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활용 “싼 대출 이자 찾아라”

“이젠 독립해서 살아야지. 그러려면 집도 장만해야 하고 자동차도 사야 할 텐데. 얼마나 빚을 내야 내 연봉 수준에서 적합한 것일까.”대기업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최예진씨(33)는 아직 미혼이다. 사귀고 있는 사람은 있지만,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아니다. 앞으로 2∼3년 안에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인지 최씨는 앞으로 철저하게 독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초부터 그는 3,000만원 전세를 얻어 따로 살고 있다. 최씨가 독립한다는 의미는 앞으로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이에 따라 그는 2년 뒤 28평짜리 아파트를 얻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의 연봉 수준에서 볼 때 얼마나 빚을 내야 하며 빚을 낼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조인호 씨티은행 명동 씨티골드센타 부장의 도움말을 들었다.우선 최씨의 재정상태를 보자. 그의 연봉은 3,700만원이고, 매달 140만원을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다. 전세보증금 3,000만원과 1,700만원의 예금이 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산 목록 1호와 2호다. 이와 함께 간간이 주머니 속에 있는 잔돈을 모아 온 500만원, 이 또한 자유저축통장에 예치돼 있다. 그리고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5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다.혼자 사는 여자답게 다양한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S생명에 상해보험과 건강보험을 들었고, 매달 2만 8,000원씩을 각각 납입한다. 또 다른 S생명에는 암보험을 들어놓았다. L화재 상해보험에는 매달 3만 6,000원씩 불입하고 있다.보험은 종신보험으로 일괄 정리최씨가 앞으로 얼마나 빚을 얻어야 할지 알아보기 전, 현재 재산을 말끔히 정리해 보자. 먼저 그가 정리해야 할 부분은 보험이다. 이곳 저곳에 들어놓은 보험을 한 곳에 몰아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상해보험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탈 수 있는 보험금은 크지만, 단순히 금액을 보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실제 본인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 맞춤하다. 물론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사고를 당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어떤 사고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점에서 종신보험이 괜찮다. 일반 보험상품과 비교해 매달 납입해야 하는 금액은 많지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 미래에 닥칠 위험에 광범위하게 대비할 수 있다. 따라서 찔끔찔끔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한 곳에 몰아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둘째 빚 관리 측면에서 최씨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는 점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카드대출보다 이율이 싸고, 대출이 쉽다는 점에서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하나씩 갖고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통장은 ‘좋지 않은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얄미운 악마와 같다. 마치 내 통장에서 돈을 쓰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쓸데없는 소비에 노출되기 쉽다.조합주택 고를 때는 조심더구나 최씨는 1,7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린다면 예금이자에 1% 정도만 플러스해 대출이자를 내면 된다.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율이 1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 훨씬 싼 것이다. 대출금도 예금액의 95%까지다.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도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는 점은 앞으로 추가 소비를 부추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이율을 주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위험에도 노출된 셈이다.자, 이젠 최씨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빚을 써가면서 집을 장만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주택청약통장을 이용, 각종 아파트 분양에 청약을 하는 것이다. 신용대출로 집을 마련할 경우 10%대의 대출이자를 물고 돈을 빌려야 하지만, 청약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중도금 대출 등을 통해 5∼6%대의 싼 이자를 내면 된다.그러나 문제는 분양에 당첨되는 확률이 적다는 점이다. 요즘 아파트 청약에는 끔찍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린다. 당첨될 확률이 높지 않은 것이다. 예컨대 4월초 실시된 서울 3차 동시분양의 평균 경쟁률은 79.8 대 1이었다. 이럴 경우 조합주택을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조합주택이란 일반적으로 조합원들을 모아 땅을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는 것을 말한다. 형식은 이렇지만 요즘엔 아예 시행사들이 조합원을 모집하고 아파트를 짓고 있다. 조합원들은 신용대출보다 싼 이율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주택조합 아파트 공고를 본 일이 있을 것이다.다만 조합주택은 모든 책임이 조합원에게 귀속된다는 점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 다. 주의할 점을 간추려 보면 시공사의 재무상태 점검, 아파트 건축비 관리의 투명성, 각종 인가와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 확정 분양가를 공시하는지 여부, 적어도 1,000세대 이상은 분양하는지 여부 등이다.또 하나 최씨에게 발견되는 문제점은 통장을 개설하면서 세금우대 한도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700만원 정기부금을 들 때, 한도를 4,000만원으로 정해 놓았던 것. 이후 통장 두 개를 더 개설했지만, 세금우대를 받지 못했다. 이미 한도를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물론 계획대로 적금 기간까지 한 곳에만 4,000만으로 모을 수도 있지만, 생활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생기는 돈도 많다. 보너스나 인센티브가 그렇다. 이럴 경우 다른 통장에 예치해 봤자 세금우대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한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좋다.주거래 은행 이용 수수료 줄여부대수수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취급수수료, 연장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등 우리가 모르는 사이 수많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카드론을 사용했을 경우 1∼2%의 취급수수료를 내야 한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면 연장수수료를 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 역시 은행마다 받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주거래은행을 통해 대출이자를 낮출 수 있다. 또 가족들을 부고객으로 등록시켜놓으면 가족이 사용한 금액까지 실적에 포함돼 중도상황수수료 등 귀찮은 것들을 물지 않을 수 있고, 대출이자로 낮출 수 있다. 가족들에게도 같은 혜택이 적용된다.조인호 씨티은행 부장은 “돈을 빌릴 때 은행직원에게 본인의 재산상태를 밝히고 가장 저렴하게 이자를 지불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엔 은행내 상담만 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구체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빚을 관리하는 기본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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