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미국기업 실적 예상치보다 7%웃돌아...금리인상 여부 관심 가져야
9.11테러 이후 다우지수가 다시 10000선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뉴욕증시 참여자들의 최대관심은 미국 증시가 과연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는가에 쏠리고 있다.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을 토대로 현 증시를 진단한다면 일단 미국증시가 경기회복과 기업실적의 개선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의 심리가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가 상승한 1차 상승기를 끝내고 조정(맴돌이)국면을 거쳐 대세상승기 초기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조지 소로스의 견해대로 라면 이 국면에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대세상승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과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경기에 대해서는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있으나 이 점에 있어서는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실제로 경험적 확률이나 3개월 평균 주가수익률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신뢰하는 채권시장에서 형성되는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해 양국 경기를 진단해 보면 일제히 미국경기와 한국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최근 들어 발표되는 경기지표를 보다라도 민간소비로 촉발된 경기회복세가 생산 등 다른 분야로 속속 파고들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기후행지표인 실업률도 2월에는 5.5%로 2개월 연속 하락됨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그동안 불안요인으로 지적돼온 노동부문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 1월에 발표된 지난해 4·4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당초 예상치보다 평균 7% 정도 웃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 발표되는 올 1·4분기중 미국기업들의 실적전망도 의외로 좋게 발표되고 있다. 당초에는 미국기업들의 실적개선은 빨라야 올 2·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었다.문제는 미국 증시가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어들 경우 주가상승 속도와 폭이 얼마나 빠르고 크냐 하는 점이다. 여러 가지 시각이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이번 경기회복의 모습과 앞으로 새롭게 대두될 장애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경기의 향방과 관련해서는 올 하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3% 후반대나 4%대로 높아질 것이라는 ‘V’자형 견해와 조만간 경기가 다시 침체될 것이라는 ‘W’자형 견해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다. 다행인 것은 시간이 갈수록 미국경기가 재둔화(double dip)될 것이라는 시각은 설득력을 잃어 가고 있는 점이다.미국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면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 하는 점이다. 이 문제는 여러 가지 원인중에서 새로운 성장주도 산업이 있느냐가 관건이다.이 점에 있어서는 클린턴 시절에 ‘신경제(new economy)’의 신화를 낳았던 첨단기술업종이 경기둔화시에 안정기능(stabilizer)이 없는 점을 감안해 부시 정부는 산업정책을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첨단기술업종과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전통적인 제조업간의 균형을 중시하는 ‘융합경제(fusion economy)’를 지향하고 있다.이 문제는 우리나라도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현 정부 초기의 수확체증의 법칙이 주는 신경제의 신드롬에 젖어 벤처산업에 일방적으로 몰아주던 산업정책이 한계와 많은 부작용을 낳음에 따라 우리나라의 산업정책도 새로운 성장산업인 첨단기술업종과 전통적인 제조업간의 균형을 강조하는 융합경제를 추진중이다.따라서 이번의 경기회복 속도는 지난 98년 9월말 미국의 세차례 금리인하 이후 미국경기가 5%에 가까운 고도성장세를 기록한 때에 비교해서는 낮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회복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미국경제는 쌍둥이 적자(twin deficit)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무역수지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 회계연도에는 98회계년도 이후 처음으로 1천억 달러 정도의 적자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다.금리면에서도 지난해 미국은 4.75% 포인트로 시중에 풀린 돈(유동성)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도 향후 경기회복의 모양세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이론대로라면 경기회복세가 완만해 지난해 풀린 유동성이 실물부문에서 완전히 흡수해 주지 못한다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올 하반기 들어 미국 금리가 인상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미국에서는 조만간 금리가 인상국면에 접어들어 올 연말까지는 최소 0.5%~1% 포인트 정도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는 금융기관들이 많다. 물론 금리가 인상기조로 돌아선다면 증시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지역별로도 투자자들이 위험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특정펀드가 위험자산과 위험기피지역에 대한 투자를 할 경우 다른 펀드들이 일제히 동반 투자하는 밴드 웨건(Band Wag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지역으로 선호됐던 미국증시로의 자금유입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갈수록 악화되는 일본경제 위기설과 무역흑자 축소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일본내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돼 일본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경우 유동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미국내 투자자금을 회수할 경우 주가회복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이런 요인을 감안해 본다면 최근 들어 미국 증시내에서 98년 9월말 이후 2년반 이상 기간동안 지속됐던 주가급등기와 비교해서 향후 미국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시각(최근 효과, recently effect)은 경계해야 한다. 앞으로 주가가 상승된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완만하게 오랫동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증시가 엔론사와 마찬가지로 회계장부를 조장한 제너럴일렉트릭(GE), IBM, 컴퓨터어소시에이츠와 같은 이른바 엔로니티스(Enronitis)에 속한 업종에서 블루칩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과 증시구조가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최근 들어 미국에서 개정되고 있는 회계제도와 증시제도도 모두가 윤리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에 민감한 블루칩을 중심으로 미국증시가 재편되는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