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52.69% ‘가치투자’ 위력 발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Growth주식1’(평균설정액 3백12억원)이 와 한국펀드평가가 공동 선정한 일반형&성장형 펀드부문에서 ‘2001 베스트 펀드’에 뽑혔다.프랭클린템플턴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지난해 굿모닝증권의 지분을 프랭클린템플턴이 전량 인수, 국내 최초의 순수 외국계 투신사가 된 곳이다.템플턴Growth주식1은 지난 1년간 누적수익률 52.69%를 기록, 1위에 올랐다. 외국계 투신사의 위력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어서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펀드다. 가 매주 게재하는 주식성장형 펀드수익률 순위에서 가장 많이 1위에 올랐으며, 꾸준히 2∼4위를 유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이해균 주식운용팀장(시카고대학 경제학 박사)은 “가치투자의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성적이 좋았다”며 “투자 원칙은 우량한 주식을 싼 가격에 사서 적정주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주식운용팀은 이팀장을 비롯, 정영택 부장 윤창배 차장 김효준, 이재상 대리 등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식운용팀의 종목발굴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회사가 핵심역량과 시장지배력을 갖춰야 하고 둘째, 미래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어야 하며 셋째,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를테면 국순당은 저알코올 시장을 주도적으로 형성하며 업계를 리드했고 롯데칠성은 해태음료를 인수, 시장지배력을 키운 업체다.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적정주가가 될 때까지 종목을 보유한다는 것이다.태평양은 종목발굴 때 8만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매입 시점이 2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무려 4배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태평양의 주가가 오르내리면서 요동을 쳐도 주식운용팀은 동요하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일부 국내 투신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이팀장은 “마켓 타이밍에 의존하지 않는다. 우린 시장 예측을 하지 않는다. 이는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운용팀의 평균 종목 보유기간은 2년. 매도에도 원칙이 있다. 적정가치를 시현했는지, 더 좋은 종목이 발굴됐는지 또는 발굴한 종목에 문제점이 발견됐다든지 등을 체크한 뒤 매도한다.이들은 종목을 발굴할 때 앞으로 5년의 수익과 매출 규모 등을 예측한다. 향후 1~2년의 예측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 그리고 경기사이클이 5년마다 방향을 바꾼다는 점도 5년 앞을 예측하는데 힘을 쏟는 이유다.프랭클린템플턴의 강점은 국내 투신사들이 모델로 삼을 정도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종목발굴과 포트폴리오 구성, 주식 매매까지 모든 부분에서 각 팀원의 역할이 다르다. 누구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식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셈이다.예컨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매매자가 구분됐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매매를 담당하는 직원은 회사가 순위를 매겨놓은 증권사별로 매매금액을 분할한다.증권사 순위는 6개월에 한 번씩 바뀌는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능력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이렇게 종목 선정과 매매를 구분하는 이유는 만에 하나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특정 증권사에 물량을 많이 배정하는 것을 막기위해서다.이팀장은 “프랭클린템플턴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장세가 어떻든지 신경 쓰지 말하고 한다. 다만 원칙은 꼭 지킬 것을 주문한다. 원칙은 간단하다. 역할에 따라 행동하면서, 결론은 좋고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팀장은 “국내 시장이 아직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주가가 오를 것이며 지금이 사는 시점”이라고 말했다.2위/동양투신운용 ‘포세이돈2000주식30’1년 누적수익률 45.32%태평양 롯데칠성 편입 적중동양투신운용의 ‘포세이돈2000주식30’이 일반형&성장형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평균 설정액 5백억원)의 지난 1년간 누적수익률은 45.32%다. 김자혁 동양투신 상무가 운영하는 이 펀드도 템플턴Growth주식1과 함께 매주 의 수익률 순위에서 1∼2위를 다퉜다.김상무는 “같은 종목으로 구성된 10개의 펀드를 운용하는데 유독 포세이돈2000주식30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펀드 역시 지난해 미인주였던 태평양 롯데칠성 현대모비스 등을 편입시켰고, 수익률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김상무는 자신의 이름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고집이 있는데, 다른 회사가 팀운용으로 바꾼 것과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김상무는 “펀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용돼야 책임을 느낀다”며 “개인의 창의성이 펀드 운용에 중요하다”고 반박한다.사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김상무가 독단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마케팅 직원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한다. 말하자면 1인 기업인처럼 자신의 핵심 역량인 종목발굴만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 외부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다. 김상무가 운용하는 10개의 펀드는 포트폴리오 종목이 같기 때문에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다.3위/LG투신운용 ‘LG밀레니엄파트너2000스파크주식1’1년 누적 수익률 41.11% 대한재보험 등 종목발굴 ‘발군’LG투신운용의 ‘LG밀레니엄파트너2000스파크주식1’은 1년 누적 수익률이 41.11%를 기록, 3위를 기록했다. 강언구 팀장 장대훈 과장 남동준 과장 그리고 황아람 대리 등 4명의 주식운용2팀은 올해 국민은행 현대차 대한재보험 등에 투자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대한재보험은 금리인하에도 덜 영향을 받는 종목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털어내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측면에서 발굴된 종목이었다. 6천5백원대에 매수, 2만원대에 매도해 3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강팀장은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 관리를 한 셈이어서, 시장 변화에 좌우되지 않고 기다려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투신은 주식운용1팀과 2팀으로 나눠 서로 경쟁과 보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편입 종목은 25개 안팎으로 1팀이든 2팀이든 이 종목을 70% 이상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펀드매니저가 직장을 옮겨도 전체 펀드의 수익률에는 영향이 미미하게끔 체제를 갖춘 것이다.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25개의 종목은 글로벌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 그리고 신기술 개발 능력, 경영의 투명성 등을 고루 갖춘 기업들이다. 주식운용팀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1년이고, 주식편입비는 75% 안팎이다.강팀장은 “9·11 테러 사태 이후에도 삼성전기 등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을 계속 매입했다. 시장 전망보다는 종목발굴에 역점을 둔다는 팀의 운용 원칙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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