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지털 보안기기 ‘넘버원’

디지털 보안장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수준 높은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5~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보안기기 컨퍼런스(ISC)에서 잘 드러났다.미국 보안기기협회(ISA)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보안 관련 컨퍼런스와 전시회가 함께 열렸다. 전시회에는 전세계 600여개 기업이 참가, 출입통제시스템, 폐쇄회로TV, 홈오토메이션, 화재경보기 등 다양한 보안 장비를 선보였다.한국 기업은 이번 전시회에 약 50개가 참가, 전체 참가 기업의 10% 선에 이르렀다. 국제적인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의 비중이 이처럼 높은 것은 매우 드물다.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원, LG전자, 넥스젠의 미국 현지법인인 세쿠젠, 아이켄텍, 3R, 일륭텔레시스, 한광옵토 등 20여개 기업은 독립부스를 차렸다.네오시스트, 컴아트 등 30개 기업은 한국무역협회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관에서 제품을 선보였다. X2(X스퀘어)란 브랜드의 DVR을 선보인 실리콘랙스슬링거(실리콘밸리 소재)를 비롯해 이지 프로텍트(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스피드 비디오 시스템(뉴욕주 플러싱 소재) 등 재미 교포들이 창업한 기업도 참가했다.한국 기업들은 숫자 면에서는 물론 제품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제품들을 선보인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디지털 보안 시장에서 양적인 면에서는 물론 질적으로도 앞서가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준 분야는 디지털비디오 기록장치(DVR). 이번 전시회에 DVR 관련장비를 출품한 기업은 모두 150여개로 전체 참가 기업의 25% 정도를 차지했다.DVR을 선보인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3R, 일률텔레시스, 아이켄텍을 비롯해 30여개에 이르렀다. 한국관에 입주한 기업의 경우 절반 정도가 DVR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특히 신흥인포넷이 선보인 MPEG4를 이용해 전화선만으로도 4채널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제품과 컴아트시스템의 MPEG2 칩을 이용해 초당 480프레임을 구현한 임베디드 DVR 보드 등이 주목받았다. 이지프로텍트는 개인정보단말(PDA)로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시연해 관심을 끌었다.LG전자의 홍채인식 출입문 통제 시스템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이 제품은 현재 런던히드류공항, 미국 샬롯공항, 독일의 모 은행 등에 모두 1,000여대가 공급돼 시험운영 중이다. 지문인식시스템 전문업체인 세큐젠의 지문인식 장치를 이용한 출입문, 키보드 마우스 등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무역협회는 무역협회 지원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20개사가 73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1억 5,000만달러 상당의 상담 실적을 올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흥인포넷 탁명주 사장은 “한국이 DVR의 종주국이란 소리를 듣고 있으나 국제 무대에서 별로 힘을 못쓴다”며 “이는 제품이 똑같아 오로지 가격으로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제품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실리콘랙스슬링거의 이종훈 부사장은 “한국 제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특화된 시장에 맞는 종합적인 솔루션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사정에 밝은 현지 기업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시장의 니드에 맞춰 제품을 재개발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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