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선수 혈액부터 인공위성까지 배달

전세계 229개국 진출, 국내 매출 1,200억원...종합물류 회사로 발돋움

DHL은 국제간 항공특송배달서비스 회사다. 전세계 229개국에 진출한 자체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물품이나 서류를 신속하게 보내고 있다.최근에는 단순히 서류나 물품의 국제 특송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월드컵 출전선수들의 도핑테스트를 위한 소변 및 혈액까지 배달해 화제를 몰고 있다. 또 앞으로는 기업들의 물류서비스를 아웃소싱받는 ‘종합 물류서비스 제공회사’로 발돋움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DHL코리아가 처음 국내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77년. 올해로 국내 진출 25주년을 맞았다. 25년 전 DHL의 한국 총대리점으로서 서비스를 시작해 2000년 1월부터는 DHL 본사와의 합작투자에 의해 합작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현재 전국적으로 4곳의 물류센터와 45개의 사무소를 두고 1,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국제 특송시장 50% 이상 점유국내의 국제특송 시장에서 DHL 코리아의 입지는 그야말로 확고부동하다. 지난해 국내의 국제특송 시장 규모는 3,000억원대. 우체국의 국제특급우편(EMS)을 합치면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DHL코리아의 경우 작년 매출액 1,500억원으로 국내 국제특송 시장 매출액의 50% 이상(EMS를 제외한 시장에서)을 점유하고 있다. 또 국내 국제특송업체 중 가장 먼저 진출했다는 자긍심도 대단하다.우리나라 경제가 지금껏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DHL 서비스가 국내 수출 진흥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조정화 마케팅팀 대리는 “우리 회사는 로컬 회사로 진출했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인 다국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본사의 경영이나 복지 제도가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과 다국적기업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회사”라고 밝혔다.주택자금 대출, 학자금 등을 지원하고 사원들의 복지기금을 15억원 정도로 배정하고 있다. 산악회, 볼링 등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합작법인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DHL코리아의 경영성적은 한 마디로 쾌청하다. 단순히 매출액이 15%가 증가했다는 숫자상의 실적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 한 해는 서비스 품질 부문에서 크게 개선한 시기였다는 것이 회사측의 자랑이다.일례로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첨단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한 것. 수출입화물을 24시간 안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통관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또 업계 최초로 아시아의 주요 도시에 ‘익일 오전 배달’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지난 8월에는 노스웨스트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DHL 화물만을 위해 노스웨스트 화물기를 매일 운항케 해 수출입 화물의 배달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비단 이러한 하드웨어 부문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이뤄졌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위해 인터넷이나 전화로 편리하게 실시간 발송물의 위치를 추적, 배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발송물 위치 확인 시스템’을 정착시켰다.실제로 DHL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이 솔루션을 이용한 고객들은 월평균 5만건에 달하고 있다.대기업 물류아웃소싱시장 진출추진DHL코리아는 현재 대기업들의 물류 아웃소싱 시장에 적극 뛰어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DHL코리아의 이상연 마케팅 담당이사는 “항공운송서비스만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국제특송사들이 올해부터 전세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내에 시장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제특송시장은 서류시장과 샘플시장이 가장 큰 수요를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각 기업들이 시간적· 공간적 물류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물류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물류 아웃소싱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본사 DHL은 1969년 세계 최초로 상업서류의 해외특송서비스를 개시했다. 유엔 가입국수보다도 많은 229개국에서 6만9,000여 명으로 구성된 방대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은 운송, 배달, 물류정보 시스템, 재고관리, 주문사항 등에 대한 첨단 솔루션구축에 투자를 계속해옴으로써 최근에는 제3자 물류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세계 현지의 DHL 물류센터와 공항화물터미널을 잇는 배달노선을 확보해 도시바, 인텔, GE 메디컬시스템,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물류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DHL코리아도 물류대행사업에 주력해온 본사 체제와 노선을 같이해 지난해부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현대모비스 등의 물류를 아웃소싱해오고 있다. 앞으로 2년 내에 인천공항 근처에 2,000~2,5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추가 설립해 본격적으로 물류 아웃소싱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Interview 유재훈 부사장"'상도'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최인호의 소설 의 한 귀절을 거침없이 말하는 유재훈 DHL코리아 부사장(58)은 무엇보다 인사를 중요시한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그는 16년 전 DHL코리아의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지금의 위치에 오른 만큼 우리나라 국제특송시장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16년 동안 DHL코리아는 매출액 기준으로 13배가 증가했다.매년 18%씩 증가한 셈이다. 그만큼 그의 인생은 DHL코리아의 급성장과 함께했다. 영업에 잔뼈가 굵은 만큼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입과 귀’로 일하지 말고 ‘눈과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직원들의 현장경험을 중시한다.“전 아직도 현장에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현장 직원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선 소주 3~4병까지 마시곤 합니다. 오히려 직원들이 놀라곤 하지요.”직원들의 현장경험과 아울러 비전을 심어주는 데도 열심이다. 하지만 그 비전의 밑바탕에는 무엇보다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회사 소속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려고 노력한다.“시켜서 일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찾아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가꾸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소속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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