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생계ㆍ오락용주머니만 차고 있어 부자 못돼…직장근무때 '재산축적' 관심가져야
“부자가 되려면 세개의 주머니(Three Pockets)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티모시 매카시(Timothy F. McCarthy·50) 굿모닝증권 회장은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마치 계룡산 도인이 건네주는 듯한 주머니 세 개는 ‘생계용 주머니(Savings Pocket)’ ‘오락용 주머니(Fun Pocket)’ 그리고 가장 신경 써야 할 ‘재산축적용 주머니(Asset Building Pocket)’다. 재미있는 것은 오락용 주머니인데, 이는 주식거래용으로 사용되는 돈주머니를 말한다. 주식거래는 재산을 불릴 수 없는 수단으로 단정한 것. 매카시 회장은 1월 22일 기자에게 그만의 부자 되는 법을 살짝 공개했다.회장께선 상당한 부자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자산관리를 하는가.큰 부자는 아니지만 괜찮은 편이다.(웃음)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지금의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주머니 세 개를 적절하게 이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월급을 받으면 생계용 주머니부터 채운다. 그 주머니에는 나와 가족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돈이 들어 있으며, 은행에 맡겨둔다. 은행은 금리가 낮기 때문에 투자용으로 돈을 맡기는 곳이 아니다. 안전하기 때문에 은행에 가는데, 보통 6개월에서 1년치 생계자금을 예치한다. 이는 내 월급의 30%를 차지한다.두 번째 주머니는 무엇인지 궁금하다.두 번째 주머니는 오락용 주머니인데, 주식을 사고 파는 데 사용한다. 주식거래를 오락이라고 말한 이유는 재산 축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주식시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누가 매번 주가를 맞출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위험성이 큰 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익도 크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까 잃어도 재산에 타격을 주지 않을 만큼만 주식거래를 해야 한다. 월급의 10% 이하를 오락용 주머니에 넣으면 적당할 것 같다.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첫 번째 주머니와 두 번째 주머니만 갖고 있다. 금리가 낮은 은행에 돈을 맡겨두거나 위험성이 큰 주식시장에 재산을 투자한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재산을 관리하니까 부자가 되지 못한다.한국 투자자들의 성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한국에서 지난 10년 동안은 투자 1세대의 시대였다. 이들의 투자 목적은 단시간 내에 굉장히 큰 돈을 버는 것이었다.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 많은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주식 투자로 몰리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도 주식 거래에 대해 관대한 세금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주식거래세금을 내는 곳 중 하나다.그러나 최근 2∼3년 전부터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포트폴리오라는 말이 유행했고, 분산투자의 효용성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었다. 리스크를 관리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선진투자기법에 눈을 뜬 것이다.세 번째 주머니는 이같은 흐름과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맞다. 내가 번 돈의 대부분을 넣어두는 주머니가 세 번째 주머니인데, 재산축적용이다. 은행보다는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고, 주식투자보다는 덜 위험한 곳에 투자해 시장의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주머니는 자신의 꿈과 자녀들 양육비, 결혼자금, 내 집, 은퇴한 뒤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이 주머니에 들어 있는 자금은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로 규모를 계속 불려야 한다. 뮤추얼 펀드, 채권형 펀드, 외국 펀드에도 투자해 위험도를 낮춰 자산을 불려간다. 3개월마다 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시장의 흐름에 연연하지 말고 투자해야 성공한다. 시간과 친구가 돼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곳에 투자한 것은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에게 내 월급의 50∼60%를 맡겨둔다. 그가 나의 세 번째 주머니를 맡아 관리한다. 이 주머니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마련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이 주머니를 마련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재무설계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고객의 현금흐름에 맞춰 투자방향을 정해주고 직접 투자까지 한다. 국내에도 재무설계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대에 못 미친다. 고객들은 저마다 삶의 목표, 연령, 월급 등이 다른데, 서비스의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좋은 재무설계사는 우선 고객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한다. 고객의 재무 정보를 꼬치꼬치 묻는 설계사라면 실력을 믿어도 된다. 그들이 묻는 질문은 부동산 세금 은퇴계획 투자 보험 상속 등에 관한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설계를 해준다.굿모닝증권의 목표는 무엇인가.고객들에게 최고의 투자 기회를 찾아주고, 부유하게 살도록 재산을 관리해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3년 전 이 시장규모는 1,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젠 5조 2,000억원대로 커졌다. 굿모닝증권은 이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재무설계사들을 교육시키고, 다양한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맞춤 설계를 해줄 것이다.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한국 사람들이 퇴직한 후에도 돈 걱정을 하지 않도록, 더 많이 부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