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적극 유치위해 동대문운동장 '한류문화 축전 공연장'으로 조성...차량 2부제도 추진
고건서울특별시장오는 5월 31일 개막되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임하는 고건 서울시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번 월드컵은 그가 퇴임을 앞두고 치르게 되는 마지막 메머드 국제행사여서다. 그는 최근 서울시장경선 불출마를 선언, 월드컵이 끝나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고시장은 민선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제2기 지하철 완공, 내부순환도로 개통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서일까. ‘월드컵 만점 개최’를 위해 뛰는 그의 행보는 여느 단체장과 견주어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고시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환경과 정보라는 두 가지 테마를 통해 서울의 달라진 모습을 전세계에 알릴 방침이다. 선진화된 도시 마케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야심 찬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에 서 있는 고시장을 만나 ‘경제월드컵 마케팅 전략’등을 들어봤다.만점 월드컵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계신데요. 각오가 있다면 들려주십시오.지난 88올림픽 때는 서울의 현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 만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컵은 올림픽의 몇 배 이상으로 효과가 큰 지구촌 최대의 축제입니다. 2002년 월드컵 대회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우리 서울을 세계의 중심도시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2002년 월드컵이 역대 어느 대회보다 훌륭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지난해 12월 개장한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대한 평이 대단히 좋던데요. 자랑을 좀해주시죠.상암 경기장을 자랑할 만한 특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경기장 내에 지하철역이 들어선 것이죠. 따라서 대규모 관중들이 신속하게 퇴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줄기를 자랑하는 월드컵 분수대를 들 수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관점에서 저희는 이번 월드컵 개막식 때 난지도에 월드컵 경기장이 건립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줄 겁니다. 생태복원의 현장을 전세계에 알림으로써 세계인들의 공감을 형성하도록 할 것입니다.”이번 월드컵이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 경제적 부가수익을 많이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이를 위해 어떤 방안들을 추진하고 계십니까.효과적인 도시 마케팅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중국에는 한류 열풍이 거세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월드컵 기간 중 동대문야구장을 ‘한류 문화축전 공연장’으로 만들어 중국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입니다.또 중국 관광객들이 현지 음식들을 쉽게 접하도록 ‘중국본류 음식관’을 동대문의 ‘프레야’ 내에 설치할 생각입니다. 또 서울에서 열리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동대문, 이태원, 인사동, 명동 등지에 나라별 쇼핑몰을 세울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동대문, 프랑스는 이태원에 쇼핑몰을 만들 생각입니다.도시 마케팅을 이야기하셨는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서울시의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홍보할 계획이십니까.먼저 600년 전통의 수도라는 측면에서 전통문화 재연, 왕궁 선임장 교대의식, 문화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이 세계 최고의 정보화 도시라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월드컵 공원 뒤에 밀레니엄 월드컵타운, 디지털 미디어시티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특히 IT에 앞서가는 도시를 강조할 생각입니다.그에 대한 일환으로 경기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자국의 현지방송을 경기장 내에서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는 장치를 갖출 것입니다. 이런 정보통신 기술들이 우리나라 IT의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월드컵 개최기간 중 야기될 교통문제도 큰 걱정거리입니다. 교통대책은 마련돼 있는지요.먼저 경기장까지는 서울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만들어야죠. 지난해 12월 상암월드컵 개막경기시 관람객들에게 지하철 티켓을 무료로 제공했는데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월드컵에도 관람객들에게는 티케팅과 동시에 지하철표를 제공해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월드컵 경기 전날과 당일에는 시내에 자동차 2부제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런 시책들은 단순히 교통대책이라기보다는 대기오염 방지 차원에서도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 한 달은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달 중의 하나이거든요. 특히 오존주의보가 가장 잦은 달이기도 합니다.난지도를 위시한 상암월드컵 경기장 주변 개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이젠 난지도가 금(金)지도가 됐지요. 현재 난지도 일대를 ‘타운 플랜’을 통해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21세기 화두는 정보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난지도를 환경재생 공간, 디지털 미디어시티(DMC)로 선보일 겁니다. 이미 지난해 사전 마케팅 차원에서 국제심포지엄과 세계 유수 IT기업의 CEO들을 멤버로 하는 서울국제경제자문단 창립총회를 열어 DMC 사업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개인적으로도 이번 월드컵 대회는 큰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감회가 있다면 들려주시지요.예전에도 서울시장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시장을 하면서 벌인 사업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단행된 내각 개편을 이유로 90년에 시장 자리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아무튼 시장 자리를 내놓으면서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그동안 벌였던 사업들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민선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그런 사업들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내부순환도로, 2기지하철 노선 등 대부분의 사업들을 끝냈고 투명한 행정시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시장으로서 이번 기회에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임기를 마치게 되면 이젠 새로운 사람이 새바람을 일으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임기를 마치는 동안은 월드컵에 전력투구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