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보다 확실한 디지털 방송은 없다”

BSI, KDMC, 잇츠TV 등 케이블.초고속망 타고 '쌩쌩'...하반기 서비스 실시

현재 디지털 방송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공중파 3사도 고선명TV를 앞세워 디지털 방송을 선언했고, 최근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도 디지털위성파를 발사했다. 여기에 케이블TV방송국(SO)들이 가세해 디지털 방송 시장에서 불꽃을 사를 태세다. 이와 함께 광케이블망을 이용한 주문형 동영상 전송도 목전에 두고 있다.오리온그룹의 케이블TV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환승 전략기획 부장은 “케이블방송의 디지털화는 사업자들의 사활이 걸린 것”이라며 “디지털화는 신규 사업을 위한 전략적 돌파구이기도 하지만, 치열해지는 방송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사업자들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기존 케이블TV 업체들이 디지털화를 급하게 서두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디지털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위성방송을 비롯해 인터넷TV, 케이블TV 등 영상업체들로서는 디지털 방송 수요에 대응한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기존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영세적인 수익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케이블TV가 디지털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기존 시청료와 셋톱박스 대여료만을 통해선 수익구조에서 영세성을 탈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측의 전망이다.하지만 디지털케이블TV는 고급화질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쌍방향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다양한 유료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가 있다. 실시간 VOD 전송, 지역광고 유치 등으로 기존 수익구조의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된다.빠르면 올 하반기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디지털 케이블TV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까. 우선 케이블TV에서도 기존 디지털 위성방송처럼 고화질을 느낄 수 있다.기존 DVD의 화질을 실제 케이블TV에서도 구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 또 무엇보다 쌍방향으로 인한 이득을 소비자들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보고 싶은 영화와 음악을 실시간으로 주문해 받아볼 수 있고, TV를 보면서 채팅을 할 수도 있다.케이블TV 업계는 현재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 한국디지털미디어센터(KDMC), 씨앤앰커뮤니케이션(CNM), 하나로통신 등 전문 디지털방송센터 구축업체들과 미래TV, 한빛아이앤비 등 대형 MSO(케이블TV방송국 연합체)를 중심으로 통합디지털미디어센터(DMC)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올해 안에 일부 중소 SO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SO들이 디지털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기존 케이블TV 업계들이 자체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SO들이 너무 영세하다. 디지털화를 위해선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해야 하지만, 개별 SO들은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케이블방송협회의 김진경 차장은 “디지털화를 위해 서로 뭉치고 있는 것이 대세”라며 “따라서 디지털방송센터 구축업체들을 통해 공동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대표적인 예가 BSI가 추진하는 BMC(브로드밴드 미디어 센터) 구축이다. 현재 케이블TV방송국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DMC 구축과는 달리 BSI 단독으로 준비하고 있는 BMC는 SO들의 디지털전환 비용을 절감하고 케이블TV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다.BSI는 쌍방향TV 서버를 구축해 프로그램 전송은 물론 인터넷 접속, 뉴스, 날씨, 영화 등의 포털서비스, e메일, 메신저, 채팅,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등 점진적인 쌍방향 디지털TV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이를 위해 우선 올해 안에 서울, 부산, 대전을 중심으로 내년엔 광주, 대구 등에 5~6개의 BMC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9월 서비스를 앞두고 지금까지 준비해온 쌍방향 케이블디지털방송의 실제 서비스 화면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BSI측은 “4월 케이블 디지털방송을 시작으로 9월 국내 최초로 쌍방향 디지털 방송을 실시키로 하고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제1회 디지털케이블 컨퍼런스를 열고 쌍방향TV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는 5,000여명의 케이블TV 관계자들이 참가했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KDMC, CNM 등 컨소시엄 구성 붐이미 24개 케이블 방송국들이 참여한 KDMC가 있다. 