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동대문서 재현 “지갑 연다”

중국관광객 대상 패션쇼 개최·푸드코트 운용 … 홍대지역은 유럽권 관광지로 조성

한일 월드컵 개막이 성큼 다가온 요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월드컵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정신이 없다. 월드컵은 대회기간 중 전세계 400억명 이상이 시청할 뿐 아니라 경기를 보기 위해 개최국을 찾는 관광객 또한 몇만 명에 달하는 등 관련특수가 엄청나서다.그래서 이번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서울 등 10개 지방자치단체들은 월드컵 기간 중 해당도시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것 못지않게 특수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이들의 구미에 맞는 특수상권을 개발하는가 하면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이런 흐름에 서울시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가 월드컵 특수를 올리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대상은 중국 관광객. 월드컵 기간 중 경기를 관람하러 온 중국 관광객이 6만여명으로 예상되는 데다 한류 열풍을 잘만 연결하면 엄청난 특수를 올릴 수 있어서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거리나 장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지역 자체를 상품화하는 이른바 ‘장소 마케팅’을 통해 중국인을 위한 특수상권을 마련한다. 서울시가 중국 관광객을 위한 특수상권을 형성하기 위해 선택한 지역은 동대문. 동대문은 서울의 대표적인 패션 상권으로 이미 3,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확보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는 동대문의 패션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중문화 공연장, 놀이 시설, 여가 공간 등 대중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이벤트도 개최한다.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서울시는 월드컵 기간 중 중국인 선호상품 상설매장을 연다. 이 상설매장은 5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운영된다.다음으로 동대문 패션 페스티벌을 개최해 동대문패션타운을 한류 문화 축전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는 동대문상가 상인들과 함께 이미 2000년 8월, 올해 2월 28일 두 차례 패션축제를 개최 이와 관련된 노하우는 축적돼 있다. 동대문 관광특구지정에 맞춰 열린 올해 패션축제는 ‘여인천하’ 고전의상 패션쇼, 가수 공연 및 동대문 상가 유망 디자이너와 ‘이영선’ 디자이너의 패션쇼 등이 두 시간에 걸쳐 펼쳐졌다.서울시는 이번 2월에 열린 패션축제를 확대해 동대문 운동장과 동대문 일대 거리에서 6월 12일부터 1주일 동안 펼친다. 패션축제를 월드컵 기간 중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거리축제로 승화시키는 셈이다. 서울시는 특히 동대문 운동장을 패션 홍보의 장으로 만들어 동대문타운 자체를 패션의 메카로 널리 알릴 계획이다. 패션축제는 동대문 패션쇼 및 한·중 합작 패션쇼, 유명 연예인 공연과 팬 사인회, 거리행사, 상가별 이벤트 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서울시는 이와 함께 동대문타운 내에 ‘푸드코트’를 조성한다. ‘푸드코트’는 프레야 타운 지하 1층에 조성되며 300평 규모이다. 이곳에서는 중국 4대 본류음식인 북경, 사천, 상해, 광동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5월 10일에 오픈한다.마지막으로 서울시는 동대문 상권 쇼핑 홈페이지를 보완해 지역, 숙박, 쇼핑, 문화공간 정보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쇼핑 사이트는 서울문화관광사이트, 월드컵 조직위, 중구청 홈페이지와 연계운용,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벌일 계획이다.서울 명동과 남대문에서도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로안내, 보행자안내, 관광안내표지판과 지역안내지도, 지역관광가이드북 등에 한자표기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어 통역 안내원은 이미 750명을 확보해 놓았다.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들의 편안한 쇼핑을 위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등 150명 정도의 통역원을 추가로 선발할 방침이다. 이들은 관광 안내소, 중국어 통역 서비스 특별 기동반, 월드인 등 중국 관광객 대상 관광 업소에 배치된다.명동에 위치한 한국관광 명품점에서도 월드컵을 대비해 중국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인삼 및 한약재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판매코너를 신설하고 한약차 무료시음회, 약령시 한방 상품전 등의 이벤트 행사를 벌인다. 남대문은 특히 깨끗한 거리 조성, 밝은 조명 확보에 힘써 기존 중국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게 한다는 전략이다.이와 함께 홍대지역은 20~30대 미주, 유럽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권으로 조성 중이다. 홍대지역은 문화예술활동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상암 경기장과의 최단 인접지역이라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곳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데, 연간 외국 관광객은 5만∼7만 명이며 연간 수입은 24억∼36억원에 이른다.서울시는 이런 홍대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문화행사를 관광상품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월드컵 기간 중 열리는 홍대클럽데이 축제, 월드컵기념 미술워크숍 등을 간접지원한다. 홍대클럽데이 축제는 5월 27∼31일, 6월 10∼14일, 6월 24∼28일 각각 5일 동안 3번에 걸쳐 열린다. 홍대클럽데이 축제란 이 기간 동안에는 하나의 티켓으로 다수의 클럽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유료축제로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열리는 ‘클럽데이’ 행사를 확대해 야간관광 명소를 만들자는 취지다. 6월로 예정돼 있는 월드컵기념미술 워크숍에서는 작품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거리의 70% 이상이 외국인이고 상인들도 다양한 언어 구사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태원. 한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전용’이 있는 곳으로 외국인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연간 164만명의 외국인들이 방문하며, 총 1,937개의 업소가 집중해 있는 이곳도 월드컵을 대비해 이태원관광특구(이태원 입구 사거리~한남2동사무소 1.4km 구간)를 만들었다. 월드컵을 겨냥해 관광안내소를 확대하고 가로등, 휴지통, 안내표지판 등의 가로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프랑스 관광객을 위한 구체적 마케팅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문화행사외국인 관광객들이 월드컵을 축제의 장으로 생각하고 더 나아가 한국이 문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전야제 행사로 5월 30일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한강 일대 잠실, 여의도, 선유도, 난지한강공원에서 시간대별로 월드컵의 개막을 알린다. 잠실 선착장에서는 월드컵을 향한 출항식이 열리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대륙별 문화공연인 ‘하나되는 세계’, 선유도에서는 세계 깃발 페스티벌, 난지한강공원에서는 화합의 축제가 진행된다.5월 25일부터 6월 20일까지 22일간 홍대일원 및 월드컵 경기장 주변 실내외 공연 전시장에서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 미술전시, 독립 단편 영화제, 무대예술제 등의 행사를 한다. 서울에서 중국인(화교)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연희·연남동 일대에서는 5∼6월에 ‘중국문화축제’가 열려 본토 공연팀 초청, 월드컵 관광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 지역에서 6월로 예정된 ‘한·중 음식 교류전’에서는 한국화된 중국음식 시식회와 한국전통차 시음회, 중국 고유음식 시식회를 통해 상호 음식문화 이해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고, ‘한 ·중 문화 교류전’도 6월에 열린다.월드컵 기간 중 열리는 주요행사● 서울 드럼 페스티벌=5월 28일~6월 6일, 세종문화회관 등 예정● 서울세계불꽃축제=5월 25일~6월 22일,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 예정● 2002 한 일 월드컵 갈라 패션쇼=5월 25일, 장충 체육관 예정● 2002 세계록페스티벌=6월 7일~6월 9일, 난지한강공원 예정● 2002 세계갈라콘서트=6월 10일, 세종문화회관 예정● 월드컵한류축제=6월 12일, 세종문화회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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