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신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외국계 투신사 진출과 활약이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이미 지난해 굿모닝증권 지분을 인수, 1백% 외국계 회사로 변모했다.또 영국계 자산운용그룹인 슈로더가 지난 7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도이치투신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투신업 예비허가를 받았다. 60년대에 이미 일본시장에 진출, 최근 일본 토종 투신사를 긴장시킨 피델리티도 서울 파이낸스센터 빌딩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세계적 투신사들이 최근 국내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국내 투신사들은 일본이 외국계 투신사들에게 자리를 내준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내 진출한 외국계 투신사의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시스템 투자방식을 앞세워 올해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이 회사에서 운용하는 템플턴Growth주식1은와 한국펀드평가가 공동 선정한 베스트 펀드(일반형&성장형)로 뽑혔다. 이 펀드의 지난 1년간 누적수익률은 52%를 넘었다.영국계 금융회사 슈로더투신은 설립된 지 2백년된 자산운용 전문업체다. 세계적으로 2백6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자본금 1백억원으로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설립된 지 얼마 안됐지만 사실 한국 투자는 20여년이 넘는다.지금까지 한국에 투자한 규모는 3조3천억원, 코리아 유럽펀드를 운용한 경력이 있다. 이미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실력발휘를 할 태세다.슈로더의 강점은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운용하는 것까지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자산을 종류별로 나눠 지역 국가 산업 기업별 전략을 수립하고 전세계의 애널리스트들이 이를 검토한다. 최만연 슈로더투신 이사는 “국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외국계 회사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러나 외국사들의 실력이나 시스템만큼은 인정해준다”고 말했다.도이치 은행, 국내 투신 은행 증권 등에 진출도이치투신은 금감위로부터 투신업의 예비허가를 받았다. 본 허가까지 받으려면 내년 3월은 돼야 하지만 이 회사가 투신업계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7백39조원으로 세계 4위의 투자은행인 도이치은행은 이로써 국내에 은행, 증권, 투자자문업에 이어 투신시장에까지 진출한 셈이다.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외국계 투신사는 펀드매니저의 기분과 운에 따라서 운용하지 않고 위험관리를 철저하게 하다보니 수익률이 꾸준한 편”이라며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금시장도 해외 투신사에 점차 잠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외국계 투신사의 활발한 진출과는 반대로 국내 투신사는 아직 구조조정 중이다. 현대투신은 다국적 금융기관인 AIG에 넘어갈 것이고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역시 독자생존은 힘들다.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갔지만 여전히 경영 정상화의 길이 먼 한투와 대투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다. 조흥투신은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어 올해 말까지 외국계 금융기관에 매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