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장기투자로 “장수 만세”

재무 전문가 통한 자산배분 상담 일반화 … 투자성향 따른 포트폴리오로 노후 준비

수많은 미국인들은 자신의 자산을 투자하고 그것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재무목표를 이루고 노후를 준비한다.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방식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다. 물론 이런 미국인들의 투자성향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미국은 지난 80년대 후반 고금리 시대로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시장의 변동성도 매우 심했다. 많은 미국인들이 아무런 투자목표 없이 단기투자에 치중했고, 이 때문에 많은 손실을 경험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에 들어서자 점차 저금리 시대가 정착됐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이는 현재의 국내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이를 토대로 미국인들은 점차 낮은 금리의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간접투자상품을 선호하게 됐고, 투자 성향도 점차 장기투자로 바뀌었다.또 이들은 바쁜 생활 때문에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무수히 쏟아지는 금융상품 속에서 자신들의 투자를 위한 전문가가 필요했다. 이때부터 미국의 서민들은 재무 전문가(Financial Planner)를 통한 정확한 재무진단과 재무목표의 수립을 통해 자산을 배분하고 장기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미국의 평범한 가장의 투자방식을 예를 들어보자. 나이는 40대 중반이고 연봉은 5천만~6천만원, 자녀는 2~3명, 자동차는 2대, 그리고 30년 모기지론(부동산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을 보유한 평범한 가장이 있다.우선 이 투자자는 첫째, 재정적인 목표를 뚜렷하게 세운다. 정확한 재무목표 수립을 위해 뛰어난 재무전문가를 방문, 진지한 상담을 통해 재무관련 목표를 세운다. 예를 들면 집을 마련한다든지, 노후를 준비하든지, 자녀들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등의 목표를 수립한다.둘째,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예산을 정확히 세운다. 이렇게 재정적인 목표가 수립되고, 필요한 자금마련 계획을 마련한다. 셋째,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데 먼저 가계수지에서 흑자분(수입에서 지출을 뺀)의 30~40%를 노후의 생활자금을 위한 연금에 투자한다. 나머지 60~70%는 자산증식용 자산으로 분류해 뮤추얼펀드나 노로드(No-Lord, 펀드매니저의 운용 수수료가 적고 거래 수수료는 없다. 그리고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펀드 등과 같은 간접투자상품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산증식용 자산은 자신의 성향 및 재정목표를 위해 정확하게 자산을 분류해 이뤄진다. 미국에는 1만개가 넘는 뮤추얼펀드가 있는데 이중 자신의 성향에 맞는 펀드들을 골라 배분해 투자를 한다. 놀라운 것은 주식형 뮤추얼펀드(주식편입비 90% 이상)당 평균 70개가 넘는 주식종목들이 편입돼 있는데, 2개의 펀드만 보유해도 1백~1백50개가 넘는 종목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효과가 나는 것이다.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주식형을 운영하면서도 파생상품이나 채권 등에 자산을 배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목표를 상실하게 할뿐 아니라 위험도도 커서 결국 손해 나는 투자로 귀결될 가능성이 많다. 미국에서는 이럴 경우 당장 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건다.자산을 배분 할 때에는 자신의 유형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펀드에 가입할 경우 수익률보다는 자신의 투자목표 및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해 자산배분을 한다. 이렇게 자산배분을 함으로써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다음의 예에서 살펴볼 수 있다.과거 21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 중장기적인 국공채의 수익률이 19년 동안 상승했다. 물론 국공채만이 투자수단으로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을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고, 타이밍 또한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그래프 참조) 그렇기 때문에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또 미국인들은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국내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에도 분산해 투자한다. 그 이유는 과거 10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해외 주식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두 번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수익률이 제일 높은 해외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자산을 배분해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은 이 점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의 재정목표 및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을 하기 위해 금융 컨설턴트를 찾는 것이다.또 이들은 목돈을 한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적금과 같이 일정기간 꾸준히 장기 투자한다. 주식시장의 경우 예를 들면 이들은 투자자산을 한번에 투자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스템에 따른 투자계획(Systematic Investment Plan)에 따라 꾸준히 매수한다. 누구도 주식시장을 정확하게 알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일정자금으로 꾸준히 매수해 매수단가를 평준화시키면서 낮추는 것이다. 여기서의 투자는 대체로 5~10년간 장기적으로 이뤄진다.간접투자상품의 경우도 역시 이 방법에 따라 꾸준히 자금을 투자한다. 물론 투자기간은 목표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단 펀드를 매수하면 기본적으로 3~5년간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 앞으로 국내에도 이처럼 은행적금과 같은 형태의 간접투자상품이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 말한 분산 및 장기투자 형태로 미국인들은 초저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는 미국금융시장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투자목표를 안전하게 잡고 실천한다.국내의 투자자들에게 꼭 두 가지는 생각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첫째는 집을 1년 안에 마련할 계획이 있다면 절대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장은 절대 예측할 수 없는 동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국 투자자들은 한 판에 거대 수익을 내려고 하기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본다.둘째는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목표를 분명하게 정해두라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 수 있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과 하락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이 무슨 목표를 두고 있는지, 왜 그 종목과 금융상품, 그리고 채권에 투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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