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U턴’.구조조정 성공.‘한국건설’ 대약진

반도체 경기 ‘U턴’디디알·싱크디램 4월부터 약세 예상최석포·메리츠증권 연구위원최근 디램(DRAM) 현물가격은 시장 수요가 강하지 못해 약세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실제 128Mb 기준으로 현물가격이 고정거래선 가격대비 80센트 정도 낮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는 메이저 PC업체가 싱크디램(Sync DRAM) 위주로, 중소 PC업체 및 마더보드(Motherboard) 업체들은 디디알(DDR) 위주로 구매하는 등 불균형 시장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메이저 PC업체들이 현물가격보다 20% 높은 가격대에 싱크디램을 구매하는 이유는 아직 싱크디램 기반의 PC를 주력 모델로 생산하고 있어서다. 또 PC업체들은 일부 디램업체들의 생산차질 때문에 그리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업계 구조개편으로 이어질까봐 안정적 물량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앞으로 디램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셈이다. 이처럼 실수요 이상으로 디램을 구입하는 바람에 싱크디램 시장은 수요 우위 상황이 발생, 가격이 높아졌다. 디램 생산 업체들도 메이저 PC업체들의 이런 상황을 활용,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2분기 시장 수급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디램 가격은 약세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정거래선 가격이 높아 디램업체들은 앞으로 메이저 PC업체들과의 가격인상에 적극적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함께 할 파트너이기 때문이다.시장 세부적으로 볼 때 인텔의 i845G 칩셋이 출시되는 4월말 이후 수요기반이 확충되는 모멘텀이 될 전망이지만 그 강도는 장담하기 어렵다. 디램 업체들은 싱크디램 가격이 디디알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돼도 현재로서는 공정상황을 감안하면 싱크디램의 생산비중을 높이기 위해 추가 생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반면 i845G 칩셋은 통합 칩셋으로 출시될 경우 현재의 그래픽 메모리 시장에서 어느 정도 디디알 수요 상실이 예상된다.과거 메이저 PC업체들의 PC 사양 변경사례를 볼 때 인텔의 i845G 칩셋이 출시돼도 메이저 PC업체들은 초기단계 디디알 채택 PC 모델 생산을 점진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이럴 경우 4월부터 메이저 PC업체들의 디디알 채택 PC 모델을 생산하더라도 현재의 디디알 시장 공급우위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디디알 가격 약세는 지속될 수 있고, 메이저 PC업체들의 싱크디램에서 디디알로 구매 패턴 변경은 싱크디램 시장의 수요 기반 약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디디알과 싱크디램 모두 가격 약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디디알 가격은 3월 말부터, 싱크디램은 4월 초부터 약세 진입이 예상된다.구조조정 성공발목잡던 ‘3대 악재’ 해소 … “거칠것 없다”지난 몇 년간 우리경제의 발목을 붙잡던 대형 부실기업들이 있었다. 한보철강, 대우자동차, 하이닉스 반도체 등이다. 이 기업들의 해외 매각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97년 이후 진행된 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이 기업들이 새 주인을 맞아 정상화되면 경기와 주가 상승 흐름이 또 하나의 원동력이 얻게 되는 셈이다.대우자동차는 GM과 채권단이 자산인수 가격에 합의점을 찾으면서 실타래가 풀려가고 있다. 이영국 대우자동차 사장은 매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대해 “대들보 세워 집 구조 윤곽이 잡힌 상태”라고 표현했다. 4월께면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의 난제였던 우발채무 처리문제, 고용보장 문제 등에 대한 GM의 태도가 바뀌면서 조율 가능성이 높아졌다.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해서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3월 19일 “중요사항 협의가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협상의 주요 내용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부문을 마이크론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마이크론 주식을 받는 것이다.메모리 부문의 매각대금은 37억∼38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부문을 떼어 팔고, 비메모리 전문 소형회사로 바뀔 전망이다. 남아 있는 쟁점은 매각 후 발견되는 우발채무 처리 문제와, 신규자금 지원 조건 등이다. 채권단은 17억달러까지는 마이크론에 더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시장금리수준’이라는 조건을 못박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97년 1월 부도가 발생, 가장 오래 끌어 온 한보철강 역시 곧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0년 네이버스컨소시엄에 매각하려다 네이버스측의 계약 파기로 실패를 맛본 채권단은 1,000만달러의 계약 보증금을 걸어 안전장치를 갖췄다.지난해 한보철강 인수낙찰예정자로 선정됐던 AK캐피탈과 채권단간의 세부 협상이 대부분 합의점을 찾았다. AK캐피탈이 인수가격 9.5%까지 확대하고, 실사 후 하자보증을 약속받음으로써 계약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대 90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AK의 실사 작업이 끝나면 최종 매각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한국건설’ 대약진경제회복 ‘엔진’… 해외부문 약진 눈부셔외환위기 영향으로 침체 일로를 걷던 건설업 분야가 지난해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세로 돌아섰다.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01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설비투자와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3.0%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특히 98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건설투자는 지난해 실질가격 기준으로 4.7%가 증가했고, 올해는 6.3%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건설경기 회복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경기 호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건설업계 체감경기는 지난해 8월 81.5로 저점을 찍은 후 상승세로 반전, 지난해 11월에는 지수 100을 돌파했다. 또 3월 경기종합 전망지수가 144.2를 기록,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뿐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건설 투자가 실질가격 기준으로 연평균 4.5%의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 최윤기 연구위원은 3월 16일 내놓은 건설투자 전망을 통해 2005년까지 연평균 5.0%, 이후 2010년까지 연평균 3.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해외건설 수주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플랜트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위주로 수주활동을 전개, 무역수지 개선에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최근 이란 사우스파스 가스전 개발 4∼5단계 공사를 12억달러에 수주했다.삼성물산도 1억 8,500만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과학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수주했다. 건교부는 현재 26개 대형 건설업체가 중동, 동남아시아 등 26개국에서 총 80억 2,200만달러 규모의 공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주택보급률이 올해말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 주택경기도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급속한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굿모닝증권 이창근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부터 건설투자 증가폭이 하락될 것으로 보이고 주택수급 구조도 조정을 받을 전망이어서 주택부문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건설사는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G, 대림, 태영 등 우량 건설주들의 주가 하락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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