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토 이용 수도관 녹 제거 장비 ‘국산화’

물분자 덩어리 작게 만들어 녹·찌꺼기 제거

정수장에서 아무리 깨끗한 물을 보내도 수도관이 부식된 상태라면 가정에서 먹는 물은 오염될 수밖에 없다. 올초 환경부는 상수도관이 매설된 전국 1,400여개 지점에서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5%에 가까운 지점의 수돗물에서 철과 대장균 등이 무더기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결과는 대부분 설치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 수도관이 묻힌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낡은 배관 속에 쌓인 이물질이 세균 번식을 일으킨 것이다.이런 상수도관내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장비를 개발한 환경벤처가 있다. 월드소수이시스템(www.sosui.co.kr)이 화제의 기업. 이 회사는 고령토를 이용한 배관 녹 제거 장비 ‘SSB’를 지난해 5월 개발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SSB는 길이 80cm 정도의 관 속에 세라믹 볼을 넣고, 이 관을 수도관 사이에 연결해 물을 통과시켜 정화하는 장비다.국산 고령토에 특수유약을 입혀 고온 처리한 세라믹 볼이 강력한 파장의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출해 물분자의 운동을 활성화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 즉 물분자 덩어리를 작게 만들면 부패를 일으키는 물질의 서식이 어려워지고, 결국 녹이나 찌꺼기(스케일) 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이 회사는 산업용 세라믹 가공에 필수적인 특수유약을 개발한 일본 소수이시스템과 제휴해 이 SSB를 내놓았다. 이 장비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3개월 만에 약 3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풀무원, 롯데삼강, 한솔오크밸리 등 국내 30여개 업체에 장비를 납품한다. 지난해말 한솔창업투자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올 1월엔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이재붕 사장(46)은 “지금까지의 배관 녹 제거 방식은 청관제 같은 화학약품을 쓴 결과 2차 환경오염을 낳을 우려가 있었다”며 “따라서 물을 이온화시키는 방식으로 녹과 스케일을 막아주면 물의 미네랄 성분을 보존해 주고 2차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무인경비업체 GS안전의 대표도 맡고 있는 이사장은 설립 9년 차인 GS안전의 영업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SSB의 세라믹 볼을 응용해 생활용품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어서 올해 매출목표 53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시장 성장 잠재력도 무한대국내 배관 녹 제거 장비 시장은 최근 2∼3년 새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99년 이런 장비들이 독일, 이스라엘 등에서 처음 수입되면서 시장이 형성된 후 현재 관련 업체만 국내에 60여개가 생겨났다. 이호석 부사장은 “시장 형성 초기인 2∼3년 전엔 20억∼30억 규모였지만 올해 배관 녹 장비 시장 규모는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이 회사와 같은 배관 녹 제거 전문 업체인 아이에스유코는 독일계 이온 디바이스사의 총판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다. 제품 내부를 아연으로 처리, 금속의 이온화 경향을 이용해 녹을 제거하는 방식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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