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신청자도 급증할듯 … 편안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 시급
“서울이 아시아의 금융중심지가 되려면 먼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전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인천지역 경제특구개발의 자문을 맡고 있는 피에트로 에이 도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43)은 생활환경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제도와 생활환경이 편리하고 안전해야 서울로 몰려올 것이란 설명이다.조부관 재정경제부 행정사무관도 “외국인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느껴야 한다”며 “효율적인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는 로펌, 자녀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 외국인의 체질에 맞게 처방하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실제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도 마땅한 외국인학교가 없어 투자를 망설이는 외국인들이 많다. 정나영 서울외국인학교 대외담당 이사는 “제너럴모터스(GM)는 이번에 외국인 30가족이 한국에 들어오기로 돼 있는데 학교 사정상 6명의 학생만 수용할 수 있어 몇몇 직원들은 발령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현재 서울에 있는 외국인학교 16개를 포함, 전국의 외국인학교는 총 37곳에 불과하다.앞으로 상황은 좀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가 학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재경부는 외국인학교 설립기준과 입학자격 등을 완화하고, 다각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경제특구 내에서는 외국 교육기관의 진출과 외국 교육기관 분교와 분원 설립을 허용했다.병원 역시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을 위해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현재 외국인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서울 이태원의 인터내셔널 클리닉,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 국한돼 있다.연세대학교 의료원의 박찬신 내과전문의는 “2004년에는 외국인진료소를 3배 확장해 늘어나는 외국인 환자의 편의를 봐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톨릭 성모병원도 새롭게 외국인진료소를 마련하는 등 외국인 전용병원은 늘어날 전망이다.현재 영주권 신청자는 화교가 대부분다국적 로펌도 대거 서울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계 로펌은 이미 한국시장 분석을 끝내고 영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로펌은 국내 대표적 법률회사인 김&장, 태평양 등과 함께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법률시장이 개방되면 로펌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며,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내 로펌은 도태될 수밖에 없게 된다.지난 5월1일부터 시행된 영주권제도의 경우 현재 신청자가 2만1,000명 정도로 많다. 이 중 재한 화교가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국적의 신청자들이 늘 것으로 정부당국은 전망한다.영주권제도는 거주자격소지자 중 5년 이상 국내 체류자에게 영주자격을 주는 제도로, 최소 8년에서 길게는 12년 동안 한국에 머물렀을 때 받을 수 있다. 한영석 법무부 출입국관리 서기관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한국에 들어와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동남아의 부유한 화교들이 한국에 자본을 활발히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