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포기해야 전원생활 ‘성큼’

P부장-수도권 이사로 전원주택 종자돈 마련, K사장-주택 리모델링 통한 월세수입 노려야

돈 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가 한참 크게 보이는 때가 부동산 운용계획을 세울 때다. 유리지갑처럼 훤히 들여다보이는 중산층의 부동산 전략은 특별할 게 없다. 반면 아파트 2채, 현금자산 5억원 정도 있는 집들은 다양한 부동산 운용전략을 세울 수 있다. 거기에 따른 향후 수익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훨씬 더 벌어진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명한 곳이 바로 부동산 바닥이다.중소기업 P부장과 벤처기업 K사장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P부장은 은퇴한 뒤 겨우 서울 근교에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지만, K사장은 전원주택뿐 아니라 임대수입만 해도 매월 1천만원에 달한다. 이 수입으로 K사장은 자녀들에게 아파트 한 채씩 물려줄 수 있지만 P부장은 그런 꿈조차 꿀 수 없다. 이게 현실이다.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미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두고 준비한다면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은퇴한 뒤 누리는 삶의 질은 달라도 각자 목표한 지점에는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중소기업 P부장의 ‘부동산 자산 3억원 만들기’먼저 P부장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매월 1백만원을 저축하는 P부장은 은퇴한 뒤 서울근교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를 원한다. 현재 그는 서울 당산동에 2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으며 이를 담보로 7천만원의 은행대출을 받은 상태다. 이왕범 유니에셋 이사의 컨설팅을 받아보며 그가 목표하는 부동산 자산 3억원을 만들어 보자.P부장은 우선 서울에서 서울 근교로 이사준비를 해야 한다. 전원주택에서 살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그의 재무상태로는 현금이 들어올 곳이 없다. 서울에서 생활하는 프리미엄을 희생하는 것밖에는 현금을 창출할 수단이 없다. 경기도 용인시의 33평 아파트 시가는 요즘 1억7천만원 대. 지방엔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로 해주는 곳이 많아 당장 현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내년 1월 분양을 받는다는 전제로 P부장은 2004년 7월 용인시에 있는 아파트를 한 채 구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P부장은 첫해인 2002년 1월 2천만원을, 그리고 2년 뒤 2004년에 6천2백만원을 마련할 수 있는 자금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현재 P부장은 2천만원을 은행에 저축한 상태여서 내년 1월 계약금은 해결 됐다. 문제는 2년 뒤 6천2백만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매월 1백만원씩 저축하면 2004년 1월 2천4백만원을 모은다. 이때 P부장은 2천6백만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2백만원이 모자라지만 액수가 미미하다. 실제 걱정해야 하는 때는 2004년 7월, 3천6백만원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6백만원을 저축했다고 해도 3천만원을 추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자금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결과적으로 P부장은 2004년 7월 시가 2억2천5백만원의 서울 아파트 한 채, 시가 1억7천만원짜리 용인시 아파트 한 채, 그리고 부채는 기존 7천만원에서 아파트 매입대금을 합한 1억6백만원(중개수수료 포함)이 있다. 또 9천3백만원의 중도금 대출도 있다. 이제부터는 재산을 정리해야 한다. 중도금 대출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아파트 담보대출로 바꾸고, 대출금액에 대한 이자를 내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를 매각한다.서울 아파트를 매각하고 담보대출금을 갚은 결과 P부장은 1억7백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물론 아파트 중도금 대출 9천3백만원은 부채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한 이자를 7%로 잡을 경우 P부장은 매월 53만원의 이자를 내야하는데 이는 매월 저축액 1백만원에서 갚기로 했다.손에 쥔 1억7백만원은 이제 그가 은퇴한 뒤 살 서울 근교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경기도 광주시의 경우 서울과 거리는 차로 1시~1시간30분. 