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방제차 등 특장차 개발 ‘매출 껑충’

국내시장 점유율 30%,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 … 올 매출 180억원 목표

최근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국내 축산업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대량 도축으로 축산농가의 손실도 막대했다. 피해가 큰 것도 문제였지만, 더 이상의 전염을 막기 위한 방역을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실시하느냐가 관건이었다.그런데 이를 해결한 일등공신이 있었다. 당시 민관군 합동으로 이뤄진 방역 현장에서 수십명의 인력을 대신한 ‘방역살포차’가 그 주인공이었다.이 방역살포차를 납품해 실력발휘를 한 벤처기업은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 소재한 특장차 제조 전문업체인 한성에코넷(www. hseconet.co.kr).지난번 구제역 파동 때 활약했던 300여대의 방역살포차는 모두 이 회사가 개발해 출시한 제품이다. 지난해부터 농협 축협 등에 200여 대의 방역살포차를 납품한 후, 최근 구제역이 돌면서 추가로 100대를 긴급 투입했다.그동안 방역살포차뿐만 아니라 농약살포차를 비롯해 산불진화차, 제초차 등 10여 종이 넘는 특장차를 개발해 대량 생산해 왔다. 최근에는 노약자용 전동스쿠터와 적재량 400kg의 전동짐차 등 전기차까지 개발해 생산에 들어갔다.부채비율 30% … 재무구조 ‘탄탄’지난 99년 말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이 회사는 지난해 150억원 매출에 순익 3억원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 35%의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에 엔진을 달고 고속주행 중이다.이 회사의 저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 제품은 ‘울트라’라는 이름의 광역방제차. 소방차만큼이나 큰 차체에 지름 1m가 넘는 ‘포신’을 탑재했다. 주로 넓은 면적의 논에 농약을 살포할 때 사용된다.고속회전하는 팬을 장착해 순식간에 30m 전방까지 농약을 대량 살포할 수 있는 거물차다. 한번에 멀리까지 농약을 살포하는 만큼 사람이 분무할 때 보다 농약량을 3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바람부는 날에도 사람이 농약 성분에 노출될 염려가 없어 그 만큼 안전하다.조성웅 과장은 “이 정도 규모의 농약살포차를 생산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라며 “그동안 주로 과수원용으로 중소형급 농약살포차를 생산해 오다 대단위 논농사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어 울트라 생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이 회사는 지난 81년 ‘한성농산’이라는 개인사업자로 출발해 20년이 지난 지금 국내 특장차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처음에는 일제 농약살포차를 완제품으로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던 단순 딜러였다. 그러다가 85년 엔화급등 여파로 수입단가가 맞지 않게 되자 아예 방제차 제조에 뒤어든 것이 수입상에서 자체 생산업체로 탈바꿈한 계기가 됐다.그 후 15년 동안 기술개발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자본금 61억원, 직원 100여 명을 둔 어엿한 특장차 메이커로 커졌다. 1만3,000평 규모의 자체 공장에서 30여 종의 특장차를 연간 5,000대 정도나 생산하고 있다.엔진과 섀시 등 몇몇 기본 요소를 제외하고는 부품개발과 조립, 외장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체 생산라인에서 이뤄진다. 그동안 기술개발에 투자한 결과다.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농협중앙회 등을 통해 대량 납품처를 뚫는 한편 전국 각지로 유통망을 구축해온 결과, 현재 21개의 대리점을 확보해 놓았다. 이곳에서 판매는 물론 애프터서비스(AS)까지 일괄적으로 이뤄져 단골 고객도 많이 유치했다.업계에서도 메이저급 제조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농약살포차 부문에서만 국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산불진화나 방역 등에 쓰이는 방재차량도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 왔다. 지난해에는 일본에 20대의 농약살포차를 수출하기까지 했다. 20년만에 역수출의 쾌거를 올린 셈이다.전기차, 미국진출 시도방제차에 이어 차세대 자동차 중 하나인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전기차는 이 회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핵심 아이템. 지난 2년 동안 전기차 개발에 10억원을 투입했을 정도다. 현재 노약자용 전동스쿠터와 대형 할인점이나 물류창고에서 쓰이는 전동짐차를 개발해 생산하는 중이다.노약자용 전동스쿠터의 경우에는 간단한 핸들 조작만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한계 속도를 설정해 사고위험이 거의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경사각 15도 정도의 오르막길도 거뜬히 넘어간다.한 번 충전으로 3시간 연속 주행이 가능하고, 차체에 달려 있는 플러그를 220V 가정용 콘센트에 꽂기만 하면 자동 충전된다. 전기요금도 한 달에 1만원 정도면 충분하다.조과장은 “국내도 이미 노령화 추세로 접어들어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질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승인만 떨어지면, 현지 딜러를 통해 연간 850달러 규모의 전동스쿠터를 수출하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동골프카 역시 이 회사가 도전하는 아이템이다. 현재 이지고, 클럽카 등 미국계 골프카 메이커가 90% 이상을 차지한 세계 골프카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수출을 목표로 한 만큼 신차 개발 못지않게 품질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행성능테스트를 위해 농로나 인도 등을 본떠 자체 시험장도 만들었다. 대리점을 더 늘리는 한편 개발이 끝난 신차판매로 올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041-541-5733)Interview 김홍석 사장“바퀴 달린 건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죠.”김홍석 한성에코넷 사장(36)은 요즘 전기차에 푹 빠져 있다. 언젠가는 전기차가 차세대 자동차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03년까지 전 차량의 10%를 전기차로 대체하도록 법령을 마련한 상태죠.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전기차를 도입하는 대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시장을 미리 보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보도용이나 산업용 전동차 생산에 나섰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전기차 개발의 핵심인 모터, 충전, 제어기술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김사장은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와 독일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부친의 사업을 돕기 위해 94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농약살포차 개발을 위해 일본업체와 기술제휴를 추진하면서 사업경험을 쌓았다. 98년 귀국해 ‘옵티라이더’라는 회사를 차리고 전동스쿠터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그후 부친으로부터 사업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부터 한성에코넷을 경영하게 된 것. 부임 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판로를 개척한 끝에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현재 기존 농업용 특장차 사업에서 벗어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자신감으로 중장기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털털한 성격 덕분에 인맥도 두텁게 쌓은 그는 현재 (사)충남벤처협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다.“10년 안에 세계 3위의 전기차 메이커로 우뚝 서겠습니다.”차세대 자동차 메이커를 꿈꾸는 김사장이 던진 출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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