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규모 건축 온라인으로 CM 실시

기획에서 시공, 유지관리까지 … 상암 월드컵 주경기장에 적용 전과정 대행

한미파슨스는 건설사업관리(CM : Construction Management)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CM 전문회사다. 전문가 집단이 발주자를 대신해 건설사업의 기획에서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는 기법이 CM제도다.이러한 관리를 통해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 건설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발주자를 비롯한 건설사업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설계와 시공을 분리해 발주할 경우엔 불가능했던다양한 건설사업관리 기법의 적용이 가능해진다.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중소 규모 현장을 인터넷으로 관리하는 ‘이집(e-jip)’ 사업을 시작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가상 사무실도 구현하고 있다. 건축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을 주관하는 등 건설업과 IT(정보기술)에 접목하는 것도 시도한다. 그동안 서울 및 수원의 월드컵 경기장,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CM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초고층 건축물의 건설사업관리와 산학연구를 통해 건설산업의 선진화에 관련된 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지난해 7월 CM전문 사이트 선봬중소 규모 건축에 온라인으로 CM을 수행하는 이집 사이트(www.ejip.co.kr)를 개발하고, 지난해 7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선 처음 나온 사업이다. 단독주택에서 빌라, 다세대주택, 개인 소유 빌딩까지 중소 규모 건축에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건축 전문가들이 인터넷으로 상담하고 계약, 공사관리까지 해준다. 건설 현장의 모든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내주기도 준다. 의뢰 받은 건축에 대한 전담 관리자를 배치해 정기적인 미팅뿐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수시로 의견을 교환해 건축주의 의견을 신속하게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건축주를 대신해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최단기간 내 고품질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집을 지을 때 번거롭게 건설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손쉽게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축주 입장에서도 무료로 건축 컨설팅을 할 수 있고 건물의 최초 기획 수립에서 설계, 발주, 시공, 감리 등 전과정을 안방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시공업자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다. 현재 단독주택을 비롯해 전원주택, 동호인주택, 근린상가, 원룸, 자투리땅 개발 등 중소 규모 건축에 관한 건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공사 규모, 배치도, 설계도면 등 건축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CD에 담아 건축주에게 제공한다. 이는 나중에 증·개축이나 유지관리, 매매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월드컵 주경기장에 CM 도입이 회사는 지난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을 관리하면서 공기를 단축하고 품질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은 시작부터 난공사였다. 지붕철골, 지붕막 등의 고난도 공사와 음향, 조명, 잔디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프로젝트였다.이러한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공기를 앞당겨 준공하게 된 데는 이 회사의 공이 컸다. 역시 CM 방식을 도입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우선 최적의 설계도를 통해 원가를 절감시킨 점이 돋보인다. 건설 공사의 품질은 물론 공사 원가, 공기 등이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CM제도를 도입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설계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기능과 비용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공사비 절감 요소를 파악하는 VE(Value Engineering) 기법도 큰 몫을 했다. 약 3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절감시켜 사업 초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산 범위 안에서 준공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패스트 트랙(Fast Track) 기법을 써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한 것도 공기를 단축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4개월쯤을 단축할 수 있었다. 안전 및 환경관리 측면에서의 성과도 컸다. 각종 재료나 공법을 선택할 때 환경적인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자재나 공법을 쓰지 않았다. 곧 스탠드와 외벽 등도 공장에서 부재를 생산한 후 현장에 반입해 설치하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을 채택해 건설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산림자원의 보존에도 기여했다.이 회사는 CM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미국 파슨스사와 국내 업체간 합작으로 지난 1996년에 설립됐다. 현재 근무 중인 220명의 직원 가운데는 19명의 건축사와 96명의 기술사가 있다. 기술자들만 해도 평균 경력이 20년이나 될 만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특히 외국 엔지니어 15명이 상주해 국내 엔지니어들과 같이 공동 작업으로 선진 건설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 경기장 외에도 도곡동 타워팰리스, 현대산업 아이파크, 삼성전자 정보통신 연구소, 패션메사, 부산신항만, 보광 피닉스 파크, 삼성 유럽구주 본사사옥, 국민은행 본점사옥, 삼성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호텔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왔다.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CM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발주자를 위해 복잡한 건설 과정을 총체적으로 관리해 주는 업무 영역도 없었고 업체도 없었다. 이 회사는 CM 부재로 국내에서 그동안 건설업이 많은 문제를 일으켜 부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사비 10%, 공사기간 30% 단축’이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한 결과 사업을 잇따라 따낼 수 있었다.현재 이집 외에도 기존 사이트(www.hanmiparsons.com)와 CM 전문 사이트(www.cmhub.com)도 개설해 종합 부동산 개발 컨설팅과 건설관리 상담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봉사활동 및 소년소녀가장에 대한 성금 지원, 사내 외국인 직원의 적극적인 봉사활동 참여 유도 및 좀더 체계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위한 복지 시설 개선 프로그램도 개발해 냈다. 이와 함께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노후대책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실버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상가나 전원주택 등을 짓는데 투자를 받아 투자자에게 부가가치를 되돌려주는 방식이다.Interview / 김종훈 사장설립 당시부터 한미파슨스를 이끌고 있는 김종훈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재직시 세계 최고층 빌딩인 말레이시아 KLCC 빌딩 현장소장을 역임했던 건축분야의 베테랑. 국내에 CM을 도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사장은 지난 IMF 경제위기 때도 외국계 프로젝트 시장을 개척해 해마다 흑자를 내는 저력을 과시했다.국내에선 선진 건설관리기법의 전도사로도 정평이 나 있다.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및 숭실대 산업기술정보대학원, 대한주택공사 및 서울시공무원 교육프로그램 등에서의 강의 활동과 초고층 건설기술 국제 세미나, 초고층 건축 거푸집 시스템 국제 세미나 등 산학연구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건설 관련 분쟁에 대한 중재 활동과 각종 자문 및 심의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그는 “현재 추진 중인 이집 프로젝트가 많은 중소 규모의 건축사업에서 공사비와 공기를 단축하고 건축주와 시공업체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와 함께 건축사업을 통해 자산을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과 사회복지 시설의 건축관리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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