광주시의 전원주택 25평(대지 1백평, 평당 1백만원)을 마련하려면 건축비용을 포함해 총 1억8천여만원이 필요하다. P부장은 우선 서울 아파트를 매각한 대금으로 땅을 구입했고 은퇴한 뒤 용인 아파트를 매각해 건축비를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아파트 가격이 연간 5%씩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P부장이 은퇴할 2010년엔 2억4천5백만원이 된다. 그가 7년 전 보유한 광주토지가격도 올라 1억4천만원을 호가한다. 이때 쯤 그가 보유한 부동산 시가는 3억원이 되는 것이다. 55세까지 그가 대출한 9천3백만원을 매월 1백만원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 나간다면 그는 은퇴시점에서 3천만원의 부채를 지게 된다. 다만 여기서 빠진 것은 저축 전액을 부동산 계획에만 사용했다는 점이다. 자녀교육비나 그간 비상 상황에 들어갈 돈은 고려하지 않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은퇴 뒤의 부동산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절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앞으로 서울근교의 전원주택이 인기를 얻으면서 토지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계획을 세워 실천한 셈이다.벤처기업 K사장의 ‘부동산 자산 30억원 만들기’벤처기업 K사장의 경우는 어떻게 부동산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하는 걸까. K사장은 현재 서울 방배동에 5억3천만원짜리 아파트와 서울 옥수동에 3억3천만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현금 자산은 8억원과 주식 7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목표하는 부동산 재산은 15억원, 그리고 세 자녀들에게 아파트 한 채씩을 물려주며 은퇴한 뒤 전원주택을 갖고 싶어한다.P부장이 서울에 사는 프리미엄을 희생하는 대가로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했다면, K사장은 있는 재산을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왕범 유니에셋 이사는 “부동산 투자는 시세차익보다 운용수익에 성패가 달렸다”고 분석한다. K사장의 경우 서울 서초동이나 강남에서 낡은 주택 60평을 구입해 코쿤 하우스를 짓는 것이 좋다. 코쿤은 소규모 오피스텔로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하는 주택이다. 예금과 주식 등에서 9억원을 마련, 토지와 건축비 등에 사용한다.토지매입비는 4억5천만원, 재건축비도 같은 금액으로 잡는다. 총 40여개의 코쿤을 지을 경우 총 임대수입은 매월 1천4백만원 연간 8천4백만원이다. 여기에는 코쿤 유지비 등을 포함한 운영비 7백만원을 뺀 것이다. 유지비 7백만원은 부동산 회계에서 꼭 필요한 항목인데, 당장 수리할 것이 없더라도 적립해 놓는 것이 좋다. 10년 단위로 리모델링을 한다고 가정해도 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해마다 운영수익 증가액을 20년 동안 계산한 결과, 13억원이 나온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은 현금 6억원을 금리 6%로 20년 복리 계산하면 19억원. 따라서 K사장이 목표로 하는 은퇴한 뒤 30억원의 금융자산은 달성할 수 있다. 코쿤하우스는 그가 은퇴한 뒤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주는 파이프라인이어서 은퇴한 뒤 생활자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실버타운 ‘옥석’ 가리기건강·재산문제 전담인력 여부 확인해야노년이 되면 한적한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녀들이 살고 있는 도심지역과 멀리 떨어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를 충족시켜 주는 주거형태로 실버타운(Silver Town)이 있다. 이곳은 의료시설뿐 아니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유료로 운영된다.실버타운을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체크할 점이 있다. 당뇨·고혈압에 대한 특수 영양프로그램이 있는지, 물리치료나 언어치료, 그리고 안전관리 요원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 전담 의사들이 회진하거나 꾸준히 건강상담을 해주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보험·재산·법률문제를 관리해주거나 사교·재혼·펜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어야 한다.문제는 가격인데, 매월 40만~2백만원까지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현재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서울 인천 등에 10여개가 있으며, 이에 관한 정보는 노인복지 전문사이트(www.seniorwelfare.com) 등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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