 호텔마다 마술 서커스 등 다양한 쇼를 보여준다. 라스베이거스의 쇼는 브로드웨이를 능가한다.주요 카지노로는 엠지엠 그랜드. 축구장 4개 크기에 해당하는 실내에 게임테이블 1백65대, 슬롯머신 3천7백대를 갖추고 있다.라스베이거스 ‘싱크탱크’ 네바다 대학교 국제게임연구소통계·심리·최면학 박사 등이 도박 연구라스베이거스의 젓줄이 카지노라면 카지노의 동력원은 네바다 대학교 국제게임연구소(UNLV-IGI, University of Nevada, LasVegas-International Gaming Institute)이다. 이 연구소는 블랙잭 바카라 룰렛 크랩스 등의 테이블 게임과 경마 스포츠 베팅 등의 도박에서 카지노에 유리한 게임 방법과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다.이 곳의 연구진은 수학박사에서부터 통계학 박사, 심리학 박사, 최면학 박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쟁쟁한 아이비리그 출신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카지노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은 바로 이들과 겨루는 것이다. 이 연구소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카지노에 유리한 수단을 동원한다.이 곳에서 개발된 기술 중 하나가 ‘집단 최면술’. 쉽게 말해 고객들의 자기통제능력(셀프콘트롤)을 깨뜨리는 집단 최면술이다. 카지노 컨설턴트인 피러 야마구치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손님들이 카지노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교묘하게 집단 최면에 빠뜨린다. 휘황찬란하게 꾸며놓은 실내 장식과 조명, 여기저기에서 스며나오는 돈냄새, 돈떨어지는 소리, 반라의 웨이트리스, 공짜 칵테일 등이 집단 최면술”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대 카페트의 어지러운 문양, 침침한 조명, 세상의 빛과 차단된 창문없는 객장, 시계가 없는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