각 업체들이 2,000만원씩 동일 자본금을 내고 컨소시엄 형태로 법인을 만들어 지난해부터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국내 최대 규모의 케이블 방송국들이 참여했고, 이미 국내 대형 통신사들과 연계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DMC의 박성덕 사장은 “국내 대형 통신사 중 하나가 대주주가 될 것”이라며 “이미 물밑 접촉이 오간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10월 시범서비스를 마친 후 올해말 본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또 12개 케이블 방송국들이 참여한 CNM도 유력 컨소시엄이다. 가입 고객이 88만명에 이르고 오는 5월 송파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대형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현재 하나로통신의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드림DMC를 설립할 예정이며, 다른 통신사들도 기존 컨소시엄들에 참여할 태세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빠르면 올 상반기에 대부분의 통신사들이 디지털 케이블TV사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전략적 제휴 또는 지분공유 방식으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이렇게 케이블TV가 서두르고 있지만, 수익성에 대한 위험 부담도 큰 게 사실이다. 일단 기존 디지털 케이블TV를 시청하기 위해선 고가의 셋톱박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기존 디지털 케이블TV 업체들이 좀더 빨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장비를 수입해 쓰는 형편이어서 외국 기업들만 좋은 일을 시켜줄 공산이 크다.잇츠티비, 초고속망 TV 서비스 시작그동안 공중파나 케이블방송은 불특정 시청자에게 획일적으로 편성된 프로그램만 방영해 왔다. 위성방송 역시 140여개의 다채널 방송으로 시간차를 두고 프로그램을 방영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진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부분부터 보여주지는 못한다.그런데 최근 공중파나 케이블이 아닌 초고속망을 이용한 쌍방향 TV 서비스가 새로 나왔다. 이른바 TV와 인터넷의 접목이다. TV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인터넷의 다양한 콘텐츠라는 장점만을 결합시켜 시청자들에게 무궁무진한 내용과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시간에 제공한다.시청자 개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부분부터 선택할 수 있는 ‘맞춤TV’가 나온 것이다.그 대표 주자가 인터넷TV 서비스 전문벤처인 잇츠티비(www.its-tv.com). 이 회사는 초고속 광통신망(ADSL)을 이용한 쌍방향 TV 서비스를 오는 5월부터 상용화한다. 이 쌍방향 TV 서비스는 영화, 음악, 오락, 교육 등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로 제공한다.시청자는 비디오대여점에 갈 필요 없이 언제라도 안방에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해 볼 수 있다. 현재 경기도 분당의 파크타운내 400여 가구에 시범서비스 중이며, 이를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잇츠티비 정대윤 차장은 “자체 개발한 쌍방향 TV용 셋톱박스에 DVD급의 고화질 콘텐츠를 담아 실시간으로 보내준다”며 “올 연말까지 쌍방향 TV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면서 내년부터는 T커머스(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인터랙티브(쌍방향) 광고, 데이터 방송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리모컨으로 T커머스 시대 연다TV VOD 서비스는 TV를 통해 신작 영화뿐 아니라 각종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대에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한 방송 서비스.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미리 예약해 두지 않아도 어제 보다 만 영화나 드라마의 바로 그 다음 장면부터 이어 시청할 수 있다.초고속망을 이용하는 만큼 웹(Web) TV로도 시청이 가능하다. TV에서 뉴스, 증권, 정보검색 등 인터넷을 할 수 있다. 해외 위성방송을 전송받을 수도 있다. 수신장비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CNN, 스타TV 등 해외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TV를 보면서 쇼핑할 수 있는 이른바 T커머스도 가능해진다. 시청 도중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상세한 정보를 얻고 쇼핑까지 한번에 할 수 있다.정차장은 “쌍방향 TV의 수익모델이 될 수 있는 T커머스는 TV를 보다가 배우가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검색하고 재질이나 특징에 대한 데이터 서비스를 받은 후 바로 리모컨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기존 TV 홈쇼핑보다 한 단계 발전한 쇼핑 서비스”라고 전했다.잇츠티비는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기가급 초고속 전송기능과 실시간 방송 시스템도구축해 놓았다. 이를 통해 메인 네트워크센터에서 경기도 일산, 평촌, 상계 등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 네트워크센터 4곳은 물론 기간통신사업자의 기존 네트워크센터와 연동해 각 가정으로 디지털화된 동영상 데이터를 송출할 예정이다.VOD 판권도 다량 확보했다. 국내 흥행 방화와 국내 배급사들로부터 외화는 물론 케이블망으로 프로그램을 전송해 주는 영상물 전문회사인 디지탈초이스란 자회사도 설립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키로 했다.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셋톱박스와 쌍방향 TV 서비스 기술 등을 해외 시장에 진출시킬 참이다. 현재 일본 등 해외 업체와 이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 2001년 9월 코스닥 등록기업인 이룸을 인수해 곧 합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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