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한스비빔밥·미스터피자 등 국내업체들 “만리장성넘어 자유여신상까지 진출” 의욕

중국 베이징의 번화가 옌사 거리. 즐비하게 늘어선 빌딩 사이에 눈에 띄는 한국음식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서라벌’이라는 상호의 한식 레스토랑.현재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한수진씨(29)는 “베이징에서는 서라벌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데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고 전했다.현재 중국 전역에 서라벌이란 간판을 단 지점이 8개나 된다. 서라벌은 국내 외식업체인 한우리외식산업(이하 한우리)의 중국 지점명이다. 한우리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중국에서 거둬들인 외화를 한국으로 송금해 대통령 표창을 받기까지 했다.해마다 중국에서 100만달러(한화 13억원 상당) 이상을 한국으로 송금하고 있고, 국내 외식업체들 사이에선 성공한 해외진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한우리는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외식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중국으로 뻗어나간 토종 외식업체들은 비단 한식전문점뿐만이 아니다. 주점프랜차이즈 ‘투다리’ 브랜드로 유명한 ‘이원’은 현재 국내 외식업체로는 중국에 가장 많은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95년 ‘토대력’이라는 중국식 상호명으로 진출해 이미 중국 전역에 55개의 지점이 영업 중이다.전인택 대리는 “중국의 다양한 음식문화에 부합된 메뉴 컨셉과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었고, 낮은 인건비와 높은 회전율 등을 통해 투자의 안정성을 담보해 주었기에 ‘토대력’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우리들의 이야기’, ‘BBQ치킨’도 중국으로수타 피자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스터피자도 중국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경우 99년 처음 베이징에 진출해 지금은 3호점까지 개설한 상태.미스터피자의 중국 총지배인 정순호 대리는 “중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더 외식문화가 발전했다”며 “중국 부유층 여성들의 사회참여도가 높기 때문에 부부가 퇴근 후 같이 외식하는 게 자연스러운 사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올해 안에 중국에 2개 지점을 더 오픈할 예정이다.이런 토종 외식업체들의 성공적인 해외진출 소식에 기존 국내 외식업체들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국내 외식업 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자체 진단 아래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특히 토종 외식업체들의 타깃이 되고 있는 곳은 중국 시장. 인건비나 재료비 측면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눈에 띄고, 중국내 외식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깔끔하고 세련된 한식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컨셉으로 업계에 주목을 받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는 4월 베이징에 ‘쾌락한국’이라는 한식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다. 중국 매장 담당자인 이창영 실장은 “철저한 현지답사와 중국 사정에 밝은 인력들을 통해 체계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한국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도 기존 한식점들과 차별화된 한식레스토랑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BBQ치킨으로 잘 알려진 제너시스도 베이징에 300석 규모의 대형 패스트푸드점을 오는 7월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에만 1,3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제너시스는 지난해 4월 중국의 화도그룹과 합자회사 설립 조인식을 시작으로 중국 현지 시식회 등을 마친 상태다.외식사업을 꽃피운 미국에 진출한 토종 외식업체들도 많다.미국 LA 다운타운에 유독 어울리지 않는 상호를 가진 업체가 있다. 다름 아닌 ‘한스비빔밥’. 한국식 패스트푸드를 표방하며 국내 외식업계에 한식바람을 몰고 왔던 한스비빔밥은 LA 현지에 2개의 프랜차이즈를 개설했다. 코리안타운에 또 하나의 지점을 3월말 오픈한다.한스비빔밥의 체인 운영업체인 오리엔스FD 한기정 사장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이 비빔밥이라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국내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고 한스비빔밥을 전세계에 수출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조득환 미국지사장은 “LA 다운타운에 있는 1호점의 경우 하루 수익이 1,500달러(한화 195만원)를 웃돌 정도로 수익이 높다”며 “앞으로 미국 현지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일본까지 지점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치킨외식업체 BHC는 미국 시애틀에 지점 한 곳을 개설했다. 그뿐 아니라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등 전세계에 17개 지점을 두고 있다. BHC의 윤세영 과장은 “우리가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팝콘치킨 등 외국인에게 맞는 메뉴를 개발한 것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라며 “음료와 치킨을 컵 하나에 들고 길에서나 차 안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음식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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