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의 엄청난 소화력 … 한국 영화, 다 덤벼!

는 용감한 영화다. 일단 제목부터 용감하다. 제목에서부터 수선을 떨다가 재미없으면 무슨 비참한 꼴을 당할지 걱정도 안 되는지, 무턱대고 ‘재미있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그럴 만도 하다.‘한국 최초의 패러디 코미디’를 헤드카피로 한 는 무려 28편이나 되는 한국 영화들을 패러디하는 왕성한 소화력을 자랑한다.에서 , 에서 까지 속된 말로 ‘떴다’ 하는 한국 영화들을 빼놓지 않고 베껴가며 블록버스터에서 엽기까지 한국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든 것을 담아냈으니 그야말로 두려울 게 없다.하지만 가 한국 최초의 패러디 코미디를 자청하고 나선 것은 단순히 양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영화들이 몇몇 장면을 통해 과거의 히트작을 패러디한 것과는 달리, 는 영화 전체가 하나의 패러디다.남북의 화해 무드를 교란시키려는 일본 극우파의 첩보작전이라는 이야기 축은 아예 의 그것을 그대로 빌려온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진행은 온통 다른 영화들로 가득 차 있다.특수경찰 KP 소속의 황보(임원희)와 그의 연인으로 접근한 일본 극우파의 암살범 상미(김정은)가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은 그 유명한 의 지하철 구토 사건이고, 암살이 벌어진 의 40계단에서 황보는 비닐봉투 세례를 맞으며 비가 오는 거리를 걷는다.남북 화해 무드에 결정적인 굳히기 한판이 된 양국 수뇌들의 햄 통신이 의 두 연인들을 베껴올 때쯤 되면, 웃음의 강도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영양가는 온통 남의 것에서 빌려오는 이러한 기생의 웃음은 이미 시리즈나 주커 형제와 레슬리 닐슨의 패러디 걸작들에 의해 익숙해진 기획 영화의 패턴.하지만 나 같은 ‘남의 것’이 아닌, 나 같은 ‘우리 것’에 기생하는 의 순도 100% 패러디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스꽝스럽고 깜찍하다.하지만 패러디 장면들을 모두 발견해 내고 웃어젖히고 나면, 아니나 다를까 남는 건 하나도 없다. 도무지 김정은이 나를 웃긴 건지, 박경림과 김정은과 김윤진이 섞인 이상한 잡종이 나를 웃긴 건지 기억조차 안 난다.좌충우돌 짬뽕으로 섞여 있는 각종 패러디 폭탄들이 다소 개념 없이 배치돼 있다는 것 또한 안타까운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나간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만들어진 본격적인 기획 영화로서 는 분명 인정해줄 필요가 있는 아이템이다.이 영화가 먹어 삼킨 그 수많은 블록버스터에 열광했던 관객들이 과연 이 영화에 ‘재밌다’는 판결을 내릴지는 궁금하지만 말이다.박진형 조이씨네닷컴 matthew@joycine.com이주의 문화행사오페라 4월 27일~5월 2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평일·토요일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5시/VIP석 15만원, R석 10만원, S석 6만원, A석 5만원, B석 4만원, C석 3만원국제오페라단(단장 김진수)의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1982년 창단 공연을 으로 했던 국제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이탈리아 전역에서 개최되는 ‘2002 이탈리아 여름 오페라 페스티벌’에 선보일 예정이다.일본 항구도시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은 미국 해군장교와 일본 기녀 쵸쵸상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나비부인 쵸쵸상 역에는 소프라노 김영미·김유섬·손미선·이지은,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 역에는 테너 김진수·이칠성·신선섭, 나비부인의 하녀인 스즈키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조영해·임정현·서윤진, 미국 영사 샤플레스 역에는 베이스 유승공·최종우·조영두가 캐스팅됐다.남자주인공 핑커톤 역으로 출연하는 김진수 단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았으며 정갑균이 연출을, 이탈리아 출신 니콜라 사말레가 지휘하는 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02) 588-07682002광주비엔날레 = 6월 29일까지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등. 세계 31개국 작가 328명 참가. 주제 ‘멈춤’에 대한 예술적 해석 시도.홈페이지 www.gwangju-biennale.org‘버자이너 모놀로그’ 앙코르 공연= 5월 19일까지 세실극장. 여성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를 파격 사용, 화제가 됐던 연극. 서주희의 1인극, 이지나 연출. (02)516-1501가무악극 = 6월 30일까지 삼청동 삼청각 일화당. 고전 속 배비장과 애랑의 러브스토리. 전통 가락에 기반을 둔 음악과 춤을 선보이는 가무악극. (02)3676-3456이불 개인전 = 5월 5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 와 근작 7점으로 국제무대의 성과를 재확인하고 예술적 비전을 전망. (02)750-7964‘千變萬花- 봄 이야기’전 = 4월 2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김환기, 박고석, 박수근 등 작고 및 생존작가 18명의 작품 60점으로 봄의 색채와 인생의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회.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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