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체 면적 중 97%가 그린벨트...우선 해제지역 확정 내년 말쯤 이뤄질 듯
“제가 하남시에 산 지 벌써 7년째예요. 여태껏 정부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는 걸 다 믿었으면 땅을 사도 여러 번 샀겠죠. 뭐 그래도 말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풀리기는 풀릴 모양인가 봐요.”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작평마을의 한 주민은 현재 시에서 진행 중인 집단취락지구 그린벨트 우선해제 추진사업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완전히 해제됐다는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하남시는 전체 면적의 97%가 그린벨트 지역이다. 하남시청이 있는 신장동 등 시내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보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소문이 몇 해 전부터 꾸준히 흘러나오던 곳이다.올해 초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광역도시계획안에 따라 개발제한에서 풀리는 하남시의 우선해제 집단취락지구는 모두 61개소. 또 하남시 풍산·덕풍동 일대는 국책사업 지역으로 지정돼 현재 30만평 정도의 부지에 6,300여 가구의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이 추진 중이다.이쯤 되면 시와 주민 모두 도시개발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발표가 여러 번 있었지만 작업이 지지부진했다는 게 기대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최근 하남시는 이런 주민들의 반응을 불식시키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시청 도시건축과 내 도시계획팀은 지난해 12월 1팀과 2팀으로 조직을 개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도시계획 1팀은 광역도시계획안에 따라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담당하고, 2팀은 집단취락 지구와 국민임대주택 사업 등 세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2517538이들 중 도시계획 2팀의 발걸음이 요즘 유달리 빨라졌다. 우선해제 추진대상인 61개 집단취락지구에 대한 업무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이들 집단취락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세우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61개소에 대한 현황파악을 위해 하남시가 쏟아부을 돈만 약 27억원. 이렇게 전문기관에 맡겨진 취락지구 파악 업무는 내년 12월13일까지 마무리된다.하남시의 그린벨트 우선 해제지역 확정작업은 내년 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오씨는 “이르면 7월 안으로 풀린다는 얘기는 취락지구가 많지 않은 도시에나 해당된다”고 강조하며 “현지조사가 끝나야 시에서도 세부계획을 세울 수 있는 만큼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말까지는 우선해제지역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일부지역은 국민임대주택지로 개발 추진시에서 구체적인 입안작업에 들어간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거래는 소강상태다. 약6,000평에 달하는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문의는 2~3개월 전에 비해 뜸해진 상태라고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말한다.올해 초 건교부의 발표가 해제확정인 것처럼 비쳐진 뒤 문의가 줄을 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우선 해제 추진지역 중 하나인 천현동 선린촌 인근 대주부동산컨설팅의 김기만 사장은 “건교부 발표 이후에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루에 문의가 2건 이상씩은 꼭 있었지만 지금은 문의전화도 없는 상황”이라며 “매물을 내놓았다가도 무슨 발표만 있으면 기대감만커져 다시 매물을 들여가는 등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하남시 주민들에게 지난 몇 년간의 그린벨트 해제 광역도시계획과 세부계획은 뒤섞여 알려져 있는 상태. 따라서 소문도 많다.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천현동은 풍산지구처럼 국민임대주택지로 지정돼 정부 수용될 게 거의 확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중개업자들이 이런 얘기에 민감한 이유는 국민임대주택지로 지정되는 지역은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덜한 땅이기 때문. 최근 주민공람을 마친 풍산 국민임대주택 개발 예정지구의 경우 지구 내 소유지가 있는 주민들이 보상가 때문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 지역의 보상가는 현재 공시지가의 1.2~1.5배 정도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풍산지구 주민공람을 위해 시청을 찾은 방모씨는 “평당 70만원에 산 땅인데 공시지가가 24만원 정도니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그린벨트 해제를 먼저 확정하고 국책사업을 추진해야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현재 천현동에 대한 국민임대주택사업은 광역도시계획 차원에서 구상만 해 놓은 상태. 아직 안건으로 올릴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내년에 그린벨트에서 우선 풀리는 집단취락지구 61개소의 각각의 특징에 대해서는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의견과 시 관계자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특정 지역을 유망하다고 꼽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 다양한 용도의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2460155서울 상일동과 맞닿은 풍산동은 서울로 가는 관문이며 감북동 역시 같은 이유에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의견이다.또 창우동과 하산곡동은 검단산을 끼고 있어 전원주택지로 적합하다는 전망이다. 6월 중순 경정장 오픈을 앞두고 있는 미사동 역시 유동인구 증가로 투자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이 때문에 이 지역 땅값은 많이 오른 상태다. 매매가는 전답의 경우 평균 80만~130만원, 대지는 200만~250만원 정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50% 오른 가격이다.특히 팔려는 사람들의 기대감이 커 호가는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물은 꾸준히 나와도 수요자가 호가를 따라갈 수가 없어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풍산동, 창우동, 하산곡동 등지 유망하남시 신장동에서 12년째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박원규 대덕컨설팅공인중개사 사장은 “가격도 올랐고, 구체적인 시의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우선해제 대상 61개소에 대해서는 그 대상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그는 “서울 주거지역 중에 평당 500만원 이하인 지역이 거의 없고 하남시 주거지만 해도 평당 400만~450만원을 호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지역이 앞으로 300만원만 한다고 보더라도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