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투자신탁운용이 와 한국펀드평가가 공동 선정한 ‘2001년 베스트 운용사(주식부문)’가 됐다. 동양투신은 지난 1년간 35.65%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다른 투신사들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동양투신이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들은 가 매주 게재한 펀드수익률 순위에서 대부분 20위권 내에 드는 등 좋은 성적을 보여 일찌감치 1위를 예고했다. 전상일 동양투신 사장은 “직원들이 모두 잘 해줘서 좋은 결과를 올렸다”며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엔 주식성장형을 늘려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동양투신이 좋은 성적을 냈던 주 요인은 ‘팀간의 경쟁과 보완체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동양투신 대표이사로 부임한 전사장은 하락장에 강한 김자혁 상무와 상승장에 강한 주식운용팀, 그리고 코스피 대비 5%의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는 운용전략팀의 삼각 체제를 세우고 서로 경쟁하도록 유도했다.이들 세 팀은 2백개의 종목 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주식편입비율을 팀별로 10% 안팎에서 조정할 수 있다. 또 매달 2회씩 전사장과 각 팀장, 그리고 감사팀 등이 모여 전체 전략을 세우고 매달 세 팀의 수익률을 체크한다. 자금규모도 각 팀별로 3분의 1씩(3천억∼4천억원) 동일하게 나눴다.이처럼 서로 다른 개성을 갖춘 팀으로 주식운용을 하다보니 회사 전체로서는 자연스럽게 리스크 관리를 한 결과가 됐다. 한 팀의 실수는 회사 전체로서는 3분의 1의 손실이지만 수익을 낼 때는 3배가 될 수도 있다.고객들도 성향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보수적인 투자를 원할 경우엔 운용전략팀에서 내놓은 펀드를,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은 김상무가 운용하는 펀드나 주식운용팀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김상무는 21년간 투신분야에서 펀드매니저로 활약한 베테랑이다. 그는 종합주가지수(KOSPI)가 미친 듯 1천선을 넘을 때와 맥없이 5백선 아래로 떨어졌던 때를 여러 번 경험했다.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흔들리지 않는 그의 뚝심은 이렇듯 수많은 전쟁터에서 훈련됐다. 이와 관련, 동양투신 주식부에서 근무했던 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김상무의 장점은 시장의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것”이라며 “후배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면서도 때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등 유연함과 고집스러움을 고루 갖췄다”고 평했다.김상무는 투신업계에서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국내 펀드매니저들 중 최고령이면서도 활동반경은 젊은 사람보다 훨씬 넓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보고서를 탐독하고 일주일에 2개 기업을 탐방한다.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헬리콥터를 타고 바다 건너 조선소까지 둘러보기도 한다.운용전략팀은 사내 리서치센터김상무의 실력은 지난해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주)태평양을 1만8천원대부터 매집하기 시작해 무려 5배가 넘는 수익을 남겼다. 태평양의 소리 없는 구조조정을 꾸준히 지켜봤던 그는 시장 지배력이 커졌음을 확신했다.그가 발굴해서 2배 이상의 수익을 낸 종목은 롯데칠성 LG건설 현대모비스 등이다. 삼성화재도 그가 매수한 뒤 80%가 올랐다. 코스닥 종목도 외면하지 않았다. 휴멕스 LG홈쇼핑 CJ삼구쇼핑 SBS 등에 투자, 20∼60%까지 수익을 올렸다.김상무는 “합리적이고 건전한 상식을 갖추는 것이 펀드매니저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라며 “펀드매니저는 잔파도를 타지 말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사람이다.동양투신이 업계에서 우뚝 서는 데는 운용전략팀의 활약도 주효했다. 조원복 팀장과 7명의 팀원들은 좋은 종목을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리서치 기능을 담당, 김상무와 주식운용팀에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KOSPI 대비 5%의 초과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고, 실제 지난 1년 동안 목표를 달성했다. 말하자면 김상무와 주식운용팀은 초과 수익을 올린 종목을 기본으로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운용전략팀은 또 주식편입비율을 조정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경우, 회사내 각 팀장 그리고 판매사와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내용을 통보한다. 투자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팀의 책임을 강화하고 다른 팀에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최영권 팀장과 박윤식 차장 등 두 명의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주식운용팀은 회사내에서 사뭇 다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밖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고객들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시장의 동향을 읽어낸다. 상승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은 모델 포트폴리오보다는 장세를 주도하는 종목이나 테마주에 관심이 많다. 보수적인 운용전략팀이나 종목개발에 주력하는 김상무와는 다른 개성이다. 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고 장세를 예측하면서 또 다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이런 동양투신의 삼각 체제가 한국형 시스템 투자의 전형을 창조, 내년에도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 기대된다.CEO 인터뷰전상일 대표이사“내년에는 6조원 운용사로 발돋움”전상일 동양투자신탁운용 사장은 투신업계에선 신사로 통한다. 온화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기 때문이다. 사람을 신뢰하면 끝까지 밀어주는 스타일이면서도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양면이 있다.주식형 전체에서 베스트 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소감은.모든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받았다. 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작은아들(채권운용팀)도 큰아들(주식운용팀)처럼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내 책임이다.올해 초부터 주식운용팀의 성적이 좋았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지 않았다. 이유가 있는가.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해보다 커서 적극적으로 투자권유를 하지 않았다. 또 투자자들이 KOSPI가 낮을 때 펀드에 가입해야 하는데, 꼭지까지 와서야 펀드에 가입하기 때문에 펀드 판매에 주력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칠 것이다. 내년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주식성장형 펀드를 늘리는 등 대세 상승기를 준비할 계획이다.내년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KOSPI는 8백선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펀드가입 시기는 지금이 적기다. 올해 시장이 좋지 않았지만 동양투신은 좋은 성적을 냈다. 고객들에게 시장의 변화에 흔들리지 말고 회사를 보고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내년 강세장을 예상하는데 따른 회사의 운영전략은.회사내 리서치 기능을 담당하면서 KOSPI 대비 초과수익률을 내는 운용전략팀 중심으로 회사를 운용할 생각이다. 과거 동양투신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사람을 믿어서다. 내년엔 동양투신운용이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직할 운용사가 된다. 종금에서 운용하던 5천억원도 우리 회사로 들어온다. 지금 4조원을 운용하고 있는데 내년이면 6조원을 운용하는 회사가 된다. 시스템 정비를 서두를 것이다.약력 : 53년 출생. 80년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97년 동양선물 대표. 2000년 동양투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