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움직임 따라 맞춤 컨설팅제공, 고객관리도 철저
지점이 한 곳도 없는 키움닷컴증권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회사로 발돋움한 것은 풍부한 인적자원 덕분이다. 이들 중에서도 키움닷컴이 자랑하는 베스트 직원들이 있다.자신이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해외로 나가는 금융공학 전문가, 자신이 개발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으면 기뻐서 우는 IT 전문가, 화이트데이에 고객들에게 직접 사탕을 보내는 콜센터장 등 집념과 순수함 그리고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키움의 비밀병기들이 바로 그들이다.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곳은 금융공학센터다. 지난해 이곳은 회사의 총 영업수익 중 40%(340억원)를 벌었다. 언뜻 보기엔 연구개발센터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회사 수익을 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곧 금융공학센터는 회사의 고유자산을 운용하고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내는 곳이다.이곳을 진두지휘하는 류혁선 부장(36)은 회사가 아끼는 인재들중 한 사람이다. 그는 증권가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공학 전문가다. 그는 지난 9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재학하던 중 운명적으로 선물과 옵션 분야와 마주쳤다. 당시 류부장은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시카고 선물거래소 직원들이 진행한 금융공학 세미나에 참석했다. 선물을 이용해 가격변동의 위험을 헤지(Hedge)한다는 내용을 들었을 때, 그는 머리가 ‘띵’했다. 선물과 옵션 등 워낙 낯선 단어들이 난무했던 것. 그러나 그는 미래의 위험을 현재에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에 묘한 흥미를 느꼈다. 이후 그는 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를 취득했고, 박사과정을 마쳤다.대학에서 배운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그는 굿모닝증권에서 선물과 옵션을 이용한 투자 시스템 개발 과정에 적극 참여했고, 97년엔 자신의 사비를 털어 미국 시카고와 뉴욕으로 떠나기도 했다. 미국에서 장외 파생상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그의 열성이 김범석 키움닷컴 초대 사장의 눈에 들어 전격 스카우트됐다.류부장은 “키움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 매매 시스템을 개발, 펀드매니저들이나 투자자들이 어떤 요구를 해도 그에 맞는 거래 시스템을 만들어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키움의 프로그램 매매 수수료가 다른 증권사보다 비싼 이유도 이들이 인덱스 포트폴리오로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선물과 옵션으로 위험을 헤지해 주는 키움만의 컨설팅 서비스 때문이다. 류부장은 금융시장의 맞춤복 서비스 시장이 활짝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그가 숨겨둔 비장의 무기들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사장보다 연봉 더 받는 직원 만도 10여명키움닷컴에는 사장보다 연봉이 높은 직원이 10명(총 직원수 180명)이나 있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직원들을 스카우트 한 이유도 있지만, 인센티브에 따라 연봉을 주는 시스템 때문이다. 이정근 키움닷컴 콜센터장(41)은 그 10명 중 하나다.현대차 콜센터에서 6년 동안 일하던 99년, 그는 키움닷컴 콜센터를 관장하는 책임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증권업계에 콜센터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고객관리 개념이 약했다. 기회라고 생각한 이차장은 지원했고, 당당하게 센터장으로 선정됐다. 이후 그는 불과 다섯 달 만에 콜센터를 구축하고, 상담원 모집까지 마치는 능력을 과시했다. 일요일이 없는 강행군 덕분이었다.“감기가 유행하면 콜센터 직원들에게 귤을 나눠줍니다. 자주 간식도 제공하고요. 직원이 건강하고 컨디션이 좋아야 고객들에게 웃으면서 상담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관심 덕분인지 상담원 이직률은 업계 평균을 훨씬 밑도는 15%선. 본사에서도 상담원에 대해 업계 최고 대우를 구상하고 있다.키움닷컴의 콜센터는 선물 전담반뿐 아니라 VIP 전담반을 두고 있다. 약정액 기준으로 1대1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영웅클럽’이 그것. 그는 영웅클럽 회원들에게는 친필로 편지를 보낸다.“성의를 갖고 편지를 보냈다는 느낌을 고객들이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사탕을 보냈어요.”이런 작은 성의에 고객들은 감동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전혀 울지 않을 것처럼 야무져 보이는 박재영 IT팀 대리(30)는 얼마 전 기쁨의 눈물을 흘린 일이 있다. 고객 중 한 명이 그가 개발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써보고, “너무 편리하고 자상한 시스템”이라며 그를 칭찬했던 것.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선보이는 기분으로 일한다”며 “제 작품이 고객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최고의 행복”이라며 살짝 웃었다.박대리는 다우기술에서 증권사용 인터넷 홈페이지와 매매 시스템을 개발하던 중 지난 2000년초 키움닷컴이 출범하면서 스카웃 됐다. 체구가 작아 언뜻 보기엔 약골 같지만, 개발에 몰두하면 며칠이라도 밤을 새서 일을 마치는 ‘악바리’다. 그는 고객 게시판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그날 개선한다. 마우스를 1번만 클릭해도 매매가 체결되는 시스템, 등락률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는 아이콘, 휴대폰을 통해 알림이 서비스를 한다는 것 모두 박대리의 손끝에서 나왔다.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줄곧 웹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한 경력을 가진 박대리는 전쟁 중에도 파괴되지 않는 ‘야무지고 편리한’ 트레이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