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차기정부는 강력한 경제대통령이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이후보 자신을 염두에 두고 하는 발언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만 오래 몸담은 이후보로선 경제대통령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후보는 주변에 경제브레인들을 두고 틈나는 대로 경제 공부를 하며 대선을 위한 경제정책 공약을 만들어 왔다.과연 이들은 누굴까. 이후보의 경제 브레인들은 한나라당 안팎에 두루 포진돼 있다. 먼저 한나라당 내 경제참모들은 크게 관료 출신과 비관료 출신으로 나뉜다. 관료 출신의 수장은 김만제 의원. 경제기획원장관(현 재정경제원)을 지낸 김의원은 문민정부 시절 포스코 회장을 역임, 실물경제에도 밝다. 이러한 경력으로 김의원은 지난해 말 출범한 대기업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의원은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만이 경제를 살린다’고 믿고 있다. 이같은 김의원의 소신은 이후보의 ‘작은 정부’를 구체화하는 데 일조했다.당내 관료파와 비관료파 포진경제기획원 예산국장을 지낸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대선 경제공약 수립에 큰 역할을 한 관료 출신 인사로 꼽힌다. 그는 금융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의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태희 제2정책조정위원장 또한 재경부 과장 출신이다.달변가 안기부 경제정책실장 출신 박종근 의원과 재무부 세정차관보를 지내 ‘세무통’으로 통하는 나오연 의원도 관료 출신 경제브레인으로 분류된다.한국신당 대표로 있다가 한나라당으로 적을 옮긴 김용환 의원은 영입파지만 재무부 장관과 상공부 장관을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김의원은 15대 대선 때 자민련에서 정책공약개발위원장을 맡았다. 김의원은 국가혁신위원장을 맡아 이후보 경제인맥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후보 측근들은 이번 대선에서 김의원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원과 이한구 의원은 동서지간이다. 표세진 전 공정거래위원장,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박청부 전 증권감독원장 등 문민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한 관료 출신 경제통들이다.비관료 출신으로는 이상득 사무총장이 제1순위로 꼽힌다. 그는 12년 동안 코오롱 사장을 지내 실무에도 밝다.그는 사무총장이 되기 전까지 혁신위 부위원장과 경제관련 입법과정에서 상임위간 이견을 조정하는 경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이후보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왔다.중소기업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출신 황승민 의원,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지낸 이한구 의원, KDI 선임연구위원 출신인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비관료파다. 이들 중 유소장은 이후보의 경제 가정교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측근이다. 이후보가 한나라당 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주진우 의원도 사조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던 경제실물가다. 이후보는 기업 관련 이슈들이 터져 나올 때마다 주의원에게 묻곤 했다고 한다. 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교수인 서상목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는 경제 브레인들 중 한 사람이다. 서전의원은 최근 대선 경제정책 공약수립을 위해 일본 등 해외에 자주 다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나라당 외곽에서 지원하는 경제브레인들은 유승민 소장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측 사람들은 박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김대식 중앙대 교수, 연하청 명지대 교수,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김태기 단국대 교수 등을 주요 경제자문교수로 꼽는다.영남권 인사편중 지적도이후보와 절친한 경기고 동기인 배도 효성그룹 고문도 간혹 실물경제에 대해 자문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이후보 주변에 경제정책 및 실무에 능한 핵심 두뇌들이 많지만 실질적인 정책수립은 공조직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 인사들의 설명이다. 이후보가 공식적인 조직체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사람들은 ‘이상득 사무총장-이강두 정책위의장-임태희 제2정조위원장, 그리고 유승민 소장’으로 이어지는 정책라인이 사실상 경제정책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이상득-이강두 라인’은 이총장이 정책위의장 시절 이의장이 제2정조위원장을 맡는 등 일찍부터 손발을 맞춰왔다. 이들은 기업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자율경쟁를 줄곧 주창해온 시장론자들이다.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후보의 경제브레인들이 영남권에 편중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만제·이한구 의원과 유승민 소장은 경북고 선후배, 이상득 사무총장·이명박 위원장·박종근 의원은 TK(대구·경북) 출신이다.이와 함께 이강두 정책위의장, 나오연 의원과 최?입당한 강만수·표세진·박청부씨 등은 PK(부산·경남) 출신이다. 비영남 출신은 충청 출신인 김용환 위원장과 경기 출신인 임태희 의원 정도다.돋보기 재계인맥혼맥·경기고 라인이 양대축 형성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재계인맥은 혼맥과 경기고 라인이 양대축을 이루고 있다. 먼저 혼맥을 통한 재계인맥을 보면 이후보는 장남 정연씨의 장인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전 상공부 장관)을 통해 송인상 전 재무부 장관-신명수 신동방 회장(사진 위 오른쪽)-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사진 위 왼쪽), 그리고 최태원 SK(주) 회장(아래)으로 이어진다.이후보의 경기고 재계인맥은 친밀도와 상관없이 무수히 많다. 가 선정한 ‘2002년 100대 기업’의 CEO들 중 50% 이상이 경기고 출신인 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5월27일자 338호 참조)이후보는 오래 전부터 49회 동기들끼리 ‘청하회’라는 기수모임을 가지면서 결속력을 다져왔다. 이들은 경기고 동문들 중에서도 핵심 지지그룹으로 꼽을 만하다. 이들 중 절친한 재계인사는 배도 효성그룹 고문이다. 동기이자 97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응선 삼광유리공업 회장도 가까운 사이다. 정연세 한국선급엔지니어링 회장,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 등이 이후보의 경기고 동기다.경기고 동문들 중에는 구자홍 LG전자 부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윤영각 삼정KPMG 회장 등 쟁쟁한 동문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