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식물 보며 ‘살금살금’ 정글 트레킹

글 : 한은희 월드콤 여행기자 worldcom@worldpr.co.kr사진 : KaMP Studio취재협조 : 말레이시아 관광진흥청 (02-779-4422 www.mtpb.co.kr)밀림. 말로만 듣던 밀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사람들에게 기대감과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울창한 숲이 만들어내는 까닭모를 두려움과 풍부한 산소량으로 즐기는 삼림욕. 너무나 상반된 두 가지 느낌으로 전달되는 말레이시아의 밀림 여행.고양이 도시 ‘쿠칭’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비행기로 약 한 시간. 보르네오섬이 여행객을 맞이한다.이곳 보르네오섬에는 브루나이공화국과 말레이시아의 원주민들이 아직도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바주와 사라왁주가 있다. 사바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양 최고의 산 코타키나발루가 있는 곳이고, 사라왁주는 원시림이 울창하게 살아 있는 밀림의 고장이다.보르네오에서도 남쪽에 치우쳐 있어 사람들의 손길이 닿기 어려웠던 탓에 아직도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곳은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다.사라왁주의 주도인 쿠칭. 고양이를 일컫는 원주민들의 말이다.이곳 쿠칭에는 사라왁 원주민들의 삶과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민속촌이 있다. 원시부족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환경을 만들고 가옥구조도 그대로 재현해 살고 있는 곳이다. 관광객들은 이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지켜볼 수 있고,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공예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정글까지 들어가 실제 밀림 속의 생활상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민속마을을 만들고 부족을 옮겨살게 한 곳이어서 그런지 밀림 속의 생활처럼 리얼하게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네들의 풍습을 알아보기에 좋은 곳으로, 쿠칭의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즐겨보기를 권한다.바다로 텀벙 들어가 도착한 곳, 바코국립공원이제 밀림으로 떠나자. 쿠칭에서 강을 따라 작은 쪽배를 타고 30분. 물이 빠져 갯벌이 길게 드러난 바코 국립공원(Bako National Park)이 눈앞에 나타난다. 쿠칭에서 북쪽으로 37km 지점에 위치한 사라왁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으로 남지나해에 면해 있다.1957년에 문을 열었으며 면적은 2,728ha. 배 안에서 양말과 운동화를 벗고 바지를 걷어올린 다음 바다에 내려 걸어들어간 국립공원은 원시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로 다리를 놓아 선착장을 만들었는데, 그나마도 10시 이전에 도착해야 바닷물에 젖지 않고 들어설 수 있다. 그 이후에 도착한다면 바다를 걸어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쪽배로 바다 위를 달려 도착한 작은 섬 바코 국립공원. 넓은 갯벌을 가득 메우고 있는 늪지 나무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 사이로 작은 게들이 집을 짓느라 동그란 흙더미를 밀어내놓고 있다. 작은 수서식물과 동물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나무계단 끝에 엎드려 한 시간여를 기다리고 있다는 영국 관광객들.사람들의 수선스러움으로 다른 사람들의 관찰을 방해하는 것이 미안해 발꿈치를 들고 소리를 죽여가며 계단을 건너간다. 이곳 바코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자연을 관찰하기 위해 한 곳에서 긴 시간의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여행의 진수를 아는 사람이 아닐까.카메라의 무분별한 작동으로 숲 속의 동물들이 놀라는 것을 막기 위해 카메라 반입에도 엄격한 규칙을 정해놓고 별도의 요금을 받고 있는 국립공원. 살금살금 정글의 동물들이 놀랄까 숨죽여 걸어가는 동안에는 열대식물들의 생태를 설명하는 가이드만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1200301숲의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정글트레킹은 그래서 자신의 마음속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이곳은 자연보호를 위해 어떤 취사도 허용되지 않는다. 정글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갈 것.나무와 나무가 엉켜 있는 곳, 밀림. 그렇지만 나름대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정돈이 되어 있는 곳이 바로 밀림이다. 그 안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밀림 속 트레킹은 그래서 각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바코 국립공원 여행정보1. 방문허가증 받기 및 숙소예약먼저 쿠칭의 시장 옆에 위치한 사라왁 관광안내센터에서 방문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만약 국립공원 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이곳에서 예약을 해야 한다. 호스텔(도미토리)은 1박에 M$ 3.15이고 레스트하우스(개인실)은 M$ 21~M$30. 캠프장 사용료는 M$1이다.2. 가는 방법바코 국립공원은 쿠칭에서 37km 정도 바코 도로를 따라 가거나 순가이 산투봉(Sungai Santubong)을 가로질러 페리호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바코 도로는 순가이 바코(Sungai Bako) 입구 근처의 캄풍 바코(Kampung Bako)까지 이어진다. 이곳에서 쪽배를 타고 30분 정도 바코강을 따라가야 하며 돌아오는 요금은 M$ 50 정도이다. 이 보트의 최대 승선인원은 12명이다. 쿠칭에서 캄풍바코까지 정규 버스 노선이 있다.3. 트레킹 코스의 선택트레킹 코스는 전부 16개로 1시간에 왕복 가능한 가벼운 코스부터 도중에 캠프를 해야 도착할 수 있는 장거리 코스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입구에 있는 비지터 센터에서 안내지도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이곳에는 국립공원 내에서 볼 수 있는 새, 곤충, 동물들에 대한 전시관도 마련돼 있어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4. 국립공원내 주의사항낚시 금지·사냥·포획·덫·독살 등 야생동물에게 피해 주는 행위 금지, 공원 안으로 무기류·폭발물, 덫 등 반입금지, 식물류에 대해 꺾기·자르기·방화 등의 훼손 행위 금지, 공원 안으로 외부 동식물 반입금지, 공원 안에 존재하는 생물·무생물 등을 파괴하거나 가져가는 행위 금지, 건축구조물에 손상을 주는 행위 금지, 소란행위 금지. 이를 위반할 때에는 M$ 1,000 ~ M$ 2,000 정도의 벌금이 부과되며 심하면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실형을 받는다.또 여행객들은 밤 10시 이후부터 아침 7시까지 음악을 크게 틀 수 없으며 정글 속을 여행하는 동안에도 조용히, 정글의 평화로움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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