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회계 투명성이 ‘복병’

정치권 움직임도 무시 못할 변수...미국경제전망,'낙관.비관'교차

주식시장은 달아오르고 있지만 고려해야 할 변수는 여전히 많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내외 경기 상황을 살펴봐야 하는 것은 물론 하이닉스, 현대투신 등 국내기업의 해외매각 문제도 유념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회계법인에서 부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곧바로 퇴출된다는 점에서 ‘회계의 투명성’도 꼭 들여다봐야 할 변수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그냥 외면하기에는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해외매각 문제 = 현대투신, 하이닉스, 대우자동차 등의 해외매각 작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다행히도 이들 매각대상 기업의 협상원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따라서 원매자가 나서서 최종매각합의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LG투자증권 김종환 연구원은 “최근에 이들 해외매각기업들은 시장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며 “그보다는 국내외 경기요인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회계부실 기업 주의 = 3월 3일 아침 11시 47분, 증권거래소는 상장법인인 삼익건설의 주식매매를 중지시켰다. 미국 엔론사태 이후 국내 기업의 회계부실과 관련한 첫 조치였다. 삼익건설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이라는 회계 감사 의견을 밝히자 곧바로 거래를 정지시킨 것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회계법인의 의견까지 살펴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측은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이나 ‘부적정’의견을 받은 기업을 곧바로 퇴출시킬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퇴출결정 시기를 전후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대주주들이 미공개 회계 감사정보를 이용, 미리 주식을 팔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종목을 고를 때 평소 회계감사상 문제가 없는지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한다.▲ 미국 경제 회복 여부 = 최근 미국 정부는 두드러지게 좋아진 경제지표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당초 잠정치 0.2%에서 1.4%로 상향조정되고 제조업지수도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의 확장세를 시사하는 ‘50% 이상’을 나타냈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앞다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조정했다.하지만 비관론도 있다. 모건스탠리증권 투자전략가인 로버트 펠로스키는 “달러화와 미국 금융시장이 고평가된 상태에서 엄청난 경상수지적자로 인해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에서 자산을 빼내 유럽 주식을 사들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증시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변수 =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돌발변수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는 정치변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강도에 따라서는 예측을 불허한다. 지난 95년 10월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돌출하자 종합주가지수 1,000선이 붕괴된 일이 있다. 따라서 김근태 민주당 고문의 ‘경선자금’관련 양심선언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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