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타깃마케팅 “살 사람에게만 판다”

변화무쌍하다 못해 변덕스럽기까지 한 고객의 변화를 붙잡으려는 기업의 마케팅은 ‘1대1(타깃) 마케팅’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상호작용’의 교집합으로 요약된다.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한 기업 전략은 1대1 방식에 의한 타깃마케팅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주는 커넥션으로 설명할 수 있다.특히 IMF위기를 거치면서 기업들이 무차별적인 매스마케팅보다 ‘살 만한 사람에게 상품을 제대로 소개하고 팔아보자’라는 효율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케팅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금융기관의 VIP마케팅.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은행을 필두로 도입된 프라이빗뱅킹(PB)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금융기관에도 VIP마케팅이 일반화되고 있다. 각 은행과 증권객장에는 VIP라운지 등 별도의 방들이 들어섰다. 기여도가 높은 큰 손들을 제대로 모시고 이탈을 막으면서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큰 손 고객에 대한 영업적중률을 높이려는 수단이다.양문여닫이 냉장고, 벽걸이TV를 판매하는 가전메이커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고객의 구매형태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고객접근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이에 대해 미국의 1대1 마케팅 전문가 돈 페퍼스는 “상이한 고객은 상이하게 대우하라(Treat different customers differently)”고 타깃마케팅을 설명한다. 그는 “1대1 마케터는 시장에서 평균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고객 마켓을 샘플링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고객에게 집중한다”고 강조했다.한 번에 한 고객에게 집중백화점은 불특정 대다수에게 그야말로 수 만 가지의 제품을 한 곳에서 파는 유통기업. 이런 백화점도 살 만한 고객에게 집중하는 타깃마케팅을 구사한다. 지난해 압구정동 갤러리아는 지난해 5백여명의 큰 손 고객만을 선별 초청, ‘편안한 쇼핑’공간을 마련하는 이벤트를 기획한 바 있었다. 될 성싶은 고객들에게만 차별화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숨은 목적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은행 서비스가 다양한 미국의 소비자 금융도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타깃마케팅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의 윌밍턴에 있는 퍼스트USA은행은 이를 위해 ‘고객의 요구대로’라는 1대1 고객관리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취미, 선호하는 잡지, 운동, 문화생활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기념일을 알려주고 적시에 의사와의 진료 약속을 알선해 준다. 자동차 엔진 오일 교체 시기도 알려준다.이같은 서비스는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단골고객 만들기 기법인 셈이다. 한마디로 고객들에게 차별감, ‘나는 너를 알고 있다’라는 친근감을 주는 것이다.이 은행 관계자는 “심지어 골동품 망원경에서부터 부싯돌 총에 이르기까지 고객들이 원하는 온갖 종류의 정보를 찾아준다”며 “왜냐하면 그들이 카약을 물어올 때 퍼스트USA카드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위스콘신에 있는 딕스 수퍼마켓은 회원카드에 구매 데이터를 입력한다. 25달러 이상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쇼핑 리스트를 보여주고 그 사람이 자주찾는 고양이나 개먹이에 할인가격을 포함한 특전을 제시한다.타깃마케팅의 원동력은 정보기술이런 타깃마케팅 배후에는 정보기술을 근간으로 한 데이터베이스가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하다.현대백화점은 2백20만명의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 2백20만명 고객의 주민번호, 구매금액, 구매시기, 구매성향, 생일, 주소, 전화번호, 결혼기념일 등 6백여가지의 분류항목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면 구매금액에 따라 고객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마케터와 세일즈맨들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에게 접근, 단골로 만들 수 있고 육순을 앞둔 부모나 결혼을 앞둔 자녀가 있는 고객에게 앞서서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 타깃마케팅 덕분에 현대백화점은 연간 1천만원 이상 구매 고객의 숫자가 20% 이상 증가하고 재방문율도 10% 가까이 성장시켰다.특히 고객의 고민에 앞서 접근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신뢰와 ‘대접받는구나’라는 차별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급 부동산 거래의 경우 데이터베이스는 분양의 성패를 좌우한다.한채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살 사람은 사실 몇 안된다. 따라서 꼭 살 만한 사람, 재력가에게만 접근 자격을 준다. 건설업계가 보는 최고급 아파트 구매 가능 범위는 서울시 인구의 0.1%인 1만명 선. 따라서 구매 가능 고객이 있는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는 분양대행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다.기업마케팅의 핵심은 적중률타깃마케팅의 핵심은 ‘살 만한 고객들만을 은밀히 따로 모시는’ 차별성이다. 이 방법은 비용투자대 효과의 극대화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소수정예의 마케팅인원으로 판매를 극대화할려면 판매실수를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객차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결론. 기업 마케팅이 ‘고객의 차별화’로 치닫고 있는 배경이다.판매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각 기업은 △데이터베이스, CRM 등의 정보기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맞춤서비스(리커스토마이제이션) △다품종 소량 생산을 통해 체계적인 소비자분석과 접근을 시도한다. 특히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은 단골고객 만들기의 핵심이다. 다이렉트 메일, 전자우편, 경조사 편지, 품평회, 시사회 초청 등은 고객의 니즈파악을 위한 필수과정이다. 고객이 원하는 주택, 금융서비스, 의상, 선물 등을 제공함으로써 친밀감을 도모하고 팔릴만한 제품만 만들어내는 것이다.한편 은밀함을 동반하는 차별화 마케팅은 부정적 이미지를 안고 있다. 차별화 자체가실속없는 손님은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차별화는 태생적으로 ‘몰래, 선택된 고객, 사치, 귀족, 외제, 고가’ 등의 부정 수식어를 동반한다.유통업계는 이에 대해 “유명인과 상류층 부인들은 남의 눈치 때문에 고급 외제 상품을 쉽게 살 수 없다”며 “이들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마케팅의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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